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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전원 VS 의대 논의 ‘제자리 걸음’
“체제 통일” VS “학제 자율화” 팽팽한 대립
의치의학교육제도개선위원회는 방안 모색 중
‘의전원이냐 의대냐?’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가 내년 초 의학교육시스템 개편에 관한 최종 결정을 내리기로 한 가운데 의학전문대학원(이하 의전원)과 의과대학(이하 의대) 간 논의 격차는 여전히 줄지 않고 있다. 의전원 완전 전환 대학들은 통일된 체제를, 병행·미전환 대학들은 학제 선택에 대한 대학의 자율권 부여를 주장하며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교과부가 양 측 모두가 받아들일 법한 현명한 의학교육시스템 개편안을 제시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 우리나라 41개 의대 중 의전원 체제로 완전 전환한 곳은 건국대·경북대·이화여대·전북대 등 총 15개, 의전원·의대를 병행하고 있는 곳은 고려대·동국대·서울대·성균관대·연세대(신촌)·전남대·한양대 등 12개, 미전환한 곳은 단국대·연세대(원주)·인제대·한림대 등 14개 교다. 이중 의전원으로 완전 전환한 대학들은 “의전원으로 통일하라”, 병행·미전환 대학들은 “대학에 학제 선택의 자율권을 달라”는 주장을 지속하고 있다.

완전 전환 대학들이 통일을 요구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제 겨우 안착된 의전원 체제에 또 다시 변화가 있을시 대학 행정은 물론, 학생들에게까지 혼란을 줄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완전 전환 대학의 경우 학부 신입생 유치 등 다양한 부분에서 손해를 보고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교과부만 믿고 어렵사리 먼 길을 왔는데 병행·미전환 대학과의 경쟁에서 뒤쳐지니 체제 통일이 간절하다는 것이다.

정성광 경북대 의전원장은 “이미 완전 전환한 의전원에서는 많은 노력과 인적·물적 보강을 통해 안정적인 학사운용을 해나가고 있다. 제도가 정착 단계에 들어간 현 시점에서 큰 변화가 있다면 엄청난 혼란이 야기될 것”이라며 “의사양성제도는 통일된 한 개의 체제로 가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또 의전원으로 완전 전환한 서울 한 대학의 입학처장은 “올해 우리 대학에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한 학생이 지방 의대에서 합격 통보를 받자 바로 옮겨가는 모습을 보고 매우 속상했다”며 “의전원 완전 전환 대학들은 의대가 없다는 것만으로도 우수 학생 유치에 있어 손해를 보고 있다. 의전원 체제로 통일해 각 대학이 평등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병행·미전환 대학들은 ‘자율권’을 주장하며 의전원 전환 의사가 전혀 없다는 심사를 내비추고 있다. 이병두 인제대 의대학장은 “수없는 연구와 고민을 거듭했지만 의전원 전환이 왜 필요한지 아직까지도 도저히 모르겠다”며 “의학교육 학제 선택은 일차적으로 각 대학의 자율적 영역이다. 해결해야할 것은 학제가 아니라 부실한 예과 제도 개선, 진료 역량을 갖춘 졸업생 배출, 의사국가고시 개선, 다양한 배경의 의사 양성 등 의전원이 도입되기 전부터 존재해 온 의학 교육의 문제”라고 단언했다.

또 안덕선 연세대 의대 교수 역시 “좋은 의사를 양성하는데 있어 중요한 것은 의대·의전원 등의 의사양성 학제 자체가 아니라 학생 선발·교육과정·평가의 적합성”이라며 “교과부가 특정 의사양성학제를 일률적으로 제시하는 것 보다는 각 대학들이 자율적으로 책임감을 갖고 스스로 적합한 학제를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의전원·의대 간 입장차가 도무지 좁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자 관심은 최종 결정권을 쥐고 있는 교과부로 쏠리고 있다. 교과부는 지난 2002·2005년 두 차례에 걸쳐 수립한 ‘의전원 도입 기본 계획’에서 2005년부터 5년간 의전원 체제를 운영해 본 뒤 2010년 경 위원회를 통해 완전 전환 여부를 결정키로 공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교과부는 지난 6월 의·치학교육제도개선위원회(위원장 정구현 삼성경제연구소 고문, 이하 위원회)를 발족하고 의사양성체제 개편 방향에 관한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했다.

당시 교과부는 다양한 의견 수렴을 목적으로 의료계 관계자는 물론, 이공계·시민단체·언론계 등 비의료계 관계자까지 포함, 총 16명으로 위원회를 구성했다. 현재 위원회는 의전원·의대 학제를 평가하는 ‘평가소위원회’와 우리나라에 맞는 의사 양성 체제를 연구하는 ‘정책소위원회’로 팀을 나눠 의학교육시스템 개편에 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위원회는 오는 12월 경 의사양성체제에 대한 종합평가를 실시, 교과부측에 평가 결과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이후 교과부는 위원회에서 제출한 종합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의학교육시스템을 의전원 체제로 갈 것인지 혹은 과거 의대 체제로 복귀할 것인지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위원회에 소속돼 있는 임정기 서울대 의대학장은 “교과부의 입장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별다른 변화가 없다. 의전원 완전 전환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며 “다만 그동안 실제로 의전원을 운영해 보면서 다양한 문제점이 드러났고 의대들의 반발도 있어 최종 결정이 어떻게 내려질지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내년 초쯤이면 최종 개편안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민현희 기자 (mhhph@unn.net) | 입력 : 09-10-05 오전 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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