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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화 하나가 도서관을 바꾸다
건국대 상허도서관에 테마벽화 등장
예문대 현대미술전공 학생 4명 작업
“와~ 비상구 회색 철문이 예쁜 책 테마 벽화로 바뀌었네요.”

요즘 건국대 상허기념도서관 안에 들어서면 색다른 풍경을 만날 수 있다. 도서관 내부 벽면과 비상구 철문, 층과 층을 연결하는 복도의 회색빛이 없어지고 아름다운 벽화가 등장했다. 도서관에 들어서면 만나는 대형 철문에 그려진 아름다운 벽화에 학생들이 탄성을 지른다.

이들 도서관 벽면 그림은 상허기념도서관과 예술문화대학 현대미술전공 3학년 학생 4명이 만들어냈다. 현대미술 전공 ‘하드머티리얼’ 수업(지도교수 박형진) 과제 제안으로 시작됐다. 상허기념도서관이 장비와 재료 등을 지원하고, 현대미술 전공 학생들이 3개월을 꼬박 작업에 매달린 끝에 그 윤곽을 드러냈다.

도서관의 회색빛 철문과 벽면을 아름다운 벽화로 변화시킨 주인공은 류슬기·이주연·김수민·최리영 학생. 현대미술 전공 07학번인 동기인 이들은 상허도서관 각 층별 장서 특징과 열람실 성격에 어울리는 그림 소재와 작품을 구상해 벽화로 각 층을 장식했다.

2층자료 열람실 입구의 빈 벽면과 비상구 철문은 이들 학생들이 직접 손으로 그린 거대한 책 테마 벽화로 채워졌다. 동양서 자료열람실 철문에는 건국대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국보인 ‘동국정운’을 응용한 테마그림이 등장했다. 인문사회·자연과학·예술 관련 서적이 있는 4층 개가서고 앞 철문에는 텍스트를 조합해 만든 테마 이미지가 새겨졌다.

도서관 곳곳의 비상문에는 책의 바코드를 응용한 디자인 작품이 붙여졌고, 3층 복도 철문에는 도서관 서고의 실제 모습을 촬영한 실사 사진을 배치했다. 6층으로 이뤄진 상허기념도서관의 층별 철문 7곳과 비상문 7곳과 2층 벽면엔 학생들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디자인 한 실사 작품과 테마 벽화가 자리 잡았다. 실

류슬기 학생은 “2~3일에 한번은 모여 아이디어 회의를 열고 각 층별 주제와 조화를 이루는 작품 테마를 찾아내, 학생들이 도서관을 비우는 밤 시간을 이용해 밤샘작업을 했다”며 “지난 여름방학 내내 이 작업에 매달렸다”고 말했다.

김수민 학생은 “우리가 졸업을 하더라도, 이 작품들은 계속해서 도서관에 남게 되는 것이 뿌듯하다”며 “우리끼리는 30년을 내다보고 작업한다고 생각했다. 교수님들의 의견을 듣기도 하고, 도서관 측과 논의를 거치는 등 이미지 하나하나를 선정하고 작업을 하는 데 신중을 기했다” 고 말했다.

이주연 학생은 “대형 벽화를 그릴 때 사용하는 고가 장비인 에어브러쉬(air brush)를 도서관에서 구입해 지원해 주셨고, 이번 작업 후에 우리 과에 기증하기로 했다”며 “처음에는 사용해보지 않은 장비로 그림을 그리는 것 때문에 시행착오도 겪었지만, 이를 통해 나름대로 기술을 습득할 수 있게 됐고 학과 기증을 통해 후배들에게도 에어브러쉬를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도서관 박순영 부관장은 “곳곳에 자리 잡은 회색 철문이 사라지고 아름다운 벽화와 실사 작품으로 바뀌고 나니 무엇보다 도서관 이용 학생들이 가장 좋아한다”며 “도서관의 분위기에 맞는 예술적 감각을 잘 살려준 학생들이 대견하다”고 말했다. 박 부관장은 “올 겨울 방학 동안 도서관 라운드 계단 양쪽에 벽화 2점을 추가로 그릴 예정”이라며 “규모가 큰 편이라 학생들이 아이디어를 더 많이 내고 더욱 신중하게 작업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학생들은 올 상반기 서울 홍제동 ‘개미마을’ 테마별 벽화거리인 ‘빛 그린 어울림 마을 1호’ 조성 사업에도 참여했다. 금호건설이 기획한 홍제동 벽화마을 프로젝트는 낙후된 주택지역을 아름다운 벽화거리로 꾸미는 민·관·학 연계 자원봉사 활동이다.

신하영 기자 (press75@unn.net) | 입력 : 09-10-09 오후 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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