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대학 베스트티처 ‘나눠먹기’
건국·숭실·연세·인하·이화여대, 2~3회 연속 수상 제한
“나눠먹기 아니냐” 비판...일각선 “교수 사기진작 차원”
최근 ‘수요자 중심교육’이 강조되면서, 강의평가 결과가 우수한 교수들을 대상으로 ‘베스트 티처상’을 시상하는 대학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일부 대학에서 2~3회 연속 수상에 대한 제한을 두고 있어, ‘나눠먹기’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난 9일 대학가에 따르면, 학생들의 강의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베스트 티처’를 선정하는 대학 가운데 건국대·숭실대·연세대·인하대·이화여대 등이 연속 선정을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국대는 직전 학기 강의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매학기 ‘우수 교·강사’를 선정하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도 외국인 교수 2명을 포함, 총 8명의 교수들에게 ‘우수 교·강사상’을 시상하고, 상금 100만원을 수여했다.
그러나 건국대의 ‘우수 교·강사’ 수상은 5년 내 2회까지만 받을 수 있다. 아무리 우수한 평가를 받아도 같은 기간 3회 수상은 불가능 한 셈이다. 건국대 관계자는 “한 교수에게 상이 집중되기보다 많은 교수들에게 상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일각에선 ‘나눠먹기’란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 대학의 또 다른 관계자는 “일부에서 연속 수상 제한을 풀라는 요구가 있었지만, 교수들의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며 “상을 나눠먹자는 심산”이라고 비판했다.
숭실대는 1년에 한번 ‘베스트티처상’을 주고 있다. 각 단과대학의 추천을 받아 매년 전임교원 10명과 시간강사 12명 정도를 선정한다. 이들에겐 상금 300만원도 수여된다.
그러나 숭실대도 3회까지만 이 상을 받을 수 있다. 단과대별로는 아예 연속수상을 못하게 한 곳도 있다. 강의평가를 잘 받는 소수의 교수들에게만 수상이 쏠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숭실대 관계자는 “잘 가르치는 교수가 계속해서 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제한 규정을 둔 것”이라고 밝혔다.
인하대는 강의평가를 기초로 학생교육에 관한 포트폴리오를 받아 ‘우수교육상(교육부문)’을 시상하고 있다. 매년 5~6월 사이 1년에 한 번 시상하고, 의학·공학·이학계열에서 각 3명, 나머지 계열에서 각3명씩을 선정한다.
이렇게 해서 선정된 6명에게 우수 교육상을 시상하고, 이중 가장 우수한 평가를 받은 교수 1명에게는 대상이 수여된다. 상금도 300~500만원 사이로 비교적 후하다. 단과대별로 우수 교수를 추천받아 본부 차원에서 모니터링도 벌이는 등 나름대로 평가의 공정성을 기하고 있다.
그러나 인하대도 대상을 수상하면 3년간 후보에서 제한된다. 인하대 관계자는 “관례상 한번 대상을 받은 교수는 3년 동안 수상하지 못한다”며 “여러 교수들에게 수상이 돌아가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세대는 강의평가결과(80%)와 교육기법 개발실적 등(20%)을 평가해 ‘우수업적교수상’을 시상한다. 인문·사회·공학·이학·예체능·의학·원주캠퍼스 각각 1명씩을 선정, 총 7명에게 이 상을 주고 있다. 1년에 한번 학년말에 시상하고 있으며, 총 3회까지만 수상이 가능하다.
학기별로 8명 정도의 교수를 뽑아 ‘베스트티처상’을 시상하는 이화여대도 연속 수상엔 제한을 두고 있다. 이 상을 수상한 교수는 4년 안에는 다시 수상을 하지 못한다. 이화여대 ‘베스트 티처상’은 △매학기 강의평가 점수 △담당 강좌수 △수강인원 △과목별 특성 등을 고려해 ‘우수교원 포상위원회’에서 최종 선발한다.
연속 수상에 대해 제한을 두는 것에 대해 대학가에서는 ‘나눠먹기’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의 한 사립대 교무처 직원은 “연속 수상을 막는 건 상을 나눠먹기 하자는 것”이라며 “강의 잘 하는 교수에게 상을 주자는 포상의 의미가 줄어든다”고 지적했다.
한 대학 교수는 강의평가결과에 따른 시상에 부정적 견해를 밝히면서, 이에 대한 나눠먹기는 더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학생들이 자신의 주관에 따라 평가할 수 있으며 교수들은 소신있는 교육을 펴지 못하게 된다”며 “그렇다고 나눠먹기를 하면 제도가 더 왜곡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론도 있다. 서울 A대학 평가기획팀장은 “잘 하는 사람 한사람이 상을 독점하면, 교수 전체의 사기가 떨어질 수 있다”며 “그런 것을 방지하기 위한 차원으로 수상의 제한을 둘 순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 교수도 “규모가 작은 대학이라면 나눠먹기란 비판이 가능하겠지만, 규모가 큰 대학에서 3회 정도 수상 제한을 둔다고 해서 ‘나눠먹기’라고 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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