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에서 연재하는 칼럼입니다.
전국 모든 대학의 교수 출신 총장과 외부영입 총장 간의 리더십을 경험적으로 분석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하다. 하지만 과학적으로 비교ㆍ분석 과정을 거치지 않고 교수 출신과 외부영입 총장간의 리더십 특징을 이야기 하는 것은 매우 조심스럽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출신에 따른 리더십 차이도 있겠지만 리더십에서 개인의 특성이나 상황 등도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많은 위험부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설을 제시한다는 차원에서 그리고 몇몇 사례를 경험적으로 목격하면서 발견한 특징을 밝히려고 한다.
한마디로 교수 출신은 관계지향형 리더십(relation-oriented leadership)을 중시하는 반면, 외부영입 총장은 과업지향형 리더십(task-oriented leadership)을 발휘하는 경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교수 출신은 대학을 잘 안다는 장점이 있다. 한 학교에서 교수와 직원들과 함께 오랫동안 한 솥 밥을 먹으면서 동고동락해 왔기 때문에 돈독한 인간관계를 유지해 왔다. 더구나 직선으로 총장에 선출되었다면 더더욱 교직원들에게 신세를 진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성원중심의 리더십 행태를 보일 수밖에 없다. 교수출신 총장은 일반적으로 학내 화합과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장점을 발휘할 수 있다. 총장이 어려운 일에 직면하면 소속 학과나 단과대학 그리고 동료교수들의 지원을 받기 용이한 점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무한경쟁 시대에 대학의 변화와 개혁을 과감하게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이 떨어진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대학의 변화와 개혁의 한 축은 교수들에게 학생들을 더 잘 가르치고, 더 많이 연구하고, 더 많은 학내 및 사회봉사를 요구하는 데 있다. 또한 직원들에게는 보다 더 효율적인 대학행정지원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헌신과 봉사를 요구하는데 있다. 하지만 그동안 끈끈하게 맺어 온 인간관계 때문에 내부개혁을 과감하게 추진하는 데 한계가 있다. 성원들에 대한 지나친 배려가 조직혁신의 발목을 잡게 된다. 또한 화장실에 들어가 2-3분만 있으면 후각이 무뎌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한 대학에 오랫동안 재직하면서 관행이나 문화에 대한 타성 때문에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사업을 추진하기 보다는 현상유지에 급급한 측면이 있다.
반면에 외부에서 영입된 총장은 대학사회의 분위기를 잘 모르고, 학내 지지기반이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총장이 어려움에 처하면 거의 모든 교수와 직원들이 외면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사회적 경험을 바탕으로 CEO총장으로서 리더십을 유감없이 발휘하여 대학의 변화와 개혁 그리고 세계화 등을 효율적으로 추진한다는 장점이 있다. 정부 고위직 출신의 어느 총장은 대학행정이 자신이 중앙부처 과장 때 업무 수준밖에 되지 않더라는 이야기 속에 함축하는 의미가 있다. 외부영입 총장의 경우 발전지표에 의한 대학경영, 과감한 인사혁신, 조직 개편, 대학환경 및 인프라의 확충, 발전기금 모금, 대외홍보 등등 과감한 업무추진으로 권위주의적 리더십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개혁을 추진할 당시에는 구성원들이 힘들고 못마땅하게 여겨 저항을 많이 하지만 그가 떠나고 난 뒤 대학발전에 커다란 전기를 마련했다는 사후평가를 받는 경우가 많다.
출신별 총장 리더십에 대한 경험적 연구의 가설제시 차원의 이야기로 이해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