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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제2캠퍼스 줄줄이 ‘무산’
해당부지 지가상승으로 재원 조달이 난제
입학자원 감소로 분교 설립에 부담 느껴
대학-지자체간 의견 달라 무산되는 경우도
대학들이 수도권에 추진하는 제2캠퍼스 계획이 줄줄이 답보 상태이거나 무산 위기에 처했다. 해당부지의 지가 상승으로 인한 재원조달 문제가 가장 큰 이유로 풀이된다. 아울러 해당 지자체와 의견이 안 맞거나, 대학에 새로운 집행부가 들어서면서 계획을 재검토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국민대는 전임 김문환 총장 임기 말인 지난해 1월 파주시와 제2캠퍼스 건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그러나 같은 해 3월 이성우 총장이 새로 취임한 뒤 답보상태에 놓여있다. 예정 부지 내에 미군공여지 보다 민간 소유지가 많아 비용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했다.

손진식 기획처장은 “내부적으로 제2캠퍼스 계획을 검토해 왔으나 사업비가 과다하게 예측됐다”며 “당초 예상보다 민간소유지가 많고, 지가가 상승해 현재는 (제2캠퍼스 계획이) 유보된 상태”라고 전했다.

국민대 제2캠퍼스 예정지역인 파주시 광탄면 신산리 부지 규모는 총 100만m². 이중 미군 공여지(캠프 스탠톤)는 24만8000m²에 불과하다. 나머지 75만m² 대부분이 민간 소유기 때문에 토지 수용가만 3000억원이 소요된다. 캠퍼스 개발비용까지 포함하면 총 5000억원 이상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국민대는 파주 캠퍼스 추진보다는 본교 지하공간을 개발, 공간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3년 전인 2006년 11월 의정부시와 양해각서를 체결한 광운대도 예정 부지(의정부시 산곡동 일대)에 대한 미군(캠프 스탠리) 반환이 지연되면서, 계획이 사실상 무산됐다. 아울러 이 지역에 대한 그린벨트 해제여부도 불투명한 상태다.

광운대 관계자는 “미군 반환이 늦춰지면서 제2캠퍼스 개발계획도 답보상태에 놓여있다”며 “특히 캠퍼스 예정지가 그린벨트 지역으로 묶여 있어 계획 자체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3년 전 양해각서를 체결할 당시만 해도 의정부시가 나서 그린벨트를 풀어주겠다고 했지만, 중앙부처의 허가를 얻어내기가 어려울 것으로 점쳐진다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의정부 외에도 다른 후보지를 물색하고 있다”며 “캠퍼스 개발 추진계획이 알려지면 지가상승에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에 비공식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숭실대 광명캠퍼스 개발계획도 무산될 것으로 관측된다. 숭실대는 지난 2006년 7월 광명시와 제2캠퍼스 조성에 관한 기본협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광명시가 ‘광명역세권 택지개발사업’과 맞물려 추진했던 ‘첨단음악산업단지(음악밸리)’사업이 불발돼 계획 추진이 어려운 상태. 숭실대 관계자는 “광명시가 조성하는 음악밸리와 연계한 캠퍼스를 계획했기 때문에 음악공연예술대학원 등의 이전을 고려했던 것”이라며 “광명시의 음악밸리 조성사업이 불발됐기 때문에 캠퍼스 추진이 어렵다”고 밝혔다.

실제로 숭실대는 광명시 음악밸리 사업과 인근 디지털단지를 감안, 음악공연예술대학원·정보과학대학원·벤처중소기업센터·평생교육센터 등을 설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자체 사업 자체가 흔들리고 있고, 특히 예정 부지 지가가 2배가량 올라 사업추진이 어렵다고 보고 있다.

숭실대 관계자는 “사실은 지가 상승에 따른 비용부담이 가장 크다”며 “3.3㎡당 300~400만원 정도면 토지수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현재는 600만원으로 올라 재원확보가 난제”라고 밝혔다. 숭실대 광명캠퍼스 예정지역은 총 2만평. 토지 수용에만 1200억원이 소요된다.

서강대도 인천 송도캠퍼스 설립 추진이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제시한 토지조성가(3.3㎡ 당 150만원)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토지매입에만 400억원 이상이 소요, 사업추진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서강대 입장이다. 최근 인천경제청이 서강대측에 ‘서강대 캠퍼스 예정부지를 용도변경하겠다’는 공문을 보냈지만, 서강대는 이에 대한 답변을 하지 않고 있어 송도캠퍼스 무산설이 힘을 얻고 있다.

입학자원이 감소하면서, 경기도 지역에 제2캠퍼스를 추진하기가 부담스러운 부분도 있다. 삼육대는 6년 전 남양주시에 25만7800m²규모의 부지를 확보했으나 현재까지도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다.

김광규 기획처장은 “입학자원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경기도에 캠퍼스를 추진하는데 부담이 되고 있다”며 “남양주시에서는 학과나 단과대학이 이전, 명실 공히 제2캠퍼스의 형태를 완전히 갖추길 원하지만 대학입장에선 특화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형태로 개발하길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입학자원이 감소하는 마당에 ‘인 서울’이란 프리미엄을 포기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남양주캠퍼스에 특정 단과대학·학과를 옮겼다가는 학생유치에 어려움이 예상되고, 학내 구성원 설득도 쉽지 않다는 고민이 있다. 당초 삼육대는 1학년 전체를 일정기간 남양주캠퍼스로 보내 영어집중교육 등 특화된 교육을 시키는 방안을 구상했다.

수도권 제2캠퍼스 추진 대학이 줄줄이 답보 상태에 놓이자 일각에선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사립대 관계자는 “일부 대학이 캠퍼스 추진계획을 발표하는 것에 급급했지 부지 확보나 지가상승 가능성 등을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광역지자체의 고민도 있다. 대학과 지자체간 캠퍼스 조성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후 지가가 상승하는 문제를 막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경기도 관계자는 “대학과 지자체 간 양해각서가 체결되고 나서 지자가 상승하는 부분을 인위적으로 막기는 어렵다”며 고민을 털어놨다.
신하영 기자 (press75@unn.net) | 입력 : 09-11-16 오전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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