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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마다 '식비' 논쟁 뜨겁다
기숙사비에 포함, 환불 안돼 학생들 불만
남는 식권 처리 골치...교내거래 공공연
연세대는 매점에서 현금처럼 사용가능해

대학들이 기숙사비에 식비까지 의무적으로 포함해 수납하고 있어 학생들의 불만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기숙사 식당을 이용하지 않아도 식비가 환불되지 않아, 학생 간 식권을 매매하는 등의 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에 기숙사비에 식비를 일괄적으로 포함해 납부토록 하는 규정을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성균관대 자연과학 캠퍼스 기숙사인 봉룡학사 홈페이지에는 남는 식권 때문에 학교를 성토하는 글이 수십 건 올라와 있다. 학기당 160만원의 기숙사비(신관기준) 외에 약 50만원의 식비를 추가로 납부하지만 남은 식권을 학교가 환불해 주지 않기 때문.


이 대학 대학원생 박모(27)씨는 “대학원생이다 보니 연구실 사람들과 식사를 해결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서 한 달에 남는 식권이 40장이 넘는다”며 “남은 식권을 환불해 주지도 않으면서 왜 식비까지 납부하게 하는지 납득할 수 없다. 도대체 이 돈을 학교가 어떻게 처리하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기숙사 식비가 대학들마다 모호하거나 불합리하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한 대학의 구내
              식당(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계없음).


아예 식권을 대놓고 매매하게 하는 대학도 있다. 경희대 국제캠퍼스는 약 25만원의 식비를 일괄 납부토록 규정하고 있지만 남은 식권은 학생이 알아서 해결하라는 입장이다. 이 대학 커뮤니티에는 ‘식권 100장 파격 세일’ 등 400여 건에 가까운 식권판매 글들이 버젓이 올라와 있다.

이 대학 3학년 이모(23)씨는 “식권을 파는 학생들이 워낙 많다 보니 경쟁이 치열하다”며 “학교가 학생 간 식권 매매행위에 손놓고 있을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대도 사정은 마찬가지. 경기대 기숙사비는 한 학기에 46만원으로 비교적 저렴한 편이지만 50만원의 식비는 환불이 불가능하다. 경기대 생활관 관계자는 “식비의 경우 의무식이기 때문에 환불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번 학기 ‘인터내셔널 허브관’을 신축, 영어 기숙사를 운영하고 있는 가톨릭대도 의무식으로 운영하고 있어 학생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학교가 식비를 환불해 주지 않는 것은 무엇보다 기숙사 운영비에 대한 압박 때문. 민자 유치 기숙사가 들어서면서 높아진 운영비를 ‘식비 환불 불가’와 같은 규정으로 기숙사에 입주한 학생들에게 부담을 떠안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기숙사에 입주한 외주업체의 손익분기점을 들 수 있다. 식권을 환불해 주거나 급식 여부를 학생들이 선택하면 외주업체의 적자가 발생, 결국 기숙사 내 식당 운영을 할 수 없게 된다는 것.


수도권의 한 대학 관계자는 “학생들의 불만은 이해하지만 현실적으로 식비 환불까지는 힘들다”며 “외부업체가 식당을 운영하다 보니 적자가 발생할 경우 식당을 철수할 수밖에 없다. 학생들이 이런 부분을 고려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외대는 기숙사비에 식비를 포함하지 않는다. 급식 여부는 학생들이 선택하도록 한 것이다. 연세대는 한 학기에 50장의 식권을 의무적으로 사용하게 하고 있지만 남은 식권은 학내 매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외대 관계자는 “기숙사비에 식비까지 일괄 납부토록 하는 것은 불합리한 규정”이라며 “학생들이 공부와 아르바이트 등 식사 시간이 불규칙한 것을 감안해 자율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국대학교육연구소 김재삼 연구원은 “기숙사비에 식비를 포함하는 것은 내부 규정이나 임의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며 “최근 민자 유치 기숙사가 많이 신축되면서 기숙사비와 식비를 패키지 형식으로 운영하는 대학이 많다. 기숙사비에서 식비를 어느 정도 선까지 환불할 수 있도록 규정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정혁 기자 (blinddance@unn.net) | 입력 : 09-09-28 오전 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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