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양대가 개교 70주년을 맞아 새로운 비전을 선포했다. 2020년까지 국내 3위권 대학에 오르고, 세계 100대 대학과 견줄만한 기반을 구축한다는 게 목표다.
한양대는 2일 교내 백남음악관에서 ‘New Hanyang 2020 VISION & UI 선포식’을 개최했다. 김종량 총장은 비전선언문에서 “70년 한양의 역사는 한국 산업화의 역사와 맥을 같이 하는 역사”라며 “지난 역사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새로운 미래를 여는 의지와 비전으로 승화시키고자 새로운 비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한양대가 이날 제시한 중장기 발전계획 ‘New Hanyang 2020’ 에 따르면, 오는 2020년 까지 ‘브랜드 파워’ 국내 3위권 대학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재정·교육·연구 등 모든 면에서 세계 100대 대학과 견줄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브랜드 파워를 높이기 위해 제시한 ‘고교 상위 1% 점유율 확대’ 목표가 눈에 띈다. 고교 상위 1%는 약 5000명 정도. 이 가운데 현재 한양대가 매년 선발하는 학생은 3~4%(150~200명) 정도다. 한양대는 이를 2020년까지 10%(500명)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학내 10개 학과를 소위 ‘명품 학과’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장학금을 전액 지원하고, 취업을 보장하면 우수한 학생이 올 것이란 예측이다. 한정화 기획처장은 “1~2학년 때는 학교에서 장학금을 지원하고, 3~4학년 때는 기업체에서 학자금을 지원하는 국내 최고 수준의 명품학과를 10개 정도 만들 것”이라며 “△사회적 수요 △기업으로부터 학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역량 △교수진 등을 종합 평가해 명품학과를 선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력에 있어서도 SCI게제 논문 수(1929편)를 ‘국내 탑 3’ 수준으로 올리겠다는 목표다. 한양대는 지난 8월 교과부가 발표한 '2008년 SCI 논문실적 결과'에서 국내 5위를 기록했다. 서울대·연세대·고려대 수준으로 올라서기 위해선 지금보다 1.5배가량 높여야 한다. 연간 3000편 정도의 SCI 논문이 필요하단 얘기다.
교수당 논문 피인용 횟수도 지금의 ‘16회’에서 ‘40회’로 끌어올려 ‘영향력 있는 논문’을 쓰도록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를 위해 교수들에 대한 성과 관리가 강화된다. 한정화 처장은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의 차등 폭을 강화해 결과적으로 연봉 차이가 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교육·연구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재정적 기반이 필수다. 더군다나 경쟁대학인 성균관대의 경우 지난 1996년 삼성을 재단으로 영입한 뒤 재단전입금이 2007년 현재 1092억원으로 늘어나는 등 재정확충이 뚜렷하다.
한양대로서는 경쟁상대인 성균관대를 압도해야 ‘국내 탑 3’진입이 가능하다. ‘New Hanyang 2020’에선 교비 규모를 2020년까지 현 4200억원에서 1조1000억원 수준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교수 신규채용 △교수 1인당 연구비 지원액 제고 △장학금 확충 등 순수 전략투자액도 현 368억원에서 1700억원으로 늘어난다.
재정확충을 위한 방안으로는 △발전기금 확충 △수익사업 활성화 △연구수주 증대 △수업료 현실화 △재단전입금 확대 등이 제시됐다. 발전기금을 늘리기 위해선 소액기부자 기반을 10배 가량 확대한다. 한 처장은 “현재 3400명 정도의 동문이 발전기금을 기부하고 있는데 이를 3만명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익사업을 위해선 현재의 기술지주회사를 활성화하고, 최근 개설된 경영교육원과 같은 수익 모델을 발굴할 계획이다. 지난달 개설된 경영교육원은 ‘자산관리자 과정’과 같은 비학위 과정을 개설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또 올해 중앙일보 평가 '기술이전 수입액 1위(66.14억) 대학'에 걸맞게 연구비 관리를 선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한 처장은 “행정 절차를 신속하게 바꿔 교수들이 연구에 있어 어려움이 없도록 하겠다”며 “연구비 집행의 투명성을 높여 외부 신뢰를 확보하는 데도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수업료 현실화는 학생들이 반발할 우려가 있어 한양대도 고심하는 대목. 한 처장은 “현재 연세대·고려대와 비교했을 때 등록금이 1인당 40~50만원 정도 싸다”며 “3만명의 재학생 규모를 감안하면 연간 200억원의 재정수입이 적은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여건·장학금을 확충하는 대신 등록금을 연세대·고려대 수준에 맞춰 올리겠다는 얘기다.
대학 운영의 시스템도 전반적으로 개선된다. 대표적인 게 책임경영제도(RCM)다. 단과대학이 예산권·인사권을 갖는 온전한 자율경영 체제다. 기업으로 치면 ‘독립채산제’에 가깝다. 현재는 단과대로 들어오는 발전기금 수입도 본부로 유입되고, 본부에서 단과대별로 배정했었다. 그러나 ‘New Hanyang 2020’에 따르면, 이것이 획기적으로 바뀐다.
오히려 단과대가 등록금·발전기금에 따른 수입을 토대로 예산을 짜고, 수입과 지출을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본부에는 공통비용 형태로 수입의 일부를 배정할 계획이다. 한 처장은 “예전에는 본부가 다 갖고 나눠주는 형태였지만, 향후에는 단과대학에서 자체 기금을 마련하는 등 수입과 지출을 자율로 하고 본부 운영비를 공통 부담토록 할 것”이라며 “책임 예산제 내지는 책임 경영제라고도 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