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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전원 등록금 “너무하다”
등록금은 최고, 장학금은 최저
비싸도 의대와 커리큘럼 ‘동일’
의학전문대학원(이하 의전원) 등록금이 연 2000만원에 육박, 전문대학원 중에서도 최고 수준임에도 장학금 지급률은 가장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교육기간도 4년이라 학생들이 학부를 거쳐 의전원을 졸업할 때까지 쏟아부어야 하는 등록금만 무려 1억원 이상이다. 이에 따라 “돈 없으면 의사는 꿈도 꿀 수 없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의전원, 등록금은 ‘억’ 장학금은 ‘쥐꼬리’

박보환 한나라당 의원이 올해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국내 의전원의 올해 1학기 평균 등록금은 사립대 932만원, 국공립대 558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부 졸업 후 사립대 의전원을 거쳐 의사가 되려면 8년 동안 무려 1억2000만원에 달하는 학비를 내야 한다는 결론이다. 조사에는 전국 27개 의전원 중 성균관대·연세대·중앙대·충남대를 제외한 사립대 14곳, 국공립대 9곳 등 총 23개교가 참여했다.

국내 의전원 중 등록금이 가장 비싼 곳은 이화여대였다. 한 학기 등록금이 무려 999만원에 달했다. 또 아주대 995만원, 건국대 992만원, 차의과학대 981만원 순으로 등록금 액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대 중에서는 제주대가 623만원으로 등록금이 가장 비쌌으며 전북대 621만원, 경북대 618만원 순으로 바짝 뒤를 이었다.

그러나 이처럼 높은 등록금에도 23개 의전원의 등록금수입 대비 평균 장학금 지급률은 고작 21%에 그쳤다. 학생 전원에게 전액장학금을 지급한 곳은 차의과학대뿐이었으며 서울대는 22%로 평균치를 겨우 넘어섰다. 이외에도 이화여대 18%, 한양대 12%, 경희대 10%, 고려대 4% 등 절반가량의 의전원이 20% 미만의 장학금 수혜율을 보였다.

전국에서 가장 낮은 장학금 수혜율을 기록한 고려대 의전원 관계자는 “박보환 의원측에서 관련 자료를 요청할 당시 장학금 예산을 책정해 놓고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지급하는 ‘면학장학금’을 신청받았으나 신청자가 거의 없었다”며 “현재 남은 예산을 ‘학업장학금’으로 전환, 총 12명의 학생들에게 지급할 예정이라 이를 반영할 경우 장학금 수혜율은 25%로 상승한다”고 해명했다.

■커리큘럼 같은데 돈은 더 내라(?)

비싼 것도 문제지만 의전원 등록금이 논란이 될 수밖에 없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의전원은 기존 의대와 커리큘럼이나 실험·실습 기자재 제공이 동일한데도 등록금은 1.5배 이상 비싸다. 학생 입장에서는 이유 없이 의대생보다 많은 돈을 내고 있다는 억울함이 들게 마련이다. 이 같은 논란은 의대·의전원을 병행 운영하고 있는 대학에서 주로 발생한다.

현재 의전원으로 완전 전환하지 않고 의대를 병행 운영하고 있는 대학은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총 12개교다. 의사양성 교육과정은 세계의학교육학회가 제안한 국제적인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편성되기 때문에 각 대학 의대·의전원의 커리큘럼은 사실상 차이가 없다. 이에 따라 의대·의전원 학생들이 한 강의실에서 강의를 듣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이병두 인제대 의대학장은 “의대·의전원은 교육과정이 동일하다. 따라서 교육원가·비용에도 차이가 없다”며 “그럼에도 등록금은 많게는 두 배 이상 차이가 나고 학위 또한 의대 졸업자는 학사, 의전원 졸업자는 석사로 차등화돼 있어 매우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또 한 대학 의전원장 역시 “같은 내용을 배우는데 누구는 등록금을 두 배로 내는 게 말이 안 된다”며 “동일한 내용을 가르쳤는데 의대생에겐 학사학위를 주고 의전원생에겐 석사학위를 주는 것도 교육자로서 양심의 가책이 든다”고 털어놨다.

■“로스쿨은 장학금이라도 많은데…”

의전원의 비싼 등록금은 물론, 낮은 장학금 수혜율 역시 논란거리다. 특히 전문대학원 중 의전원과 함께 학생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로스쿨의 경우 등록금이 비싼 대신 장학금 혜택이 풍부해 의전원을 향한 비난이 더욱 거세다.

지난달 말 안민석 민주당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25개 로스쿨의 올해 1학기 평균 등록금은 사립대 867만원, 국공립대 493만원으로 의전원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로스쿨의 장학금 지급 평균 비율은 약 44%로 의전원의 2배를 넘어섰다.

이와 관련, 박보환 의원은 “로스쿨 등록금이 의전원과 비슷한데도 장학금 지급률은 2배 이상 높다”며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20대를 내내 학생으로 보내야 한다. 젊음을 모두 학업에 바치는데도 의전원 등록금은 지나치게 비싸고 장학금은 너무 적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각 의전원은 실질적으로 따지면 등록금이 비싼 게 아니라고 항변하고 있다. 이에 더해 등록금수입으로는 의전원 운영 자체도 벅차 장학금 지급률을 높이는 건 불가능하다는 의견도 많다.

도남용 조선대 의전원장은 “의대에서 의전원으로 완전 전환한 경우 학생 정원도 감소한 데다 교육과정도 6년에서 4년으로 줄어 등록금은 올라가고 장학금은 적을 수밖에 없다”며 “의학분야는 타 분야에 비해 교수 수요가 많고 실험실습 기자재도 비싸다. 등록금수입만으로는 의전원을 꾸려 가기도 벅찬 실정”이라고 말했다.

또 한 대학 의전원장은 “대학도 등록금·장학금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대학만 너무 몰아세우는 게 아니냐”며 답답한 심정을 드러냈다.

<민현희·김형 기자 mhhph·craigger@unn.net>
민현희 기자 (mhhph@unn.net) | 입력 : 09-10-26 오전 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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