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⑦대학등록금은?
탈북 현인애 교수의 [지금북한대학은] 시리즈
북한의 대학은 등록금이 있나? 정답은 '없다'이다. 북한은 무료 교육제도다. 탁아소부터 대학졸업 시까지 북한의 말에 의하면 '돈 한 푼 안 들이고' 다닐 수 있다.

북한은 사회주의 국가이므로 모든 것이 국가 소유이며 따라서 주민들이 번 이윤의 대부분은 공장에서 원천징수되어 국가수중에 들어간다. 국가는 그것을 재정적 기초로 삼아 모든 국민에게 무료교육·무상치료·무료 주택공급을 실시한다.

지난 시기 실시된 북한의 무료교육제는 질적 수준에 있어서 최고라고 할 수는 없었지만 모든 주민에게 배울 권리를 보장했다. 성분이라는 제한조건이 있었지만 공부를 잘해서 추천받고 대학시험에 통과되어 입학만 하면 학비가 없을 뿐 아니라 장학금도 주어 기숙사비 정도는 국가에서 보장해 주었다. 그러다 보니 북한에서는 남한처럼 공부 잘하는 딸이 아들 때문에, 공부 잘하는 형이 동생 학비 버느라 대학공부를 하지 못한 예가 없었다. 또한 북한에서는 1956년부터 초등 의무교육제, 1958년부터 중등 의무교육제를 실시했기 때문에 문맹자가 없었고 사회의 평균 교육수준도 높았다.

그러나 1990년대부터 시작된 북한의 경제난은 국가재정을 텅 비게 만들었고 무료교육을 형식적인 것으로 만들었을 뿐 아니라 무료교육이라는 형식을 유지하기 위한 비법적인 유료교육이 확산되면서 오히려 더 불평등한 유료교육제도를 형성시켰다.

물론 지금도 북한에는 공식적인 학비가 없다. 그러나 현재 북한에서는 돈이 없으면 대학공부를 할 수 없다.

우선 대학식당에서 제공되는 음식으로는 인간의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칼로리를 보장할 수 없다. 때문에 무조건 외식을 해야 하는데 그 비용을 집에서 보장해야 한다. 남한의 경우 외식비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지만 북한에서는 생계에서 음식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다. 따라서 북한의 학부모들이 체감하는 비용은 남한에서의 학비보다 더 큰 금액이다.

또한 대학의 모든 재정을 부담해야 할 국가는 현재 교직원의 노임 외에 보장해 주는 것이 없다. 따라서 대학 운영에 필요한 모든 것을 대학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하는데 북한의 대학은 국가체제상 자립구조로 전환될 수 없다. 때문에 모든 것을 대학생들에게 부담시키는 방법으로 해결하고 있다. 기숙사·교실의 리모델링 보장, 난방에 필요한 석탄이나 화목 보장, 실험실습설비 보장 등 갖가지 비용을 모두 대학생들이 돈을 내 시장에서 사서 보장하게 된다. 그 비용은 식비보다 몇 배 많다. 이렇게 말하면 남한의 대학생들은 '아르바이트라도 하지' 하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아르바이트를 할 곳이 없다.

현재 평양의 좀 괜찮다는 대학에 자식을 보낸 부모들은 한 달 평균 200달러가량을 보내 줘야 한다. 북한 근로자들의 공식임금은 월 평균 2000원, 암시세로 환산하면 0.5달러이다. 물론 국가 노임으로 사는 가정은 없지만 시장에서 장사하거나 농사를 지어 자식 대학 공부를 보장하는 것은 대부분 가정의 경우 불가능하다.

그 외에도 물질만능주의가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대학추천부터 입학시험, 심지어 학과목 시험까지 공공연히 뇌물이 오가고 있다. 부모들은 돈을 들여 자식을 과외시키고, 대학에 추천받기 위해 학교와 군(구역) 교육과에 돈을 찔러주고, 또 대학에 입학할 때에는 대학에 돈을 바친다.

실력이 엇비슷한 상황에서 뇌물을 먹인 사람이 유리한 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따라서 공부를 뛰어나게 잘하는 수재가 아닌 이상 관계자에게 돈을 먹여야 희망 대학에 입학할 수 있고, 대학 재학 중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으며, 배치도 잘 될 수 있다는 것이 북한 대학의 공식이 되고 있다.

그러나 북한당국은 이와 같은 사실을 외면하고 형식적인 무료교육제를 유지하면서 부정부패를 더욱 유발시키고 있다. 물론 국가적인 검열도 하고 단속된 사람들에 대해 처벌도 하지만 힘없고 운 나쁜 몇 사람만 처리될 뿐 검열이 지나가면 다시 그런 행태가 반복된다.

때문에 북한주민들은 "차라리 돈을 내라고 하는 것이 더 낫겠다. 수업료가 더 투명한 것이 아닌가?" 하고 공공연히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 현인애(52) 전 교수는...

북한 김일성종합대학 철학부를 졸업했으며 함경북도 청진 모 대학 교수로 재직하다 지난 2004년 탈북했다. 현재 탈북 지식인들의 모임인 (사)NK지식인연대 부대표, 계간지 '북한사회' 편집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대학신문 | 입력 : 09-10-26 오후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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