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U 사업, 다시 도마 위에
국회, 사업 재검토 요구
안병만 장관, "예산 심사 시 논의해볼 것"
사업 시작 전부터 ‘졸속 추진·실효성 희박’ 논란을 불러왔던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 육성(WCU) 사업’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특히 국회가 WCU 사업의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어 WCU 사업의 노선 수정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여·야 의원들, ‘WCU 사업 질타’=지난 22일 국회 본관에서 열린 교육과학기술위원회(이하 교과위) 전체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은 △사업 목적 변질 △지방 균형발전 저해 등 WCU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군현 한나라당 의원은 “WCU 사업의 원래 목적은 몇 개 대학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는 좋은 취지였는데 36개 대학으로 분산시켰다. 누가 이런 결정을 했느냐”면서 “대학이 늘어나면서 원래 취지가 바뀌었다. 사업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철우 한나라당 의원은 “WCU 사업의 대학 수가 많아졌는데 세계적인 대학을 만들려면 집중화해야 되지 않겠느냐”면서 “대학 전체보다는 과를 집중하는, 특성학과를 집중하는 제도로 가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김춘진 민주당 의원 역시 “WCU 사업은 당초 선도대학 10개대를 선정, 선택과 집중을 통해 세계 200대 대학에 선정하겠다는 목적이 분명했다”면서 “그런데 WCU 사업을 통해 36개대를 모두 세계 수준 대학으로 육성할 자신이 있나.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WCU 사업이 지방 균형발전을 저해한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지방대학 특화분야 육성사업’이 WCU 사업에 편입되면서 당초 16개 지방대를 대상으로 한 사업이 4개의 지방대밖에 선정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WCU 사업, 끊이질 않는 논란 왜?=WCU 사업이 시행 전은 물론 시행 후에도 논란을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사업 규모와 성격 때문이다. WCU 사업은 5년간 총 8250억원을 투입, 세계 수준의 대학을 육성하겠다는 취지의 사업으로 ‘BK21’을 잇는 대형 프로젝트다. 따라서 여느 대학재정지원사업보다 중요성이 크고 대학가의 관심도 지대하다.
그러나 교과부는 사업 준비와 추진과정에서 확실한 신뢰를 주지 못했다. 이에 따라 WCU 사업은 ‘졸속 추진’, ‘실효성 희박’이라는 비판 여론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다. 교과위 소속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사업을 공고하고 사업 신청을 마감하는 데까지 걸린 기간이 불과 3개월밖에 되지 않는다”고 지적한 바 있으며 한 대학 교수는 “대학에서 한두 개 사업을 따낸다고 기대한 대로 세계 수준의 대학이라는 성과에 도달할 수 있을까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고 우려했다.
■사업 재검토 가능할까?=WCU 사업의 문제점이 재차 제기되면서 사업 재검토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재검토가 이뤄진다면 방향은 선택과 집중이라는 측면에서 사업단 대폭 감소가 유력하다. 그러나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미 선정된 사업단에 예산이 배정됐고 중간평가에서 탈락하지 않는 한 5년간 지원을 받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사업단 대폭 감소가 이뤄질 경우 대학들의 강한 반발도 예상된다.
하지만 국회가 재검토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교과부로서도 묵과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이군현 의원은 “사업방식이 변경돼 예산을 집행했는데 일방적으로 정부에서 하다 보면 국회의 예산심의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사실상 교과부를 압박했다.
이렇게 볼 때 교과부는 어떤 형식으로든 WCU 사업의 재검토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이에 대해 안병만 장관은 “이번에 예산을 심의할 때 (WCU 사업에 대해) 제기해 주시면 논의하겠다”고 밝혀 사업 재검토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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