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대, 전 세계 정부·대학들의 외국인 유학생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 타국과의 교류 강화·자국 내 문화 다양화 등 글로벌화의 시작이 해외 인재 유치로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세계 각 국의 정부·대학들은 최근 해외 학생 유치를 위한 현지 마케팅을 대폭 확대하고 국가 내에서의 유학생 지원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또 자국 학생들의 해외 파견도 적극 지지, 국경 없는 교육을 현실화해 나가고 있기도 하다.
■“호랑이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 현지 마케팅 확대 최근 해외에서 ‘현지 입학전형’을 실시하는 대학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학생이 스스로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차원을 넘어 보다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방법으로 유학생 유치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현지 입학전형’은 대학이 현지에 직접 찾아가 외국인 학생의 입학원서 접수·면접 고사·합격증 발급 등을 진행하는 것으로 해외 수험생들의 시간적·재정적 부담을 최소화한다는 점에서 인기가 좋다. 현재 홍콩·싱가포르·일본 등의 다수 대학들이 해외 각 지에서 입학전형을 실시,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인하대·한양대 등이 중국 등에서 현지 입학전형을 실시하고 있다.
인하대 관계자는 “해외 대학 지원 시 수험생들이 겪게 되는 가장 큰 어려움은 시간적·재정적 소모가 너무나 막대하다는 점”이라며 “현지 입학전형은 외국인 학생들의 이 같은 애로사항을 해결해 주기 위해 마련됐다. 해외 학생들이 우리나라 유학에 대한 뜻을 굳히는데 핵심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현지 대사관을 활용, 해외 학생 유치에 나선 국가들도 많다. 대사관을 통해 자국의 우수한 교육 시스템·프로그램에 대해 홍보하고 유학에 필요한 장학금을 지원하는 등 치열한 현지 유치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주일캐나다대사관은 올해 80명의 일본 학생에게 각 8만 엔(한화 약 126만원)씩 총 640만 엔(한화 약 1억 원)의 장학금을 지급한다. 단 장학금을 받은 학생이 내년 3월까지 캐나다로 유학을 떠나야한다는 조건이다.
캐나다 주일 대사관 관계자는 “장학금 지원과 더불어 일본 대학 등 교육 기관에서 캐나다 역사·문화·교육제도에 관한 강연도 진행하고 있다”며 “캐나다의 이 같은 노력이 유학생 유치는 물론, 일본과의 관계 강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한프랑스대사관도 프랑스에서 석·박사 및 박사후과정을 밟고 있거나 입학이 확정된 우리나라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005년부터 매년 10~15명의 우리나라 학생들이 프랑스 정부로부터 최대 1000유로(한화 약 173만원)씩의 장학금을 지원받으며 현지에서 학업에 매진하고 있다.
■유학생 위한 국가 내 지원도 강화
현지 마케팅과 함께 유학생들을 위한 자국 내에서의 지원도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국 정부·대학들은 유학생을 위한 언어·취업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까다로운 비자 발급 제도를 재정비하는 등 해외 학생 유치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최근 영국 국제교육협회는 미국의 유학생 유치 정책을 분석, 적극 벤치마킹하기로 했다. 지난해 미국 내 외국인 유학생 수가 전년대비 7%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자 영국 역시 보다 효과적인 해외 학생 유치 방안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재 국제교육협회는 △외국인 유학생 비자 규제 완화 △이공계 외국인 유학생 취업 지원 △졸업 후 29개월까지 거주 허용 등을 가장 우수한 미국의 유학생 유치 정책으로 꼽고 영국 정부·대학의 제도 개선을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하듯 일본 역시 최근 해외 학생들의 비자 취득 기준을 완화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최근 일본 정부의 비자 규제 완화에 따라 해외, 특히 중국 학생들의 유입이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외 학생 유치 성과에 힘입어 현재 일본 정부·대학들은 외국인 유학생들을 위한 언어·취업 교육도 계속해서 강화해 나가고 있다.
중국 내 일본 유학 알선업자는 “비자 취득 기준 완화 후 일본 유학길에 오르는 중국 학생이 대폭 증가했다”며 “올해 4월 한 달 동안 일본 유학을 위해 비자를 취득한 중국 학생들이 1만 2000여 명에 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00여 명가량 증가한 수치”라고 밝혔다.
이에 더해 유럽 지역 대학들은 유학생 유치를 위해 영어 강의를 대폭 늘리고 있다. 앤더스 플로스트룀 스웨덴왕립공대 총장은 “올해 스웨덴 내 대학들이 보다 원활한 유학생 유치를 위해 영어 강의를 대폭 늘렸다”며 “향후 10~15년 후엔 각 대학 내 모든 강의가 영어로 진행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파견에도 적극적 … 인재 교류 ‘활발’
유학생 유치뿐 아니라 자국 학생들의 해외 파견도 활발하다. 인재 교류를 통해 세계 각 국과의 유대·협력을 강화하고 학생들에게 보다 실질적인 글로벌 교육을 제공한다는 취지다.
이라크 정부는 올해 자국 대학생들에게 영국 유학에 필요한 학비·생활비 등을 전면 지원하는 정책을 도입했다. 이에 따라 올해 총 500여 명의 이라크 학생들이 정부 지원을 받아 영국 유학길에 올랐다. 이라크 정부는 장학금 규모를 매년 확대, 이라크 학생들의 영국 유학을 지속적으로 장려할 방침이다.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국무총리는 “이라크·영국 양국의 교류·협력이 강화된 것에 대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라크 대학생들이 보다 발전된 영국의 교육 환경을 접함으로써 향후 국가 경쟁력 제고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영·미 지역은 물론, 아시아 국가로의 파견도 활성화되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최근 미국 대학들이 재학생들의 중국 유학을 적극 지원하고 나섰다. 중국의 세계적 위상이 급부상, 학생들의 관심이 증가하자 미국 대학들이 유학 지원 프로그램을 활발히 개설·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유학 지원 프로그램 중 특히 많은 학생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미국 13개 대학이 연합해 만든 중국어 연수 프로그램 ‘인터 유니버시티’다.
인터 유니버시티의 총괄책임자인 탐 골드 버클리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지원자 대부분을 받아 줄 수 있었으나 현재는 3분의 1만 수용할 수 있다. 중국 유학에 대한 미국 대학생들의 관심이 최근 몇 년 새 급증했다”며 “학생들의 이 같은 요구에 발맞춰 대학들도 재학생들의 중국 유학을 적극 도울 방침”이라고 밝혔다.
[인터뷰]산더르 반 던 에인던 누픽 사무총장
“한국과의 교육·문화 교류 확대하고 싶다”
“한국 학생들을 볼 때면 특히 뛰어난 집중력과 근면함에 깊은 감명을 받곤 한다.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한국 학생들만의 우수함이 네덜란드 교육 발전에 큰 힘이 되리라고 본다. 또 한국 학생들도 네덜란드만의 교육·문화적 장점을 몸소 체험해볼 수 있길 바란다.”
산더르 반 던 에인던 네덜란드 고등교육국제협력기관(Nuffic, 이하 누픽) 사무총장은 우리나라와의 교육·문화 교류를 강화하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 보다 많은 우리나라 학생들을 네덜란드 대학에 유치, 서로 간 장점을 공유해 상호 발전을 이뤄내겠다는 포부다.
누픽은 네덜란드 교육시스템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만들어진 네덜란드 교육부 산하기관이다. 현재 우리나라·브라질·중국·인도네시아·멕시코·러시아 등에서 해외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누픽 한국사무소는 지난해 10월 개소했다.
에인던 총장은 “현재 네덜란드 대학에는 총 7만 5000여 명의 외국인 유학생이 재학하고 있다. 전체 재학생 중 무려 23%가 해외 학생”이라며 “이중 450여 명이 한국 학생이다. 한국사무소 개소 후 1년 새 250명가량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학생들에게 다소 생소했던 네덜란드 유학이 누픽 사무소 개소 이후 점차 친근해지고 있다는 증거다.
에인던 총장이 손꼽는 네덜란드 유학의 최대 장점은 △전폭적인 장학금 지원 △열려있는 문화·교육환경 등이다. 에인던 총장은 “네덜란드 정부는 오래전부터 교육에 대한 대대적인 지원을 벌여왔다. 이에 따라 대학들이 받는 정부 지원금도 늘 넉넉하다”며 “네덜란드 정부·대학의 유학생 유치는 재정 확충이 아닌 국가·캠퍼스 국제화를 위한 것이다. 해외 학생들이 재정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에인던 총장은 “네덜란드 문화·교육 환경이 대단히 개방적이라는 것도 큰 장점”이라며 “유학생들은 유럽·남아메리카·아시아·아프리카 등 세계 곳곳에서 온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과 어울리며 자연스럽게 글로벌 마인드를 함양해 나갈 수 있다. 또 대학 내 대부분의 강의가 영어로 진행되고 있어 외국 학생들도 불편함 없이 학업에 매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에인던 총장은 우리나라를 비롯, 해외 각 국과의 교류 활성화를 위한 내실을 다지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다짐도 털어놨다.
“현재 총 10개의 누픽 해외사무소를 개소했다. 당분간 새로운 사무소를 개소할 계획은 없다. 대신 이미 해외사무소가 설립된 국가·대학과의 협력을 다지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싶다. 학생·교수 교환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보다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교류를 위한 내실을 다져나가겠다. 앞으로 한국·네덜란드 간 교류도 더욱 긴밀해질 수 있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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