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은 약대 유치전이 가장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지역이다. 약대 정원 50명을 두고 총 6개 대학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건양대·공주대·단국대(천안)·선문대·순천향대·호서대는 지난 6월 말 보건복지가족부의 약대정원 조정안이 발표된 뒤 교내에 약학대학 설립추진위원회를 잇따라 발족하고 약대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건양대
제약공학과 운영 경험이 강점
820병상 대형 부속병원 운영, 약대 실습장 확보
“지역할당제로 충남지역 약제 서비스 제고할 터”

건양대는 약대 신설을 통해 ‘보건의료 특성화’를 공고히 한다는 목표다. 서울 김안과병원을 모태로 출발한 건양대는 대전 캠퍼스에 의과대학과 간호학과, 물리치료학과 등 보건의료 관련 8개 학과를 운영중이다.
캠퍼스 옆엔 823병상 규모의 부속병원이 있어 실습장소로 활용된다. 특히 지난 2001년부터는 제약공학과를 신설, 운영해 오면서 약대 출신 교수 7명을 보유하고 있는 점도 강점이다.
정영길 기획처장은 “제약공학과는 약대 신설을 목표로 8년 전에 신설해 운영해 왔다”며 “제약공학과의 커리큘럼은 약대와 60% 이상 같기 때문에 약대를 설립에 유용한 경험을 갖춘 셈”이라고 강조했다.
건양대는 약대 신설시 지역할당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건양대 의대와 간호대에서 지역할당제를 실시해 온 경험을 약대에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정영길 처장은 “의대와 간호대에 지역할당제를 실시해 본 결과 졸업생의 약 68%가 지역에 남아 의료서비스를 펴고 있다”며 “이를 약대에도 적용하면, 지역의 약제 서비스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본교와 30분 거리에 인접한 부속병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정 처장은 “약대 하나만 설립해서는 제대로 된 약학교육을 시킬 수 없다”며 “가까운 거리의 병원과 의대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실습장을 공유할 수 있어 약학 교육·연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재정적 여건이 좋다는 점도 강점이다. 정 처장은 “재단 전입금 비율이 전국에서 상위권에 속한다”며 “학교예산 850억원 중 등록금에 의지하는 부분은 580억밖에 없다”며 탄탄한 재정을 내세웠다.
공주대
“서민층 약대진학 위해 국립대가 유치해야”
약대 설립으로 대학발전의 새로운 전환점 모색
사립 보단 국립대가 설치해야 낮은 등록금 가능

공주대는 국립대임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정부로 부터 재정적 지원을 받는 국립대가 약대를 설립해야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이 적다는 얘기다.
서광수 약대설립추진위원장(자연과학대학장)은 “현재 국내 20개 대학 약대들의 3년간 등록금(2~4학년)을 산출해 보면 국립대는 1658만원, 사립은 2789만원으로 1.6배 차이가 난다”며 “증원되는 약대 정원이 사립대에 배정될 경우 지역 학생들에게 부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민층 교육과 양극화 해소를 위해선 국립대가 약대를 유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공주대는 전통적으로 사범대가 유명한 대학이다. 그러나 중·고교 학생 수가 점차 줄어드는 상황에서 전환점이 절실한 상황. 의과대나 수의학과, 치과대학도 없기 때문에 약대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서광수 위원장은 “우리 대학은 사범대가 강하지만 학생 수 감소에 따라 교사 수가 적어져 (사범대가) 학교를 이끌 중추적인 역할을 못한다. 약대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엔 의대가 없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논산 백제종합병원 △서산중앙병원 △예산 삼성병원 △천안 충무병원 △공주의료원 △서산의료원 △천안의료원 △홍성의료원 등 충남도 내 9개 병원과 상호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약대를 설치했을 때 교육여건에 투자하는 면에 있어서도 사립보단 국립이 났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서 학장은 “국립대 약대는 법정 교수 수가 73명이지만, 현재 120명을 채용했고, 사립대는 법정교수 수가 202명인데, 이에 못 미치는 178명의 교수만 확보하고 있다”며 “국립대 보다 등록금을 더 받는 사립대가 오히려 교수 수가 적은 이유는 교육보다는 경영을 중시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단국대
“약대 신설로 의생명과학 연구벨트 구축”
의대·치과대·단국대병원·치과병원 등 인프라 탄탄
천안캠퍼스 내 1만6천여㎡ 규모 약학관 건립 계획

단국대도 천안캠퍼스에 약학대학 신설을 추진한다. 지난 8월 4일 약학대학 설립추진위를 발족하고, 조인호 부총장이 직접 위원장을 맡았다.
단국대는 “지역에서 유일하게 의과대학과 치과대학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고 단국대병원, 부속 치과병원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약대 신설시 학문적 연계가 가능한 기반을 갖췄다는 얘기다. 약대 신설을 전제로 천안캠퍼스에 1만6529㎡ 규모의 약학관 건립 계획도 갖고 있다.
단국대는 약대 설립을 통해 의생명과학 연구벨트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단국대 천안캠퍼스가 확보하고 있는 200여명의 BT계열 전공교수가 전면에 나선다. 여기에 △WCU사업 선정으로 설립된 나노-바이오의과학 연구센터 △교과부 중점연구소로 선정된 조직재생공학연구소 △지식경제부가 지원하는 의학레이져 의료기기연구센터 등이 약대와 연계, 연구개발에 효과를 낼 수 있다. 기존에 설치된 기초과학연구소·의과학연구소·의공학연구소·치의학연구소도 유관기관으로 꼽힌다.
조인호 부총장은 “지방에 배분된 WCU사업 중 하나를 단국대 나노-바이오의과학센터가 유치했고, 교내 조직재생연구소가 교과부 중점연구소로 선정됐다”며 “약대를 신설해 기존의 치과대·의과대, 기초과학등과 융합하면 상당한 시너지효과가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국대는 약대 신설 시 지역할당제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30년 넘게 지역에 터를 잡아온 ‘지역대학’이란 인식을 확고히 하겠다는 것이다. 입학정원의 13%를 지역할당으로 인원으로 뽑고 있는 의과대학처럼 약대에도 이를 적용할지 여부를 놓고 논의 중이다. 단국대 의과대학 졸업생 중에선 약 35%가 졸업 후 지역에 남아 활동하고 있다.
선문대
“재단 인프라 적극 활용”
첨심국제병원 등 재단산하 병원 활용해 기반 구축
200억원 투입 건물 신축...40억원 기금 추가 조성

선문대도 학교의 사활을 걸고 약대 신설을 추진 중이다. 재단의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고, 보건의료계열 특성화를 공고히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우선 선문대 유지재단이 설립한 △가평의 청심국제병원과 청심국제한방병원 △협력병원인 충무병원 △일본의 일심병원 △몽골의 존나스병원 △미국의 브리지포드대 의과대학 등과 협력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재단이 운영중인 일화제약과도 연계해 약대를 발전시킬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미 약학박사 2명을 확보하고 선문대는 교내 대운동장 옆에 약대가 들어설 별도의 건물을 신축한다. 건물면적 1만1200m²(약 3400평)에 지하 1층·지상 5층으로 지어질 이 건물엔 공사비만 200억원이 소요된다. 이어 약대 교수 초빙, 실습 기자재 구입 등을 위해 40억원의 기금을 별도로 확보하고 있다.
김종희 기획처장은 “새로 신축될 건물엔 약대를 포함해 간호학과 물리치료학과 치위생학과 등 보건의료계열이 모두 들어갈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한의과대학·의과대학·대학병원까지 신설, 캠퍼스 내에 첨단의료복합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7월 약학대학 유치위원회를 구성한 선문대는 외부 자문을 받아 타당성 검토를 마쳤다. 특히 일화제약과는 MOU를 체결해 공동연구를 펴고 있고, 일화제약의 제약사업부 임원이 약대 교육과정을 마련하는 데 참여하고 있다.
선문대는 아산캠퍼스 내 3만평 규모로 조성되는 첨단의료복합단지에 3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김종희 처장은 “약대 정원 20명을 준다고 하더라도 신설을 추진하겠다”고 말할 정도로 약대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순천향대
“의료 특성화로 유치 자신”
올해 광역경제권 선도사업 의약바이오 분야 선정
6년 전부터 의료 특성화, 4개 대형부속병원 보유

지난 7월부터 약학대학 설립추진위원회를 가동한 순천향대는 ‘의료 특성화’로 약대유치를 위한 인프라가 탄탄하다고 자부한다. 1974년 서울 용산 순천향병원을 모태로 출발한 순천향대는 2003년부터 의료 특성화를 추진해 왔다. 그 결과 3년여 만인 2007년 의료과학대학을 신설했다. 기존 의예과를 포함해 보건행정경영·의료생명공학·의료IT공학·임상병리학·작업치료학과 등 6개 학과가 속해 있다.
서울·부천·천안·구미 등 4개 지역에 대형 부속병원을 보유하고 있는 점도 순천향대의 강점이다. 손풍삼 총장은 “순천향대는 전국의 4개 병원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의약바이오 특성화 대학”이라며 약대 유치의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난 4월엔 광역경제권 선도사업(의약바이오분야)에도 선정돼 매년 50억원씩 향후 5년간 지원받게 됐다. 손 총장은 “그동안 기울여 온 의료 특성화와 의료 인프라를 인정받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순천향대는 내적으로는 약학교육 커리큘럼을 만드는 데 집중하는 한편, 지역 여건 조성에도 힘쓰고 있다. 약대 유치 시 필요한 임상교육 강화를 위해 지난달 초에는 충남 약사회·의사회와 각각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약대를 위한 별도의 건물도 마련할 계획이다. 아산캠퍼스 본교에 건물면적 9900m²(약 3000평), 지상 3~4층 규모의 약학관 공사를 준비하고 있다. 건물공사비만 200억원이 소요된다. 김 처장은 “현재 설계안까지 확정된 상태이며, 약대 신설을 인가받는 동시에 착공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호서대
산학협력 강점 내세워 약대 추진20여개 의약바이오산업체와 산학협력 진행
약대 유치로 BT특성화, 제약공학과도 신설

호서대는 ‘산학협력’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국내 20여개 의약바이오산업체와 산학협력을 진행하는 점을 타 대학과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제시한다.
1995년 창업보육센터를 개설, 일찍부터 산학협력에 눈 뜬 호서대는 IT분야에선 탄탄한 기반을 확보했다. 천안·아산의 200여개 기업과 가족기업협약을 체결한 점 등은 ‘산학협력 중심대학’의 면모를 보여준다.
최근엔 지금까지의 산학협력 기반을 바탕으로 BT분야 특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약대 신설은 BT 특성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제다. 김성동 약대설립추진위원장(기획처장)은 “최근 지식경제부 지원사업으로 독성실험연구소를 설치중이고, 제약회사들과의 산학협력으로 항생제 개발에 있어서도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며 “약학대학까지 유치하게 되면 BT특성화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밝혔다.
호서대는 의대와 병원을 갖고 있진 않지만, 그렇기 때문에 약대를 집중 육성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김성동 위원장은 “의대와 병원을 가진 대학에서는 약대가 중심이 될 수 없다”며 “호서대처럼 의대가 없는 대학에 약대가 생긴다면 약대를 비롯해 관련 학문이 특성화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14명의 교수로 꾸려진 약대설립추진위에선 현재 약대 설립 신청서 준비 작업이 한창이다. 만약 약대를 유치할 경우, 별도의 건물을 신축할 생각도 갖고 있다. 또 내년엔 제약공학과 신설계획도 갖고 있다.
김성동 위원장은 “약대 설립에 관한 신청서를 작성할 때 그간 호서대가 이뤄온 산학협력 실적을 담을 것”이라며 “약대정원을 늘린 이유는 개국약사 배출을 목표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산학협력 실적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