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9년이 어느덧 저물어 간다. 세계 많은 기업들이 심각한 타격을 입으면서 지난해 가을 CNN이 ‘파이낸셜 멜트다운’이라고 보도했던 20세기 최대 금융위기의 파도를 전 세계가 한 해 넘긴 셈이다.
국내에서도 기업들이 분투하는 가운데, 대학들은 포뮬러펀딩, 취업후 학자금 상환제, 국립대 통합 이외에는 큰 이슈나 갈등 없이 한 해를 보냈다. 스위스의 IMD는 올해도 한국 대학교육의 사회 경제요구 부합도가 피평가 56개국 중 51위(전년 53위) 라고 발표했다. 사회적으로 정부의 압박과 높은 등록금에 대한 비판이 커졌으나 본질적인 교육혁신이 성큼 이뤄진 것은 아니다.
그 흐름 속에서도 꾸준한 변화를 시도했던 일부 대학들의 정책적 노력 중 하나가 경영컨설팅이었다. 여기에는 일정 부분의 성공과 실패가 있었다. 보다 다양한 형태와 내용의 컨설팅 노하우를 도입하고 프로젝트 아웃풋을 대학 경영의 전략지침으로 삼아 추진한 경우는 성공이었고, 변화 추진을 위한 학내의 경영리더십과 조직문화 개조 노력, 정책 일관성이 기대 수준을 충족시키지 못한 경우는 실패였다. 개별 대학들의 경영컨설팅 활용은 일단 대학 자체의 준비와 자세에 따라 진폭이 있으나, 최소한의 혁신 성과가 거둬진 ‘변화 추구의 과정'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학들에 적용된 경영컨설팅은 민간 경영기법과 노하우의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낙후된 대학 내의 제도 및 체계, 프로세스와 의식변화 등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왔다. 한편 외부자 주도형의 변화 시도인 컨설팅은 그 활용에 있어 한계점도 노출시켰는 바 몇몇 대학은 본질적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일회성 진단작업을 몇 개월간 경험하는 데 그쳤다.
의미 있는 성과 도출의 실패는 대학과 컨설팅회사가 책임을 반분할 수 있다. 대학의 책임은 좋은 컨설팅회사의 선택, 경영층의 관심과 참여, 성역 없는 변화 추구, 학내 반발에 대한 리더십 발휘, 전문성 있는 전담자의 투입, 과도한 기대의 현실화 등에서 발생했다. 또한 컨설팅사의 책임은 현실적 방안 도출, 대학 고유상황에 대한 이해, 학내 비협조와 냉소주의에 대한 설득, 변경되는 프로젝트 범위에 대한 적응, 적절한 사후관리 제공에서 발생했다 .
대학들의 올해 컨설팅 테마에 있어서는 ‘발전계획’이 키워드였다. 2016년경 실체화될 학령층 인구 감소의 위기감이 그 배후에 존재한다. ‘위기 대비 및 현실 타파용 매직플랜(MAGIC PLAN)’을 대학들이 원했다고도 볼 수 있는데 기대보다 실망이 컸을 것이다 . 여러 대학에서 채용한 발전계획 관련 컨설팅에 대한 사후 평가에는 컨설팅사 방법론의 창의성과 구체성, 노하우 전수 기술 등에 대한 호의적 평가가 있으나 외부기관의 대학 발전전략 설계에 따른 문제, 즉 어색함과 주관성을 지적하고 있다. ‘컨설팅은 과제 수행을 외부 업체에 모두 맡기는 것’이라는 개념이 대학들에 보편적이어서, 진행 중에는 관심이 저조하다가 프로젝트 아웃풋이 나온 후에 비로소 본격적인 조명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은 아쉽다.
문제와 한계를 사전에 제거한 효과적 형태의 경영컨설팅 도입은 분명히 학내의 공유가치 창출을 유도하며 미래의 대학 변화를 높은 수준으로 이끌 것이다. 단 대학이 과도한 의존과 기대에서 벗어나 컨설팅회사가 아닌 자신의 ‘프로젝트’로 조직변화의 전체 과정을 이끌어야 기대하는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 변화 방법론 도입의 대행은 가능하나 변화 그 자체의 대행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