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사분위 원칙 없는 공전만 되풀이
구재단 정이사 후보추천 놓고 진보·보수위원 갈등
2년 임기동안 4개 대학 중 조선대만 정이사 선임
“2기선 ‘보수색’ 강화...구재단 복귀 현실화” 우려
사학분쟁조정위원회(이하 사분위)가 지난 10일 전체 회의를 끝으로 사실상 1기 활동을 마무리 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23일 “임기가 종료된 사분위원 교체를 위해 현재 대통령·국회의장·대법원장의 추천을 받고 있다”며 “국회 동의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연말이나 내년 초 위원 위촉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1기 사분위원 11명 가운데 8명의 위원이 교체될 전망이다. 중간에 새로 교체된 이우근 위원장과 고영주(변호사)·강민구(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위원은 유임된다.
사분위는 분쟁 사학의 정상화 방안을 심의하기 위해 지난 2007년 12월 27일 출범했다. 대통령(3명)·국회의장(3명)·대법원장(5명) 추천을 통해 11명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기대만큼의 조정역할을 해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표적인 정상화 추진 대학인 광운대·상지대·세종대·조선대 가운데 조선대만 정이사 8명의 선임을 확정한 것이 이를 입증한다. 최근 조선대가 정이사 수용 여부를 놓고 내홍을 겪고 있는 것을 보면, 이마저도 성과로 내세우긴 어렵다. 전체적으로 2년간의 활동 기간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4개 대학은 지난해 1~4월 교과부에 정상화 방안을 제출한 대학들이다. 이들 대학의 임시이사 파견사유가 해소됐다고 판단한 교과부는 임시이사 임기(지난 6월 30일)만료 전에 정상화를 마칠 예정이었다.
그러나 사분위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변수로 작용했다. 첫째는 정치 환경변화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비리로 물러난 구재단의 복귀 시도가 전면화 됐기 때문이다. 이는 1기 사분위의 정상화 심의를 ‘보이콧’하는 방법으로 나타났다. 보수성향의 정권이 출범했으니 2기 사분위를 기다려 보자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구재단의 ‘보이콧’은 사분위원 간 대립으로 이어졌다. ‘정이사 후보추천을 미루는 구재단의 의견을 꼭 들어야 하느냐’가 진보성향 위원들의 주장이었다면, 사학에 대한 ‘사적사유’를 주장하는 보수 성향 위원들은 구재단측의 후보 추천을 받아야만 정이사 선임이 가능하단 입장을 견지했다. 이런 입장차는 결국 1기 사분위 2년 동안 접점을 찾지 못했다. 구재단측 정이사 추천 비율을 놓고, 공전을 거듭한 게 좋은 예다.
구재단들로서도 굳이 1기 사분위에서 정상화를 완료할 필요가 없었다. 한 구재단측 관계자는 “좌파성향 위원들이 득세하는 사분위는 시작부터가 잘못됐다”며 “1기 사분위는 노무현 정부의 대 못질”이라고 비판했다. 1기 사분위 하에서는 4개 대학 정상화가 어렵다는 예측은 이러한 맥락에서 흘러나왔다.
현재 교과부가 각 기관으로부터 추천을 받고 있는 2기 사분위는 1기보다 보수성향이 강화될 전망이다. 대통령(3명)·국회의장(3명)·대법원장(5명)의 추천을 받지만, 위원들에 대한 위촉은 대통령 손에 달렸다.
사학에 대한 개인소유를 강조하는 보수성향 위원들의 위촉은 세종대·상지대·광운대 등 아직 정상화되지 않은 대학의 구재단에 복귀의 길을 터 줄 전망이다. 최근 정이사가 선임된 조선대에도 구재단 인사가 일부 포함돼 논란이 되고 있다. 세종대 관계자는 “세종대·상지대 등 4개 대학의 구재단은 사학분규의 원인을 제공한 당사자”라며 “사학분위가 이들을 다시 복귀시킨다면 분쟁 조정이 아니라 분쟁을 재발 시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새로 구성될 2기 사분위에선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정상화 원칙을 세워달라는 요구도 있다. 박병섭 상지대 교수는 “1기 사분위를 보면 구재단측과 구성원측이 서로 다른 주장을 하는 부분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하려는 노력이 없었다”라며 “2기 사분위에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이에 따른 원칙과 기준을 세워 정상화 심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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