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대학 이색신설학과, 성공비결은?
철저한 트렌드 분석, 꾸준한 지원 열쇠
2010학년도 전문대학 수시모집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신설한 이색 신설학과들이 1차 모집에서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어 화제다. 급변하는 사회 트렌드를 철저히 분석하고, 제대로 된 지원책을 내놓아 학생들로부터 환영받고 있다.
대경대학 패션쇼핑몰과는 9월 24일 마감한 1차 수시모집에서 7명 모집에 49명이 지원해 7대 1, 관광크루즈승무원과는 6명 모집에 44명이 몰려 7.3대 1의 경쟁률을 각각 기록했다. 학생들이 몰리는 이유는 신설학과가 사회 트렌드를 잘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패션쇼핑몰과는 고속 팽창하는 홈쇼핑이나 인터넷쇼핑몰 등에 주목했다. 특히 인터넷쇼핑몰 창업을 원하는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삼은 게 적절했다는 분석이다. 관광크루즈승무원과는 팽창하고 있는 레저산업 중 관광크루즈에 초점을 맞췄다.
성용환 입학관리처 과장은 “과를 신설할 때는 사회 흐름을 제대로 읽어야 한다. 학생들이 어디로 몰리는지, 어느 것에 관심이 있는지를 알아내고, 분석하고 선택하는 작업을 1~2년 동안 해 왔다”고 말했다. 특히 기업체에서 ‘인력이 필요하다’는 요구에 주목한다. 시장 분석과 급여 조건, 신입생 확보와 무엇보다 교수 충원 분야를 점검해야 한다.
성 과장은 “기존학과가 운영이 잘 안된다고 통·폐합하고, 유사학과는 묶어 버리는 식으로 과를 신설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경우 교수 충원이 잘 안될 때가 있다. 대경대학은 학과를 신설할 때 반드시 그 분야 최고를 교수로 영입한다. 방송MC과 남희석 교수라든가, 자동차딜러과 김민우 교수가 이런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이런 방식으로 매년 2~3개 과를 신설하고 있는데 모두 성공했다. 이런 사정을 모른 채 ‘카피’만 하는 다른 대학은 실패하게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대덕대학이 이번에 신설한 IPTV과는 34명 모집에 103명이 몰려 3.0대 1, 해양기술부사관학과는 18명 모집에 72명이 몰려 4.0대 1의 경쟁률을 각각 기록했다. 권호영 입학홍보처장은 “산업체의 요구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IPTV 분야는 현재 인력이 모자란다고 아우성이다. 일반적인 영상미디어과나 방송영상과가 아닌, 순수 IPTV 인력을 공급하기 위해 과를 신설한 것이 주효했다”고 밝혔다.
기존의 컴퓨터 웹 정보과 교수들이 지난 가을부터 시장조사에 들어가 철저한 검증 과정을 거쳤고, 교수 5명으로 과를 신설했다.
해양기술부사관학과는 대전지역에 위치한 해군교육사령부에서 과를 개설하자는 요청이 들어왔다. 육군과 협약을 맺은 총포광학과, 유도탄약·화학과, 특수무기과가 3년 연속 취업률 100%에 달하는 것을 보고 해군이 먼저 손을 내민 것. 해군에서 교육과정의 60%를 만들고, 졸업생이 해군에 지원할 때 가산점을 부여하는 등의 협약을 맺고 과를 신설했다. 교수들은 장성급 해군들로 구성했다.
권 입학홍보처장은 “제대로 된 지원책을 내놓아야 신입생이 신설학과를 믿고 지원하게 마련”이라며, “일부 전문대학에서 과가 어렵다고 임기응변식으로 학생을 받고, 몇 년 운영해 보다가 안되면 바꾸는 사례가 많아 전문대학 전체가 비난받고 있다. 학생들에게 학과를 선택했을 때 주어지는 혜택과 향후 연속성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진전문대학 신재생에너지전기계열은 수시 1차 결과 62명 모집에 251명이 지원해 4.0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신재생에너지전기계열은 대학 내 신재생에너지 연구소와 전기과가 통합해 개설됐다.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과 대구·경북지역 그린에너지산업 육성 정책에 부합되는 전문기술인력을 양성한다.
영진전문대학의 강점인 ‘주문식 교육’을 내세워 협약업체인 (주)LG실트론, 스테츠팩코리아, (주)미리넷솔라, (주)KPE에서 요구하는 맞춤형 인력을 배출하기 위한 주문식교육과정반을 편성·운영한다.
손준용 입시지원처장은 “영진전문대학은 과를 신설할 때 직무 분석과 관련 산업체 협약 등 증빙자료를 제출해야 대학 본부에서 승인해 준다. 승인받으려면 1년 전부터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몇몇 교수들이 임의로 과 이름을 바꾸거나 신설학과를 만들 수 없다는 설명이다.
손 입시지원처장은 “전문대학은 전문기술인 양성이 목표이기 때문에 지역사회 산업체나 대기업 취업 등이 담보가 돼야 한다”면서 “전문대학의 신설학과들이 짧으면 3년, 길게는 5년 정도를 못 버티고 구조조정이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사회 트렌드를 읽고 신설학과를 만드는 과정에서 손해를 보는 교수도 있게 마련이다. 학과를 신설하기 전 대학 내부의 커뮤니케이션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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