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교수 채용 ‘하늘의 별따기’
경쟁 치열해진 경영대학 비상 걸려
연봉격차 크고 문화권 달라 어려움
최근 국내 경영대학들이 외국인 교수 채용에 발벗고 나섰으나 높은 연봉과 언어 차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홍콩·싱가포르등 타 아시아 국가 경영대학들까지 경쟁에 가세해 그야말로 외국인 교수 채용에 비상이다.
국내 경영대학들은 법대 폐지로 인해 최근 각 대학들의 간판 학부로 부상, 경영대학들 간 경쟁이 심화된 상태다. 여기에 최근 대학가 최대 현안인 ‘국제화’는 능력있는 외국인 교수 채용 경쟁에 불을 붙였다.
하지만 해외 대학에서 경영학을 강의하는 외국인 교수들은 요구하는 연봉도 높은데다 영어를 사용하지 않는 우리나라 대학을 꺼려하기 때문에 이들을 채용하기란 쉽지 않다.
■연봉 수준차로 엄두도 못내 = 현재 각 경영대학들의 전임 외국인 교수 숫자는 그리 많지 않다. 경영대학 별 외국인 교수 보유 현황은 카이스트 7명, 한양대 4명, 서울대 2명, 서강대 1명 등이다.
이처럼 외국인 경영대 교수를 데려오기 힘든 가장 큰 이유는 연봉 때문이다. 모든 학과의 교수 연봉이 호봉에 따라 동일한 우리나라와는 달리 북미지역 대학의 경우 수요공급에 따라 연봉이 천차만별로 다르다. 더구나 전세계에 불어닥친 구직난을 극복하기 위해 학생들이 경영학부로 쏠리고 있는 요즘 경영학을 가르치는 외국인 교수의 연봉은 특히 높다.
예종석 한양대 경영대학장은 “영어강의 비중을 높이고자 경영대학들이 경쟁적으로 외국인 교수를 초빙하려 하지만 요구하는 연봉이 너무 센 것이 문제”라며 “경영학부 내에서도 금융 분야 쪽 교수는 연봉이 최하 20만불(한화 2억4천만원)이 기본이라 대학들이 상당한 부담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해외 대학 교수 연봉과 우리나라 교수 연봉은 차이가 크다”면서 “거기다 역량있는 경영대학 외국인 교수의 연봉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 대학들이 이들을 채용하는데 재정적 어려움을 토로한다”고 강조했다.
카이스트 관계자는 “능력이 검증된 외국인 교수를 우리나라에 체류시키면서 강의를 맡기려면 상당한 비용이 든다”며 “6개월씩 미국과 한국을 번갈아 오가며 강의하도록 하는 등 연봉계약을 다양화해 부담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서강대 관계자는 “외국인 교수 채용공고를 내면 주로 중국·동남아 지역 대학 출신 교수들이 지원한다”며 “우리나라 대학 측이 제시하는 연봉 대비 역량있는 교수들을 데려오는 것이 매우 힘들다”고 전했다.
고려대 관계자는 “홍콩이나 싱가포르 지역 경영대학들은 역량있는 해외 교수들을 유치하기 위해 높은 연봉을 제시하고 있다”며 “수준 높은 교수진을 보유한 덕택에 최근 우리나라 학생들조차 이 지역 대학들의 경영학부로 몰린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고 말했다.
■영어 사용하지 않는 우리나라 대학 꺼려해 = 연봉만이 문제가 아니다. 학내에서 영어를 사용하지 않아 외국인 교수들이 사실상 대학 내부일에 관여하는 것이 불가능한 우리나라 대학들을 이들이 꺼려하는 것은 당연지사.
박종훈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해외 국적 교수들 대부분 우리나라 대학의 현실을 잘 알고 있어 홍콩이나 싱가포르를 선호한다”며 “한국어로 이메일을 전송하고 회의도 한국어로 진행하고 모든 제도나 행정서비스가 한국어로만 돼 있는 우리나라 대학에서 외국인 교수들이 적응하기란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홍콩이나 싱가포르처럼 글로벌한 환경이 완벽히 갖춰져 있지 않으면 역량있는 외국인 교수를 모두 뺏길 것”이라면서 “조기 정년퇴임을 했다던가 우리나라 교수들과 인적네트워크가 있는 외국인 교수 등 특이한 경우를 제외하곤 사실상 능력을 갖춘 해외 교수를 채용하기가 매우 힘들다”고 말했다.
비싼 집값도 여기에 한 몫 더한다. 총 4명의 외국인 교수를 보유한 한양대 경영대학의 경우 외국인 교수를 채용할 때 주택 무상제공을 조건으로 내걸어 왔다. 한양대 관계자는 “외국인 교수가 우리나라에 잘 오지 않으려 하는 이유는 언어·문화적 차이도 있지만 서울 주택가격이 너무 비싸기 때문”이라며 “한양대는 외국인 교수들에게 주택을 무상으로 공급했지만 현재 한계를 느끼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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