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전원 선호” 5개 대학 뿐
대다수 “의전원 전환 대신 학제 선택의 자율권” 요구
박영아 의원, 전국 41개 의전원·의대 대상 선호도 조사
의전원 선호 낮아 교과부 학제개편 영향 여부 '주목'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가 내년 초 의학교육시스템 개편에 관한 최종 결정을 내리기로 한 가운데 의학전문대학원(이하 의전원)에 대한 대학들의 선호도가 지극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대다수 대학들은 의전원 전환 대신 △학제 선택에 대한 자율권 부여 △의과대학(이하 의대) 체제 유지·복귀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같은 대학들의 요구가 향후 교과부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18일 박영아 의원실에 따르면 현재 의전원으로 완전 전환했거나 의전원·의대를 병행하고 있는 27개 대학 중 의전원 체제를 원하는 곳은 단 5곳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의전원·의대를 운영하고 있는 전국 41개 대학 총장들이 지난달 교과부 국정감사에 맞춰 박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의전원 체제를 유지할 의향이 있다”고 밝힌 대학은 가천의과학대·가톨릭대·경북대·부산대·인하대 등 5개교로 모두 의전원으로 완전 전환한 대학들이었다.
노동일 경북대 총장은 “의전원·의대를 병행하고 있는 대학의 경우 교육 내용은 동일하면서 등록금에 차이가 있고 졸업할 때 학위도 다르게 나가는 등 학생들 간 갈등이 유발될 소지가 있다”며 “이 같은 의전원의 문제점이 개선된다면 정부 정책이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는 의전원으로의 일원화가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반면 경상대·고신대·대구가톨릭대·인제대·차의과학대·한림대 등 6개 대학은 의대 체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개 대학 중 경상대·차의과학대는 의전원으로 완전 전환한 상태임에도 의대를 선호한다고 답해 의대 체제로의 복귀 의향이 있음을 암시했다.
하우송 경상대 총장은 “경상대는 지난 2006년 의전원 체제로 완전 전환해 현재까지 4년 간 운영해 왔다. 그 결과 의전원 신입생의 출신 학과·지역·대학 등이 모두 한 두 곳으로 지나치게 편중돼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며 “이는 다양한 경력을 가진 학생을 선발하고자 했던 당초 의전원 전환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의대 학제를 선택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강원대·건양대·서남대·전북대·전남대·제주대·충북대·한양대 등 8개 대학은 의사양성 체제를 대학이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현재 8개 대학 중 강원대·전북대·제주대는 의전원, 전남대·충북대·한양대 등은 의전원·의대 병행, 건양대·서남대는 의대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권영중 강원대 총장은 “의전원·의대 체제는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 다른 선진국의 경우에도 의료인력 수급을 위한 다양한 학제를 운영하고 있다”며 “의전원·의대 학제에 대한 선택·운영은 각 대학이 처한 상황에 따라 자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옳다”고 밝혔다.
또 김윤수 전남대 총장 역시 “의전원·의대 중 어느 제도가 좋은 제도인가를 단정 짓기는 어렵다”며 “정부가 특정 의사 양성 학제를 일률적으로 제시하기 보다는 각 대학이 책임감을 갖고 구성원 간의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쳐 결정하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 외에 서울대·건국대·경희대·이화여대, 조선대, 연세대 등 20개 대학은 의견서를 제출하지 않았고 충남대·성균관대는 제출을 유보한 상태다.
이처럼 대다수 대학들이 의전원 완전 전환을 꺼리며 자율권 부여, 의대 체제 유지·복귀 등을 요구하자 관심은 최종 결정권을 쥐고 있는 교과부로 쏠리고 있다. 교과부는 지난 2002·2005년 두 차례에 걸쳐 수립한 ‘의전원 도입 기본 계획’에서 2005년부터 5년간 의전원 체제를 운영해 본 뒤 2010년 경 위원회를 통해 완전 전환 여부를 결정키로 공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교과부는 지난 6월 의·치학교육제도개선위원회(위원장 정구현 삼성경제연구소 고문)를 발족하고 의사양성체제 개편 방향에 관한 본격적인 논의를 진행해 왔다. 위원회는 다음달 중 의사양성체제에 대한 종합평가를 실시, 교과부측에 평가 결과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이후 교과부는 위원회에서 제출한 종합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의학교육시스템을 의전원 체제로 갈 것인지 또는 의대 체제로 복귀할 것인지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위원회에 소속된 임정기 서울대 의대학장은 “교과부의 최종 결정이 어떻게 내려질지는 아직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내년 초쯤이면 교과부가 최종 개편안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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