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직원 전문화 시대] ‘대학 직원은 열공중’
석·박사 진학 지원은 기본… 교육시간 마일리지로 인사고과에 반영
외부 영입보다 내부 맞춤 인재 육성이 ‘대세’
대학들이 직원 경쟁력 높이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대학직원의 경쟁력이 곧 대학의 경쟁력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또 대학 직원들의 직무가 다양화·전문화되고 교수와 학생들의 행정 서비스 요구도 커진 때문이기도 하다. 국내 대학 간 경쟁에서 벗어나 글로벌 경쟁체제로 진입하면서 특히 외국어 능력 등 국제 비즈니스 역량강화도 요구된다.
이에 따라 1박 2일 코스의 직원교육 행사는 연례행사로 굳어졌고, 교육시간을 마일리지로 적립해 승진과 각종 포상에 반영하는 등 경쟁력 높이기를 채근하고 있다. 석·박사 과정 지원이 확대되면서 고학력 직원이 늘었고 대학원에 진학해 공부하는 대학직원들이 많아지고 있다.
공인회계사나 노무사, 변리사 등의 외부 전문가도 영입하고 있지만, 대학 행정 분야별 직무에 맞는 ‘맞춤형 전문가’ 육성이 대학직원 전문화의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대학별로 석·박사 과정 진학 시 장학금 지원은 기본이다. 보통 본교 진학 시 100%, 외부 대학 진학 시에는 50%정도의 장학금이 지급된다. 직장의 안정성을 보고 젊은 석·박사 학력자들이 몰린 이유도 있지만, 기존 직원들도 석·박사 학위를 따고 있어 고학력자 대학 직원은 앞으로도 더욱 늘 전망이다.
한양대는 교내 한양리더십센터와 연계한 중장기 직원교육계획인 ‘HEAT’프로그램을 개발해 대학원 진학을 장려하고 있다. 현재 16명의 직원이 ‘산학협력·기술이전’, ‘국제교류’, ‘경영평가’ 등의 분야 석·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한양대는 특히 전문 교육을 받은 직원이 순환보직하지 않고 한 부서에서 오래 근무할 수 있도록 학칙도 바꿨다. 한양대 차순걸 인사팀장은 “과거 서무에 국한됐지만, 기술이전 전문가, 재정 전문가, 각종 인증 전문가 수요가 늘고 있다”면서 “전문 교육을 받은 직원의 경우 순환보직 없이 장기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연세대도 특수대학원(야간), 평생교육원, 언어연구교육원 등 교내 교육기관 진학 시 수업료 70%의 지원을 해 올해 1학기 현재 84명이 지원을 받았다. 이 대학 일반대학원이나 전문대학원 진학 시 학비 전액을, 타 대학 진학 시에는 학비 절반이 지원된다.
성균관대는 자체 전문가 육성에 나서고 있는 케이스다. 지난 2005년 도입한 식스시그마(6 Sigma)의 일환으로 직원들에게 ‘MBB(마스터 블랙벨트)’, ‘BB(Black Belt)’, ‘GB(Green Belt)’라는 3 단계의 자격증을 주고 있다.
교무와 학생 등 각 분야 전문가로 인정되는 이 자격증 소지자는 교내에서 ‘교수’로 통한다. 1년간 2개 과제 제출 등 엄격한 자체 시험을 거쳐 선발하고, GB->BB->MBB로 승진한다. GB는 학사, BB는 석사, MBB는 박사급에 해당할 정도로 자격증 취득이 까다롭다.
이 대학 전체 행정직원 260명 가운데 최고 자격을 뜻하는 MBB는 1.8%에 해당하는 5명, BB는 27명, GB는 91명이다. 이들은 교내 ‘외국어학습’, ‘업무 개선팀’, ‘과학적 행정기법 노하우’ 등 분야별로 자체 구성된 학습조직의 교육자 역할을 맡아 직원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투자되는 직원교육비는 연간 7억 5천여 만원에 달한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직원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교육밖에 없다”면서 “삼성 재단 영입 이후 지난 1996년부터 직원 역량강화에 대대적인 투자를 해왔다”고 말했다.
직원들의 교육 참여율도 높다. 이 대학의 지난해 직원 1인당 연간 교육 시간은 102.9시간에 달한다. 교육 시간이 의무는 아니지만 마일리지로 적립해 승진과 각종 포상에 가점을 부여하는 등 혜택을 주기 때문이다.
직원의 역량강화는 각종 대학평가와 대외연구비수주를 위한 보고서 작성을 직원들이 전담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직원 전문화를 이루고 있다. 특히 지난해 지식경제부가 주최하는 ‘국가생산성 혁신대회’에서 대학과 기업 통합부문에서 최우수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한양대도 내부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다. 한양대는 지난해까지 외부 교육기관에 의뢰한 교육훈련을 올해는 내부 직원 중 16명을 뽑아 교육한 뒤 강사로 활용하고 있다. 내부 강사에 대한 교육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9.1점에 달할 정도로 호응이 컸다.
건국대는 직원들의 외국어 능력 향상에 중점을 두고 있다. 직급과 연령에 따라 외국어 요구 수준을 차등 적용한 게 특징이다. 외국어 수준을 10단계로 평가해 향후 10년 이후를 목표로 직원들의 외국어 수준을 일정 수준 이상이 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학은 외국어 교육과 보고서 작성법 등 필수교육과 역량 교육, 직무 교육 등 3가지 파트로 나눠 진행하고 있으며 특히 역량 교육에 대한 수요가 크다. 직원 스스로 부족한 능력을 파악하도록 해 8개 부문 진단 결과 ‘네트워킹’, ‘커뮤니케이션’ 평가가 낮아 1박2일 코스로 조직 활성화 캠프도 진행했다.
단과대 별 자율운영이 확산되면서 행정실무과정에 대한 자체 교육도 활발하다. 동국대 운영지원본부 관계자는 “단과대 자율운영제가 실시되면서 이전 교무팀(수업·학적·인사)에서 진행하던 학사운영업무를 각 단과대 행정실 직원도 알아야하기 때문에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학 내부적인 교육 프로그램이 활성화되면서 공인회계사나 변리사 등 전문 직종 영입은 수그러들고 있는 추세다. 수도권 모 사립대 관계자는 “3~4년 전 공인회계사 등 전문직 종사자 채용을 시도한 대학이 나타났지만, 크게 확대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적응하지 못하고 중간에 포기하는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전국사립대 총무행정관리자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박성수 성균관대 총괄지원팀장은 “대외적인 공인 전문가나 행정가보다는 실제 대학에서 교무면 교무, 학생이면 학생, 홍보면 홍보 등 대학 직무에 필요한 전문가를 대학이 육성하는 게 더 효율적이다”고 말했다. <한용수·신하영·민현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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