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조전혁 한나라당 의원이 수능·학업성취도 자료를 전문연구자들에게 공개키로 해 논란이 예상된다.
조 의원은 5일 "저는 지난 1여 년의 지난(至難)한 설득, 때로는 투쟁을 통해 드디어 수능과 학업성취도 평가 원자료를 입수했다"면서 "교수·연구원·대학원생들이 연구를 목적으로 저희 의원실에 제가 획득한 자료를 요구하면 즉각 자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원래 계획은 저희 의원실에서 자료를 분석해 정부를 비판하고 정책 대안을 제시하려했다"며 "그렇지만 최근 국회의원들에게만 자료가 공개되면서 발생하는 일련의 사태-비전문적인 분석과 이를 토대로 한 주장, 정치적 선동 도구로의 전락-를 보면서 계획을 전면수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선진 각국의 경우 정부가 나서서 적극적으로 통계자료들을, 그것이 어떤 자료든지 간에, 다양한 전공의 전문연구자들에게 배포한다"면서 "이들 나라에서는 연구자들이 공개된 자료를 기초로 분석한 과학적인 연구 결과물을 정책에 반영한다"고 말했다.
또한 조 의원은 "우리의 교육정책·교육논의도 이제는 과학화·합리화해야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이제는 우리의 교육 논의도 선진화시켜야 한다. 모든 교육논의가 그럴 수는 없겠지만 검증 가능한 합리적인 가설 하에 과학적이고도 전문적인 분석을 통한 주장들이 평가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 의원은 "공개에 따른 법적인 책임이 있다면 전적으로 지겠다. 이 공개가 대한민국의 역사를 진보시킨다고 믿는다"고 자료 공개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는 지난 3월 "수능 성적자료 공개는 국회의 요청에 따라 국회법에 의거 국회의원에 한해 제한적 공개를 추진하고 있다. 수능 성적자료의 외부유출을 막기 위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열람’하는 방식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이번 조 의원의 수능·학업성취도 자료 공개는 교과부의 외부 유출 방지 방침과 정면으로 대치되는 것이서서 향후 상당한 진통이 따를 전망이다.
<조전혁 의원 자료 공개 입장 표명 전문>
안녕하십니까?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조전혁(인천남동(을)구) 의원입니다. 저는 18대 국회에 입성한 이후 줄곧 우리의 교육과 학교에 관련된 교육정보가 보다 폭넓게 공개돼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저는 필요하다면 정부가 필수적인 교육정보는 생산까지 해서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저는 지난 1여년의 지난(至難)한 설득, 때로는 투쟁(?)을 통해 드디어 수능과 학업성취도 평가 원자료를 입수했습니다.
원래 저의 계획은 저희 의원실에서 이들 자료를 분석해서 정부를 비판하고 정책대안을 제시하려했습니다. 그렇지만 최근 국회의원들에게만 자료가 공개되면서 발생하는 일련의 사태 - 비전문적인 분석과 이를 토대로 한 주장, 정치적 선동 도구로의 전락 - 를 보면서 저는 제 계획을 전면수정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정부로부터 입수한 자료들을 전문연구자들에게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선진 각국의 경우에는 정부가 나서서 적극적으로 통계자료들을, 그것이 어떤 자료든지 간에, 다양한 전공의 전문연구자들에게 배포합니다. 이들 나라에서는 연구자들이 공개된 자료를 기초로 분석한 과학적인 연구결과물을 정책에 반영합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그동안 ‘평준화’라는 정치적 논란에 함몰되어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이들 소중한 자료들을 마치 국가기밀이나 되는 듯이 족쇄를 채워 방기해왔습니다. 저는 우리의 교육정책, 교육논의도 이제는 과학화, 합리화해야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우리의 교육논의는 검증 불가능한 ‘주장의 충돌’로만 채워져 왔습니다. 믿음과 믿음이 충돌할 경우는 답이 없습니다. 화해도 중재도 없습니다. 우리의 교육논의가 그래왔습니다. 마치 종교전쟁처럼 교육에 관한 우리의 논의는 상대방에 대한 비난, 근거 없는 성명으로만 치달아 국론을 분열시키고 사회의 통합을 가로막았습니다.
이제는 우리의 교육논의도 선진화시켜야 합니다. 모든 교육논의가 그럴 수는 없겠지만, 검증 가능한 합리적인 가설 하에 과학적이고도 전문적인 분석을 통한 주장들이 평가받아야 합니다. 국가의 주요한 교육정책이 이런 과정을 통해 수립돼야 합니다.
저는 교수·연구원·대학원생들이 연구를 목적으로 저희 의원실에 제가 획득한 자료를 요구하면 즉각 자료를 제공하겠습니다. 연구자들께서는 이 자료를 통해 좋은 연구를 마음껏 해주시기 부탁드립니다. 연구결과를 제게 먼저 주셨으면 하는 것은 정치인으로서 불감청고소원(不敢請固所願)이지만, 의무사항은 아닙니다. 여러분들의 다양한 관심을 통한 연구는 대한민국 교육정책의 품질을 높일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공개에 따른 법적인 책임이 있다면 제가 전적으로 지겠습니다. 저는 이 공개가 대한민국의 역사를 진보시킨다고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