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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캠퍼스(2)안전]③대학구내식당 믿을만한가
일부 구내식당 원산지 거짓 표기
감독기관 없고 대학 관리 소홀로 잦은 사고
“데코레이션이 무너진 레어크림치즈 케이크가 한 달 동안 전시돼 있었어요.”, “떡볶이에 녹색 수세미 조각 발견!”, “김밥에 쇠 못이(?)”, “식수에서 수돗물 냄세가 심하게 나요.” 대학 캠퍼스 내 식당과 매점 등의 위생 불량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구내 식당은 시중 음식점과 비교해 싼 값에 음식을 제공하고 있지만, 동시에 저질의 음식 재료를 사용할 가능성 또한 크다. 수도권 일부 대학 구내 식당에서는 음식 원산지 표시를 허위로 표기했다가 적발되는 등 캠퍼스 내 먹거리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서울대는 식당 이용자들의 식중독 사고가 몇 차례 발생한 뒤 학생들 대상으로 식당 체험행사를 벌이는 등 안전한 먹을거리 제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진은 학생들이 서울대 학생회관 식당 식권 판매창구에서 식권을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선 모습.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이 없음.)■ 싸고 질 좋은 음식(?) = 대학 내 구내식당의 한 끼 식사 가격은 적게는 1500원에서 3000원 정도로 시중 일반 음식점과 비교해 절반에도 미치지 않을 정도로 저렴하다. 때문에 대학 내 식당 이용자들은 ‘재료도 싸지 않을까’라는 의심을 하기 마련이다.

실제로 이런 의심이 사실로 나타났다. 수도권 주요 대학에서 식품 재료의 원산지를 거짓으로 표기했다가 들통나 행정처분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값 싼 재료를 사용하면서도 양질의 재료를 쓴 것처럼 속인 것이다.

▶ 서울대는 식당 이용자들의 식중독 사고가 몇 차례 발생한 뒤 학생들 대상으로 식당 체험행사를 벌이는 등 안전한 먹을거리 제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대 학생회관 식당 식권 판매창구에서 학생들이 식권을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선 모습.(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이 없음.)>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이하 정보공개센터·소장 하승수 제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최근 전국 16개 광역지방자치단체에 지난 1월부터 6월 18일까지 전국 쇠고기 원산지표시위반 단속현황을 정보공개청구한 결과 수도권 주요 대학들이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르면, 서울 흑석동 중앙대 법학(학생)식당은 원산지 허위표시로 고발 조치됐으며, 한국외국어대 용인캠퍼스 식당 1곳과 명지대 교내 식당 2곳은 영업정지를 당했고, 경희대 용인캠퍼스 식당 1곳도 같은 혐의로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대학 식당이 쇠고기 원산지 허위표기로 적발 받은 사실이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대부분의 이용자인 학교 구성원들은 학내 시설인 만큼 의심 없이 믿고 이용했기에 충격은 더욱 컸다.

중앙대 자유전공학부 재학생 김 모씨는 “학교 식당은 그렇지 않을 줄 알았는데 뒤통수를 맞은 것 같다”면서 “차라리 가격을 올리더라도 좋은 음식을 먹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원산지 허위 표기는 저렴한 음식을 제공해야 하는 대학 내 식당이 수지를 맞추기 위한 것으로 그동안 우려돼왔던 부분이다. 정보공개센터 전진한 사무국장은 “대학들이 원사지 표기가 잘 지켜지지 않는 이유는 원가가 워낙 싸고 위탁 운영하는 곳이 많다보니까 확인이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쇠고기 원산지 허위표기가 드러난 만큼 다른 음식 재료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전 사무국장은 “업자들이 수지를 맞추려다보니까 이런 일이 발생 한다”면서 “다른 재료의 원산지 허위표기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예상 된다”고 덧붙였다.

■ 원산지 허위 표기, 유통기한 넘긴 식자재 유통 등 사고 끊이지 않아 = 쇠고기뿐 아니라 다른 음식 재료의 원산지 표기도 불성실한 대학 구내식당도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도 먹을거리안전관리단에 따르면 최근 경기도 내 20개 대학과 주변 음식점 76개 업소의 고기류와 김치, 쌀 원산지 표기를 점검한 결과 대학 식당 여러 곳이 원산지를 표기하지 않거나 허위로 표기했다.

점검결과에 따르면, 대학 구내식당의 원산지 허위표기 5건, 미표기 1건 등 총 6건이 적발됐다. 학교 주변 음식점의 경우에는 음식 재료 구매 영수증을 보관하지 않은 곳 3건이 적발되는 등 원산지 표기가 불량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기한을 넘긴 식자재를 사용하거나 무허가 영업, 집단 식중독 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서울의 모 대학에서는 교수와 학생 5명이 학교 식당에서 식사를 한 뒤 심한 복통과 구토 증상으로 병원 치료를 받았고, 충북과 부산의 모 대학 식당에서 식사한 학생 여러명이 집단 설사증세를 보여 병원신세를 졌다.

지난 2005년에는 전북 모 대학내 휴게소와 전주 모 대학 등 3곳은 무허가 식당을 운영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이들 식당에서는 유통기한이 지난 액젓을 보관하거나 영업장의 위생상태가 불량해 해충이 서식하고 있었고, 김제 모 대학은 유통기한이 지난 마요네즈와 핫도그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각 대학들의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교내 식당의 불결함을 지적하는 항의 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모 대학 인터넷 자유게시판에 한 네티즌은 “밥에서 자꾸 철 수세미의 철 같은 것이 나온다”면서 “먹으면 위험할 것 같은데, 조치를 취해 달라”고 요구했다. 다른 네티즌은 “식기나 컵 등에서 이물질을 종종 발견한다. 불쾌한 경우를 겪은 학생들 많은 것 같다”고 적었다.

■ 정부 관리·감독 없고, 대학들 관심도 떨어져 = 대학 캠퍼스 내 식당의 안전 문제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대학 내 급식시설이 초·중등 교육기관과 달리 정부의 관리·감독을 받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자율적으로 식당을 이용하는 만큼 이용자 스스로 판단해 이용하라는 것이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급식사고 현황 등은 초·중등처럼 따로 파악하고 있지 않고 담당자도 없다”면서 “대학에서는 의무적으로 밥을 사먹지 않아도 되므로, 이것이야 말로 대학이 알아서 할 일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식당의 급식사고가 발생할 경우 대학과 초·중등 교육기관이 크게 다르지 않다. 실제로 지난 2006년 5월에는 서울시내 주요 대학 식당을 운영해 온 (주)CJ푸드시스템이 식중독 사고로 대학내 급식 사업을 중단했으며, 이후 회사 상호도 변경했다. 당시 이 회사는 전국의 91개 학교에서 식당을 운영해왔으며, 약 2주 동안 약 3000여명의 식중독 환자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이 회사가 운영하던 대학 내 식당 여러 곳이 한 동안 영업을 중단해 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정부의 관리감독을 받지 않음에 따라 대학 당국의 관심도가 떨어지는 것도 문제다. 대학 내 식당을 운영하는 생활협동조합이나 입점 업체의 자체 안전검사와 소비자들의 선택에 떠넘기고 있다. 서울대 복지부 관계자는 “학교 식당의 안전문제는 업체와 이용자들이 스스로 신경써야할 부분”이라면서도 “양질의 음식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한다는 취지를 무색하게 하지않으려면, 정부의 관리감독이 없더라도 대학 차원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 대학
생활협동조합 변화 필요

   저가 공략에 서비스 질은 뒷전
   형식적 자체 감사로 비리 묻혀

   대학 내 식당의 안전한 먹을거리 문제가 대두되면서 대부분의 학내 식당을 직영 형태로 운영하고 있는 대학 내 생활협동조합(이하 생협)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요구도 나오고 있다.

   캠퍼스 내에 입점한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이나 고급 식당이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지만, 생협이 운영하는 식당의 경우 만성적인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장사가 잘 되는 캠퍼스 내 다른 업체들이 이익금 중 일부룰 학교 발전기금으로 내 학교 발전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구성원들의 서비스 욕구를 충족하지만, 식당 사정은 이와 전혀 다르다.

   서울 시내 모 대학 생협 관계자는 “(생협은) 학교에서 장사해 먹고 살면서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대학 내 생협은 지난 1998년 ‘소비자생활협동조합법’이 제정되면서 국공립대학 9곳, 사립대학 13곳 등 모두 22개 대학에 설립됐다. 서울시에 인가된 생협은 숭실대와 서울대, 세종대, 경희대, 동국대, 한국폴리텍2대학 등 6 곳이다.

   입법 취지는 소비자의 약한 교섭력을 보완하자는 것. 생협의 존재 가치는 구성원의 복리 증진에 있다. 그러나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생협의 한계로 인해 구성원의 욕구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어 생협의 존재 가치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각 대학 생협이 직영하거나 임대 운영하는 교내 식당은 만성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학생 식당의 경우 유일한 경쟁력은 싼 가격. 대학별로 1500원~3000원짜리 메뉴로 학교 인근 음식점과 비교해 매우 저렴하다. 문제는 서비스의 질이다.

   구성원들의 서비스 수요를 충족해주지 못하면서 생협 소속 직원만 먹고사는 조직이 됐다는 게 학교 구성원들이 생협을 보는 시각이다. A대학의 경우 아르바이트를 포함해 직원 65명. B대학은 직원 46명인데, 연간 매출은 각각 44억 원과 46억 원으로 적지 않지만, “인건비를 빼면 순이익이 거의 없다”는 게 생협 측 주장이다.

   “식당의 경우 돈이 안 된다”는 생협 측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서도 대학 구성원들은 의심의 시선을 보이고 있다. 모 대학 본부 관계자는 “시중 식당에서도 3천원짜리를 팔고 장사하는데, 학교 식당에서 비슷한 가격에 팔아 적자라고 하는 건 이해하기 힘들다”면서 “결산을 하지만 형식적이고, 구성원끼리 하다보니까 투명성이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결산을 통해 잉여 이익금이 발생할 경우, 조합원인 학내 구성원들에게 배분하도록 하고 있는 이용자 배당도 형식적인 정도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동국대 모 학생은 “가입할 때 구내 서점 5% 할인이라더니 아무런 고지 없이 올해 책 구입하려하니 3%로 인하했다”면서 "“혜택 준다는 눈속임으로 학생들을 우롱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모 대학 생협 자유게시판에는 졸업 이후 출자금 반환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항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자유게시판에 글을 올린 모 네티즌은 “보름 전 탈퇴 신청했는데 아직도 처리 안됐다”고 출자금 반환을 요구했다.

   대학별로 매점이나 서점 등에서 구매금액의 1~3% 정도를 마일리지로 적립해 주고 있다. A대학의 입점을 타진했던 모 프랜차이즈 업체는 할인율만 10% 정도를 제안했고 대학 본부가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했지만, 생협이 걸림돌이 됐다. “학생들 대상 이익금이 외부로 유출된다”는게 이유였지만, 정작 구성원들의 혜택은 무시된 셈이다.

   장학금이나 발전기금 적립금도 매출 규모와 비교하면 초라하다. 44억 매출의 A대학의 경우 연간 5000만원의 장학금을 내놓고 있으며, 46억 매출 규모의 B대학이 내놓은 장학금은 3500만원에 불과했다.

   캠퍼스 내 일반인 대상 상업시설 설치가 허용되면서, 향후에도 생협이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A 대학의 경우 생협측이 교내에 2012년 들어설 대규모 시설 내에 생협 입주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해당 대학 본부 관계자는 “입점 사업 조율을 요구해왔다”고 말했지만, 이 대학 생협 관계자는 “우선적 지위를 얻으려 하는 건 없다”고 해명했다.


한용수 기자 (unnys@unn.net) | 입력 : 09-10-12 오전 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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