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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대졸 취업률 100%?
국가가 직장 배치해줘, 당기관 가려면 6촌까지 조사받아야
평양 직장 배치 하늘의 별따기, 학점 좋고 사상정치과목 점수 높아야
남한에서는 대학생 취업이 어렵다는 보도나 기사가 신문이나 방송을 도배하고 있고, 취업 때문에 학업 중에 취업을 준비하느라 인턴도 하고 각종 자격증을 따느라고 휴학까지 하는 대학생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취업을 위한 인턴과정이나 자격증도 필요 없고 대학졸업 후 취업률도 100%다. 왜냐하면 북한에서는 대학졸업 후 국가에서 배치해 주는 방식으로 취업이 되기 때문이다. 또 직장에 들어갈 때 시험을 보는 곳도 없다. 배치된 사람은 직장에서 특이한 사유가 없는 한 무조건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동시에 북한에서는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국가가 배치해 준 곳에서 무조건 일해야 한다.

모든 대학졸업생을 국가가 의무적으로 배치해 주고 있으니 남한보다 좋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남한에서도 이렇게 한다면 모든 대학졸업생이 중소기업에라도 100% 취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대학생들에게 직장 배치의 자율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북한대학생들도 제한적이긴 하지만 각자 바라는 직업이 있다. 특히 북한에서 졸업 후 직장 배치는 그 사람의 일생을 결정한다. 북한에서는 직업 이동의 자유가 없으므로 일단 배치받으면 절대 다수가 그 분야에서 일하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북한대학생들도 자신이 원하는 직업에 배치받기 위해 노력하고 또 운이 맞으면 바라는 직업을 가질 수도 있다.

북한에는 사회조사라는 것이 없어 선호하는 직업 순위에 대한 공식적 조사결과가 없다. 하지만 전공에 관계없이 김일성종합대이나 김책공업종합대 학생들이 가고 싶은 1순위 직장은 권력기관(당·보위부·검찰소·보안서)일 것이다.

그러나 권력기관 간부로는 제대군인 대학생들만이 갈 수 있다. 왜냐하면 권력기관에서 일하자면 당원이 되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군복무나 노동경력이 필수일 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성분이 매우 좋아야 한다. 김일성종합대학은 성분이 나쁜 사람은 입학조차 할 수 없지만 당 간부나 보위원은 성분에 대한 요구가 매우 높다. 친척들을 6촌까지 모두 조사해서 문제 되는 사람이 없어야 하며 외국에 친척이 있어도 안 된다. 반면에 친척 중에 북한에서 인정하는 항일투사나 전사자 같은 사람이 있으면 입하하는 데 플러스 요인이 된다.

권력기관에 배치되지 못한 대학생들은 대체로 전문직이나 공무원으로 일하게 되는데 모든 학과졸업생의 공통 전문직은 배운 학과분야의 대학교수나 연구사다. 그 밖에 학과에 따라 기자·통역사·공무원·공장기업소 부원으로 배치된다.

전문직에 배치되는 김일성종학대나 김책공업종합대 학생들은 직업의 좋고 나쁨을 떠나 평양에 배치받는 것을 우선으로 친다. 최근 평양에 거주하고자 하는 열망은 이전보다 많이 줄어들었지만 교통·통신이 원활하지 못한 북한에서 능력 개발이나 직무상 발전을 위해서는 평양에서 일하는 것이 매우 유리하다. 평양 거주가 하늘의 별따기인 만큼 지방에 사는 사람들이 평양에서 살 수 있는 기회 중의 하나가 대학졸업 배치다.

북한의 배치는 고시성적이나 시험성적에 따라 입사가 결정되는 남한과는 달리 실력 순이 아니다. 그러나 자기가 희망한 곳으로 가려면 실력이 일정수준(대학 성적 5점 만점에 평점 4점) 이상이 돼야 한다. 특히 남한의 교양과목과 비슷한 사상정치과목, 즉 김일성 노작이나 혁명역사, 철학, 정치경제학과 같은 과목의 점수가 높아야 한다. 따라서 북한 대학생들도 성적관리를 한다.

북한 대학생들은 남한처럼 토플이나 토익 성적 때문에 마음을 쓰지 않는다. 북한에는 이런 시험이 없을 뿐 아니라 외국어 성적이 배치에 별로 고려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당국에서도 외국어의 중요성을 인정해서 전공에 관계없이 졸업 시험과목에 외국어를 포함시켰기 때문에 졸업성적 때문에 외국어에 관심을 돌린다.

외국인 유학생이 별로 없는 북한에서 김일성종합대나 김책공업종합대는 자기 대학 졸업생을 교수로 임명할 수밖에 없다. 교수 임명 시에는 실력이 가장 중요시되기 때문에 대학교수나 연구사를 목표로 하는 대학생들은 공부를 열심히 한다.

북한 대학생들은 남한처럼 인턴경력을 쌓지 않는 대신 대학 배치에서 고려되는 경력이 있다. 대학기간에 학생조직의 책임자로서 활동능력을 보여 주는 것이다. 대대장이나 연대장과 같은 학생조직의 책임자로 임명되어 열심히 활동하면 대학당국이 그들의 배치에 관심을 써 주며 바라는 곳으로 배치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졸업 배치에서 가장 큰 위력을 발휘하는 것은 권력과 돈이다. 권력과 돈의 위력은 1990년대 이후 급속히 높아지고 있다. 특히 김일성종합대의 배치는 내각이 아니라 중앙당에서 담당하고 있다. 때문에 김일성종합대 졸업생 배치에서는 고위간부들의 권력만이, 돈도 큰돈만이 통한다.



■ 현인애(52) 전 교수는...

북한 김일성종합대학 철학부를 졸업했으며 함경북도 청진 모 대학 교수로 재직하다 지난 2004년 탈북했다. 현재 탈북 지식인들의 모임인 (사)NK지식인연대 부대표, 계간지 '북한사회' 편집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대학신문 | 입력 : 09-09-21 오전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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