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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공시제, 경쟁체제 유도엔 일단 성공
상대평가 지수 공개로 비교 수월…공시항목 확대
허위정보검증시스템 마련하고 행정 과부하 대책을

“중앙일보 대학평가에 대해 대학들이 올해처럼 조용히 반응한 적이 없었어요. 이미 대학 알리미를 통해 대부분의 정보가 노출됐기 때문이죠.”

어느덧 출범 1주년을 앞둔 대학정보공시제가 그간 대학가에 가져온 파급효과에 대해 수도권 내 한 대학의 기획처장이 내린 평가다.

총 88개 대학만이 참여하는 데다 데이터 산출식도 공개 안 하는 중앙일보 평가와는 달리 대학 알리미 정보는 상호간 검증이 가능해 각 대학이 부담을 갖고 있다고 그는 털어놨다.

이처럼 예전엔 국회 국정감사를 통해서나 확인할 수 있었던 충원율·취업률 등 민감한 대학 정보에 상시 접근 가능하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특히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는 정보 공개 범위를 더욱 확대하고 상대평가 정보도 공개하기로 하는 등 정보의 유용성 확보에도 나서는 모습이다.

하지만 최근 대학들이 행정 과부하 등을 호소하고 있고 허위 공시 사례 또한 증가하고 있어 부정적 여론 역시 만만치 않다. 

■상대평가 점수 공개해 경쟁 촉발 = 교과부는 현재 대학정보공시제를 적극 활용해 대학 간 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교과부 지원 사업 선정에 핵심 공시 정보를 연계하고 있는 데다 오는 12월부터는 대학 간 상대평가 지수를 공개키로 했기 때문이다.

이창윤 인재정책분석과장은 “공시된 정보를 토대로 한눈에 대학을 비교할 수 있는 대학경쟁력 알리미 서비스를 오는 12월부터 제공한다”며 “이는 총 55개 항목 중 핵심 데이터를 선정, 모든 대학에 별표 점수를 매기는 상대평가라 교육수요자에게 유용한 정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교과부는 대학정보공시제를 통해 대학평가도 각 대학에 맡겼다. 지금껏 교과부가 대학교육협의회에 의뢰, 5년 주기로 해오던 대학 종합평가를 오는 12월부터는 각 대학이 공시된 정보를 토대로 2년마다 자체 평가토록 했다. 또한 각 대학이 나름대로 매긴 점수는 대학정보공시에 포함된다.

교과부 관계자는 “공시된 정보는 각종 평가와 지원사업 선정기준에 활용되고 타 대학과 상대평가까지 이뤄져 대학들이 민감하게 받아들일 것”이라며 “아직 현실화되진 않았지만 막연한 서열화를 깨고 ‘스타’ 대학 발굴의 계기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과부는 현재 공시항목도 추가해 정보 공개를 다양화할 계획이다. 내년부터 추가등록금·학생 1인당 교육비 산정근거, 신입생 출신고교의 유형별 현황, 대입 전형료 수입·지출 현황, 등록금 납부제도 현황, 외국인 유학생 이탈 현황 등을 공개하는 방안을 현재 논의 중이다.

■원할한 운영은 아직…행정 ‘과부하’ 상태 = 이러한 대학정보공시제의 긍정적인 효과에도 불구하고 운영은 여전히 미숙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정보를 입력하는 대학측뿐만 아니라 ‘대학 알리미’를 관리하는 한국개발교육연구소 역시 행정 과부하가 걸린 상태다.

현재 대학은 총 55개 정보 중 34개를 9월에 입력토록 돼 있다. 9월은 2학기 개강 관련 업무 때문에 대학이 가장 바쁜 시기 중 하나다.

서강대 관계자는 “많은 항목들을 몰아서 단기간에 마치도록 일정을 잡아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9월이면 개강이라 수강신청 등 일정들이 겹쳐 매우 바쁜 시기”라고 말했다.

연세대 관계자는 “대학들이 제대로 공시하려고 해도 일정이 다급하고 지원도 잘 이뤄지지 않는다”며 “입력기간이 되면 관리측과 통화하기도 어렵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개발교육연구소측은 정부 지원과 인력이 부족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임후남 한국개발교육연구소 교육정보공시센터 소장은 “입력 정정기간에 하루 평균 만 통 이상의 전화가 폭주한다”며 “한 대학에서도 각 부서마다 전화가 오지만 콜센터 담당 인력은 고작 다섯명뿐”이라고 밝혔다.

■허위 공시 검증시스템 마련이 관건 = 대학정보공시제가 제대로 안착하려면 공시 정보의 유용성과 신뢰성을 갖추는 게 관건이다. 하지만 공개되는 정보의 민감성만큼 정보 공시 오류 사례도 늘고 있다.

교과부는 허위 정보를 공시한 학교에 대해 강력한 행정 제재를 하겠다는 방침을 여러 번 밝혀 왔지만 검증과정 자체가 부실해 오류 가능성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대교협과 더불어 자료 검증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교육개발원 관계자는 “현재 상시 모니터링을 위한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우선 대학측에서 정보공시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각성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양대 관계자는 “인력과 지원이 부족하다고 대학측에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문제”라며 “제대로 시스템을 갖춰 놓은 상태에서 출발했어야 입력한 데이터에 신뢰가 생긴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대학정보공시제에 대한 신뢰도에 흠집이 나자 교과부는 지난 7일부터 대학별 공시 내용 검증을 위한 실사에 들어갔다.

교과부 관계자는 “오류정보 신고센터를 통해 내부 고발을 유도하고 있다”며 “현재 운영되고 있는 신고센터뿐 아니라 대학 알리미를 통해서 손쉽게 내부 고발을 할 수 있도록 전산시스템을 마련 중이다”고 밝혔다.


<김형·이정혁 기자 craigger,blinddance@unn.net>

[인터뷰]임후남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정보공시센터 소장

- 대학정보공시제가 오는 12월이면 시행 1년이 된다. 대학정보공시제가 대학 경쟁력에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나.

“대학경쟁력 제고의 한 방안으로 대학정보공시제가 도입됐다. 대학정보공시제가 대학경쟁력과 어느 정도 관계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좀 더 지나야 알 것 같다.”


- 대학정보공시제에서 대학들의 데이터 오류가 발생하고 있다. 이런 경우 어떻게 보완해야 하나.

“교육정보공시센터에서 형식과 내용 등 비교 검증을 1차적으로 실행하고 있다. 각 대학에 피드백과 데이터 수정을 병행하고 있다. 연계 항목의 경우에는 대학이 세 단계에 걸쳐 확인할 수 있도록 프로세스도 진행한다. 하지만 각 대학 부서별로 여러 명이 입력하다 보니 오류가 발생하기도 한다. 대학들이 정보 관리와 데이터 입력을 잘해야 한다는 인식을 확고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향후 대학정보공시제가 발전하려면 어떤 점이 보완돼야 하나.

“아무래도 우선적으로 대학의 정보관리 능력이 향상돼야 한다. 또한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정보공시센터에 정부의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다. 전국 대학 학과별 정보만 해도 30만 개가 넘는다. 이렇게 많은 정보를 한정된 인력이 관리하고 있다. 정부차원의 인력 보강이 있어야 한다. 아울러 대학정보공시제에 대한 모니터링 인력도 보강돼야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다.”

김 형 기자 (craigger@unn.net) | 입력 : 09-10-12 오전 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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