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학당 설립 정신 온 세상에”
이화여대 창립자 스크랜튼 타계 100주기 … 4·5대손 8명 방한
“한 사람의 꿈과 헌신이 이뤄낸 귀한 열매를 보며 감동했다. 스크랜튼 선생이 베풀었던 사랑과 헌신의 정신을 온 세상에 전파하고 싶다.”
이화학당의 창립자 메리 F. 스크랜튼 선생의 서거 100주기를 맞아 이화여대를 찾은 그녀의 후손들은 6일 열린 간담회에서 선조의 정신을 온 세상에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사랑과 헌신으로 우리나라 여성 교육의 기틀을 마련한 스크랜튼 선생의 마음을 널리 기리고 싶다는 뜻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핸리에타 데이비스, 토마스 데이비스, 케빈 게일, 샐리 게일, 폴 애딩턴, 벤 패튼, 안드레아 패튼, 줄리아 패튼 등 스크랜튼 선생의 4·5대손 8명과 이배용 총장 등 이화여대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스크랜튼 선생은 우리나라를 찾은 첫 번째 여선교사다. 1885년 6월 52세의 나이로 한국 땅을 밟은 이래 △우리나라 최초 여성 근대 교육기관 이화학당 설립 △우리나라 최초 여성 병원 보구여관 설립 주도 △매일학교 설립 등 우리나라 여성 교육과 의료 복지를 위해 헌신했다. 오는 8일은 스크랜든 선생이 우리나라에서 숨을 거둔 지 꼬박 100년이 되는 날이다.
스크랜튼 선생의 서거 100주기를 앞두고 이화여대는 몇 년 전부터 스크랜튼 선생의 후손을 찾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그러나 스크랜튼 선생 별세 이후 우리나라를 떠나 세계 각지로 흩어진 후손들과 연락이 닿기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스크랜튼 선생에게는 손녀만 4명이 있었는데 결혼 후 모두 남편의 성을 따르게 돼 찾을 수 있는 방법이 딱히 없었던 것이다.
후손을 찾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던 이화여대에 희소식이 날아든 것은 올해 초. 미국 코네티컷주에 사는 스크랜튼 연구가 엘렌 스완슨(56) 박사가 “스크랜튼 선생의 후손을 찾았다”며 이화여대 측에 연락을 취해온 것이다. 이 같은 스완슨 박사의 도움으로 이화여대는 스크랜튼 선생 서거 100주기 기념행사에 후손들을 초청할 수 있었다.
후손들은 지난 5일 이화여대를 방문, 오는 12일까지 우리나라에 머문다. 방문 첫 날 스크랜튼 기념 채플에 참석한 4대손 샐리 게일씨는 “이화여대의 초청에 깊이 감사한다”며 “스크랜튼 선생이 123년 전 한국을 향한 꿈을 꾸고 일생을 바쳐 많은 열매를 거둔 것처럼 이화여대 학생들도 훌륭한 삶을 살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간담회에서 4대손 케빈 게일씨는 “이번 방한에 대한 이야기를 자녀들과 나누고 싶다. 또 언젠가는 아이들과 함께 이화여대에 방문해 조상의 업적과 정신에 대해 생생하게 알려주고 싶다”며 “앞으로 이화여대와 보다 풍성한 관계를 맺어나가고 싶은 바람”이라고 밝혔다.
향후 후손들은 7일에는 추모 예배에 참석하고 8일 오전 10시에는 이화여대 관계자들과 양화진 외인 묘지에 위치한 스크랜튼 선생의 묘역을 방문한다. 이와 함께 이화여대는 8일 오후 2시 ‘스크랜튼 서거 100주기 기념 학술 심포지엄’을 학내 LG컨벤션홀에서 개최한다. 심포지엄에서 △엘렌 스완슨 박사는 ‘스크랜튼을 찾아서:놀라운 일을 이룬 한 여성이 걸어온 길’ △이경숙 이화여대 교수는 ‘메리 스크랜튼 선생님의 여성교육정신과 이화여대의 미래비전’ △이덕주 감리교신학대 교수는 ‘메리 스크랜튼의 선교사역과 사상’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배용 이화여대 총장은 “스크랜튼 선생은 우리나라에 대한 꿈과 사랑을 가슴에 품고 이 땅에 왔다”며 “그녀의 사랑과 헌신이 오늘날 세계 최대의 여대, 이화여대를 만들어냈다. 스크랜튼 선생은 진정한 글로벌화의 의미를 100여 년 전 우리에게 몸소 보여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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