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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터민 학생 '적응' 돕는다
수준별 맞춤강의, 동아리 참여 등 적극적 지원
특성화사업성정 '이주민과 정책' 등 가르쳐
대학진학률은 67.2%, 탈락없이 지속적 관리

서울 모 대학을 다니고 있는 새터민(북한이탈주민) 김모(22)씨는 대학에 진학한 후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탈북하기 전 북한에서 대학을 다녔지만 한국의 대학은 분위기나 교육과정이 너무 생소했다. 게다가 주변에서 챙겨 주는 사람도 없어 한동안 방황을 했다. 공부에 대한 흥미도 잃었다. 다행히 김씨는 지도교수의 도움으로 다시 공부에 집중할 수 있게 됐지만 김씨의 사례는 탈북 대학생들이 거의 다 겪는 어려움이다.  김씨는 “대학 입학 후 강의실 찾는 것부터 보고서 작성법 등 대학생활에 대해 그 누구도 알려 주는 사람이 없어서 힘들었다”며 “대학에 대해 아는 것이 없어 학업을 포기할까도 생각했지만 지도교수님의 도움으로 다시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새터민이 늘어나고 탈북 대학생도 증가하면서 최근 대학들이 새터민 학생 지원에 적극 눈을 돌리고 있다. 새터민 학생 관리에 자칫 소홀하면 제적이나 자퇴 등 중도탈락으로 이어지기 때문. 이에 대학들은 지도교수 1대 1 멘토, 수준별 맞춤 강의, 동아리 활성화 등 적극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16 명의 새터민 대학생이 있는 성균관대는 탈북새터민 학생들과 스킨십 강화에 나섰다. ‘지도교수 1대 1 멘토 제도’를 통해 남한의 대학생활에서 부딪히는 어려움을 지도교수와 직접 해결하도록 한 것. 특히 새터민 학생들이 영어강의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을 파악, 새터민 학생들로만 구성된 맞춤 영어강의를 개설했다. 더불어 영어와 중국어 등 교내 어학 프로그램을 무료로 수강할 수 있게 했다. 전공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계절학기 등록금도 받지 않는다.

이명학 사범대학장은 “새터민 학생들 가운데 다른 일을 하면서도 학업성적이 우수한 학생이 많다”며 “대학이 관리만 잘한다면 새터민 학생들이 얼마든지 대학생활에 잘 적응해 사회에 진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강대의 경우는 새터민 학생으로만 구성된 동아리를 지원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우리함께’라는 이름의 동아리는 자치공간인 동아리방과 학기당 50만원을 지원받아 자유로운 학내활동을 하고 있다. 한 재미 동문 사업가는 새터민 동아리 운영 지원금으로 매월 100만원을 송금하고 있다. 또한 이 대학은 학생들에게 기숙사비도 지원한다.

김영수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예전에는 새터민 학생의 절반 이상이 학업을 중도포기했다”며 “지금은 학교 차원의 지원과 관리가 잘되고 있는 만큼 중도탈락하는 학생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새터민이 정착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교과목을 개설한 대학도 있다. 그리스도대는 ‘남북통합시대를 대비한 복지전문 인력양성 및 허브 구축’으로 교과부 특성화 사업에 선정된 바 있다. 지난 2007년부터 운영된 이 사업은 새터민 학생과 사회복지학과 학생을 대상으로 ‘이주민과 정책’ 등을 가르친다.

박은숙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새터민을 이해하고 도움을 주는 체계화된 프로그램이 없어 시행하게 됐다”며 “이 사업을 바탕으로 84명의 학생을 새터민 단체에 인턴으로 파견하는 등 관련분야 인력을 양성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하나원(북한이탈주민지원센터)에 따르면, 현재 새터민의 대학진학률은 67.2%. 새터민 절반 이상이 대학에 진학하는 셈이다. 새터민의 대학진학률이 절반 이상을 넘어선 이유는 남한의 대학진학률에 자극을 받은 탓인지 대학 진학에 대한 욕구가 높다는 것을 들 수 있다. 또 국가에서 등록금을 지원해 주기 때문에 가능하면 대학에 진학하려고 한다는 것.
 
하나원 관계자는 “새터민의 경우 중도탈락과 함께 여러 대학을 전전하는 경우가 많다”며 “대학이 새터민 학생들에게 지속적인 지원과 관리를 통해 우리 사회에 빨리 정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국립대 등록금 전액 지원

특례조항 따라 사립대는 50%

새터민 입국자 수가 증가하면서 대학진학률도 높아지고 있다. 2007년 500명, 2008년 970명, 올해는 1학기에만 630명이 재학하는 등 탈북자 수만큼 대학진학생도 증가하는 추세다.

새터민이 대학에 진학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국가에서 등록금을 지원해 주기 때문. ‘북한이탈주민실무정착지원실무편람’에 따르면 국공립대학은 새터민 특례조항에 따라 등록금 전액을 지원한다. 사립대는 등록금 50%를 지원하고 나머지 50%는 대학이 장학금 형식으로 면제한다. 4년제는 8학기, 5년제는 10학기, 의대는 12학기까지 지원한다.

하나원 관계자는 “국가에서 등록금을 지원해 주는 만큼 성적 제한이 있다”며 “2회 이상 연속해서 70점 미만이면 등록금 지원이 중단된다”고 말했다.

새터민이 대학에 진학하는 또 다른 이유는 거주지 이전이 가능해서다. 새터민은 ‘북한이탈주민지원법’에 따라 임대주택을 계약하면 특약제도에 의거, 거주지를 2년간 이탈할 수 없다. 현행 제도상으로 특약의 해지가 인정되지 않는 것. 하지만 대학에 진학할 경우 거주지 이전이 가능하다.

하나원 관계자는 “새터민들이 서울 소재 대학을 선호하는 이유는 서울에서 생활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라며 “지방에 있는 새터민들이 서울에서 살기 위해 대학에 진학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이정혁 기자 (blinddance@unn.net) | 입력 : 09-09-21 오전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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