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대 신설 허용된 5개 시도는 33개 대학 각축
약대 유치 전쟁은 2009년 대학가를 장식한 ‘빅뉴스’ 중 하나다. 무려 28년 동안 묶여 있던 약대 정원이 증원되면서, 전국적으로 33개 대학이 출사표를 던졌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지난 6월 말 약대 정원을 390명 늘리기로 했다. 기존 20개 약대 1200여 명 정원이 1600명 규모로 늘어난 것이다.
증원된 정원은 대구·인천·경남·전남·충남 등 5개 시도에 각각 50명씩 배정됐다. 이 지역 대학을 대상으로 약대 신설이 허용된다. 나머지 인원은 경기도(100명), 부산(20명), 대전(10명), 강원(10명)도에 배정됐다.
약대 신설을 둘러싼 대학 간 경쟁은 치열하다. 충남지역에선 정원 50명을 놓고, 무려 8개 대학이 경쟁한다. 경기도에서도 정원 100명 정도를 놓고 9개 대학이 접전을 벌이고 있다. 약대 유치전이 이처럼 과열양상을 띠는 이유는 대학 발전에 그만큼 중요한 계기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약대 신설로 얻어지는 교육·연구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그간 4년제였던 학제가 ‘일반학부 2년+약학부 4년’의 6년제로 개편됨에 따라 우수 이공계 학부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약대 졸업생의 취업률도 높기 때문에 대학 입장에선 △우수인재 확보 △취업률 제고 △대학 인지도 상승을 동시에 노릴 수 있다.
약대 설립은 의·생명분야 연구에도 도움이 된다. 약대 신설을 노리는 고려대 한재민 기획처장은 “기초학문에 해당하는 생명과학대와 응용학문에 해당하는 의학을 연결하는 고리로서 약대 설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기존에 의대와 생명과학 분야가 설치된 대학은 약대 신설을 통해 의·생명 분야 연구에서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 11일 33개 대학이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에 약학대학 설립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주사위가 던져졌다. 그간 약대 신설에 관심을 보여 온 32개 대학 중 가야대(경남)·건양대(충남)·경원대(경기)가 포기하고, 한북대(경기)·홍익대·중부대(충남)·한려대(전남)가 새로이 경쟁에 가세했다.
교과부가 발표한 심사기준은 △교육·연구 여건과 역량 △6년제 약대 설립기반과 약학관련 분야 발전 가능성 △약학대학 운영계획 △교수·학생 충원계획 △교육·연구시설과 기자재 확보 계획 등 총 5개의 평가영역으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교육·연구 여건과 역량’ 부문에선 교원·교지·교사 확보율과 이공학 분야 연구실적이 강조됐다.
교과부는 현재 약대 신설 심사를 위해 ‘정원배정 심사위원회(이하 심사위)’를 구성 중이다. 심사위에는 약학·의학·이공계 전문가와 산업계 인사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심사위 구성을 마치면 1차 심사와 2차 심사인 현장실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전국 33개 대학 중 어디가 마지막에 웃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르면 내년 1월에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신하영 기자 (press75@unn.net)
■ 임시이사 체제 4개 대학 '정상화' 진통 계속
광운대·상지대·세종대·조선대 등 4개 대학은 올해도 정상화가 지연돼 극심한 진통을 겪었다. 특히 올해는 경영 복귀를 노리는 구재단과 이를 저지하는 대학 구성원들 간의 해묵은 마찰이 수면 위로 떠올라 절정에 이른 한 해였다.
4개 대학은 지난해 임시이사 임기가 만료된 후 신속한 정이사 선임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그러나 사학분쟁조정위원회(이하 사분위)는 올해 상반기 4개 대학에 6개월 임기의 한시적 임시이사를 재파견했다. 그리고 지난 10월 광운대를 시작으로 상지대·조선대가 11월, 세종대가 이달 초 임시이사 임기가 종료, 또 한 번의 이사회 공백 사태를 맞았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 4개 대학이 또 다시 신속한 정이사 선임을 촉구하고 나선 가운데, 사분위는 이달 10일 가장 먼저 조선대의 정상화를 확정했다. 이로써 지난 1988년부터 21년 10개월간 임시이사 체제로 운영돼 온 조선대는 마침내 정상화 수순을 밟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사분위가 임명한 조선대 정이사에는 구재단측 인사가 포함돼 있어 대학 구성원들은 정상화를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입장에 놓였다. 현재 조선대 구성원들은 ‘구재단이 완전히 배제된 민주적 정이사 선임’이라는 정상화 핵심 원칙을 지속적으로 고수하며 반발하고 있다.
정상화·구재단 복귀 저지라는 2개 과제 중 우선 한 개라도 해결된 조선대와 달리, 여전히 모든 게 미해결 상태인 광운대·상지대·세종대 등 3개 대학의 답답한 심경은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지경에 도달했다. 사분위 1기 위원들이 3개 대학 정상화 방안에 대한 논의조차 제대로 진행하지 못한 채 지난 26일 임기를 마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광운대·상지대·세종대는 대학 정상화에 대한 꿈을 또 다시 한 해 뒤로 미룰 수밖에 없어졌다. 또 경영 복귀를 노리는 구재단과의 힘겨운 싸움도 당분간은 지속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상지대는 1993년, 광운대는 1997년, 세종대는 2005년부터 임시이사 체제를 지속하고 있다.
민현희 기자 (mhhph@unn.net)
■ 시간강사 집단해고 부른 비정규직보호법
올해 대학가엔 비정규직보호법 시행 2년이 경과하면서 시간강사가 집단으로 해고되는 일이 발생했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 소속 김진표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1219명의 시간강사가 해촉된 것으로 파악됐다.
해고된 시간강사들은 대부분 석사학위 소지자이면서 4학기(2년) 이상 강의자다. 시간강사 중 박사학위 소지자는 비정규직보호법을 적용받지 않는다. 비정규직법 시행령은 ‘박사학위를 소지하고 해당 분야에 종사하는 경우’는 사용기간 제한 예외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박사학위자는 2년 이상 채용해도 사용자가 정규직 전환 의무를 지지 않는다.
때문에 대학들은 2년(4학기) 이상 강의를 맡아 온 강사 중 박사학위를 갖고 있지 않은 강사를 대상으로 해고했다. 영남대에선 시간강사 100여 명을 이 같은 이유로 해고했으나, 비정규교수노조의 반발이 거세지자 강사들의 강의시간을 주당 5시간 이내로 제한했다.
이는 주당 근무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근로자도 사용기간 제한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2003년 고등법원 판례에 따르면, 대학 시간강사의 경우 근로시간을 일반 노동시간의 3배로 산정했다. 강의 준비시간과 연구활동 등을 감안한 판단이다. 영남대가 주당 강의시간 5시간 이하로 제한한 이유는 이 때문이다.
내년부터는 올해처럼 시간강사들이 전국적으로 집단 해고되진 않을 전망이다. 앞으로는 대학 시간강사와 연구원의 근무기간이 2년을 넘어도 비정규직으로 계속 일할 수 있게 됐다. 노동부는 23일 이 같은 내용의 비정규직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고, 내년부터 시행에 들어가기로 했다. 대학 시간강사나 연구기관 연구원 등을 비정규직 사용기간 제한 대상에서 제외시키는 게 골자다.
현재 대학 시간강사는 전국적으로 4만여 명, 연구기관 연구원은 10만명가량으로 추정된다. 노동부가 지난달 벌인 실태조사에선 비정규직법 적용을 받는 시간강사 2314명 중 정규직으로 전환된 사람은 단 2명에 그쳤다. 나머지 2312명은 계약 연장을 받지 못하고 실직했다.
신하영 기자 (press75@unn.net)
■ '서울대 법인화' 정부안 확정에도 논란 지속
서울대 법인화 법안이 우여곡절 끝에 지난 8일 국무회의를 통과해 최종 정부안으로 확정됐다. 정부안에 따르면 최대 쟁점인 정부 예산은 법인 설립 당시 예산에 고등교육예산 증가율을 고려해 지원토록 했다. 또 서울대가 관리하던 국유재산은 ‘서울대학교의 운영에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서울대에 무상 양도할 수 있도록 했다.
당초 입법예고안에서는 정부지원이 매년 확대되는 것으로 해석됐으며, 국유재산의 무상양도도 제한 없이 가능토록 해 특혜 시비가 논란이 됐다. 그러나 정부안은 여기서 일보 후퇴한 것으로 학내 법인화 반발 여론을 부축이고 있다.
서울대 민주화교수협의회는 국가의 재정지원 확대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졌다면서 법인화 추진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서울대 본부측도 정부안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서울대 고위관계자는 “당초 입법예고안보다 후퇴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서울대교수협의회는 앞서 지난 9월 서울대 법인화 입법예고안이 대학의 자율성 확보와 획기적 재정개선에 충분하지 않다면서 법인화 재논의를 요구한 바 있다.
학교 밖에서는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과 맞물린 빅딜설이 흘러나오면서 법안의 국회 처리에 난관이 예상되면서 2011년 법인화 계획도 불투명한 상태다. 당장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위원장 안민석 민주당 의원)는 서울대 법인화를 위한 내년도 교육기반조성사업 예산 269억원 전액을 삭감한다고 밝혔다. 여당은 이에 대해 세종시 수정안을 본 뒤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내년 초 세종시 수정안이 나온 뒤에야 서울대 법인화의 윤곽도 드러날 전망이다.
서울대 법인화는 그러나 정부 재정 지원을 받지만 대학 운영의 자율성이 확대되는 독립 법인 형태로의 전환으로 의미가 적지 않다. 정부 승인이 필요했던 행정조직 개편 등을 이사회가 심의·의결해 처리할 수 있도록 했으며, 총장 선출제도도 직선제에서 간선제도 바뀌고, 교수 보수 체계도 호봉제에서 연봉제로 바뀌도록 하고 있다.
한용수 기자 (unnys@unn.net)
■ 전문대학 기관장 명칭 '학장'에서 '총장'으로
지난 2월, 전문대학 기관장 명칭이었던 ‘학장’이 ‘총장’으로 변경됐다. 임해규 한나라당 의원이 지난 2008년 10월 발의한 전문대학 기관장 명칭(총장) 변경 관련 고등교육법이 2009년 1월 1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임 의원이 발의한 고등교육법 일부 개정안은 학교 종류에 구분 없이 학교의 장으로 총장 또는 학장을 둘 수 있도록 하는 게 주요 골자다. 지금까지는 ‘대학·산업대학·교육대학 및 원격대학에는 학교의 장으로 총장 또는 학장을 두고, 전문대학과 기술대학에는 학장을 두도록 한다’고 규정해 왔다. 외국의 경우, 일본은 4년제 대학과 2년제 단기대학 모두 동일한 ‘학장’을 사용한다. 중국 역시 ‘교장’으로 동일하며, 영국·호주·캐나다·미국도 ‘프레지던트’ 명칭을 같이 쓰고 있다.
4년제 대학은 물론 사이버대·산업대·교육대를 포함한 모든 대학의 장이 총장 명칭을 사용하는 가운데, 전문대학과 기술대학의 기관장만 예외적으로 ‘학장’ 명칭을 쓰면서 그동안 불이익을 받아 온 게 사실이다. 아울러 4년제 대학의 기관장 명칭보다 낮은 ‘학장’ 명칭 사용은 일종의 ‘자존심’ 문제이기도 했다.
전문대학은 줄곧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 왔다. 특히 전문대학도 전공심화과정을 통해 학사학위를 수여할 수 있게 되면서 문제가 직접적으로 불거졌다. 학사학위를 수여하더라도 학장 명의로 줘야 했기 때문이다. 특히 몇몇 전문대학은 그동안 대학 내에서 암묵적으로 학장 대신 총장의 직함을 비공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던 터였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전문대학의 기관장 명칭 개선 주장은 탄력받았고, 법안을 발의한 뒤 3개월 만에 전격 통과됐다.
김정길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장은 “전공심화과정에 이어 전문대학의 숙원이었던 기관장 명칭이 바뀌면서 전문대학의 위상이 올라가게 됐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으며, 전문대학의 오랜 숙원을 해결한 공로로 큰 지지를 받으며 연임에 성공했다. 아울러 임해규 의원은 전문대교협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김기중 기자 (gizoong@un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