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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칼럼] 한국대학신문
[제언]급변하는 세계와 대학 자율화
양승실(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위원)
다원화된 고등교육 수요와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요구되는 대학의 역할과 기능이 획기적으로 다변화되고 있다. 그러므로 대학의 경쟁력은 경쟁과 협력이라는 서로 상충되는 방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서로 갈등하는 다양한 가치와 목표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달성하는가의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95년 지식변화의 주기가 급속히 짧아지는 본격적인 지식기반사회의 도래를 전망하며 단행된 교육개혁 이후 새 천년의 첫 10년을 마무리하는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천명해 온 교육정책의 기본원칙인 ‘자율화·다양화·분권화’도 세계적 수준의 교육경쟁력을 요구하는 국민과 사회의 열망이 반영된 것이다. 그럼에도 한국 대학 경쟁력의 현주소는 밝지 않다. IMD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학경쟁력 비교에서 ‘대학 교육의 사회부합도’ 등 한국 대학 교육경쟁력은 매우 낮은 편이며, 국내에서도 교육수요자인 기업과 일반 시민사회에서의 대학 교육의 질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낮다. 이에 대한 대학의 주된 소명거리가 바로 자율성 부족이다. 한마디로 규제로 손발을 묶어 놓고 높게 멀리 뛰라는 격의 항변이다.

대학자율화를 강조하는 정책기조가 20년 가까이 이어져 왔음에도 왜 이 같은 자율배달사고 현상이 사라지지 않는 것인가? 그 이유는 자율화 정책의 형식성과 낮은 정책품질에서부터 대학 전반의 자율역량과 책무성 부족까지 다양하다. 규제 일몰제를 도입하고 대학자율화추진기획단까지 설치했으나 단기의 쉬운 과제, 영양가 없는 과제 등 한마디로 자율화 파장이 적은 과제를 중심으로 설정해 실적만 올리고, 대학자율통치구조나 사학정책 등과 같은 자율화 파장이 클 정책은 계속 중장기 미결과제로 남겨 두었기 때문이다. 더불어 정부가 평가 연계 재정지원 방식을 새로운 정책수단으로 과도하게 활용해 규제완화라기보다 새로운 형태의 규제로 변환했다는 인식도 적지 않다.

또한 대학들은 주로 학생선발권이나 등록금책정권 등 자유시장적 대학자율화 쟁점에 급급한 채 국민의 교육받을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 주지 못해 자율을 구호에만 그치게 만드는 빌미를 제공했다. 각 대학은 전공영역별로 선발하고자 하는 전공에 적합성 있는 ‘새로운 개념의 우수학생’을 개념화하는 노력을 경주하면서 초·중등교육을 선도하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대학은 대학입학전형에서 이전 교육과정을 통해 습득한 다양한 교육활동 성과를 비중 있게 반영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고교 및 교육행정기관과 연계해 대입전형을 선진화함으로써 일반 시민과 국가의 신뢰를 얻어 더 큰 자율을 향유하고 대학경쟁력 제고에 힘써야 한다.

요즘 대학에서는 ‘대학에 관한 연구’만 제외하고 별별 종류의 연구가 수없이 이뤄지고 있다. 대학 자율은 외부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대학의 자율역량이 축적되고 집단적 책무성이 발휘돼 대학에서 비리가 발생한 경우 외부 제제에 앞서 협의체 등 전문가집단 내부에서 매우 혹독한 처벌을 하는 집단지성이 작동하면 집단 자율성은 무한대로 확장되고 경쟁력도 배가될 것이다. 우리 사회는 자율화 풍토가 대학사회에 정착될 수 있도록 지원함과 동시에 상식과 분별 있는 점검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한국사회가 요구하는 다양한 고등교육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대학 간 협동적 분업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국가 전체가 힘써야 한다. 지식유통·지식생성 기능을 효과적으로 수행함으로써 대학이 한국의 신성장동력으로 거듭나게 하려면!
한국대학신문 칼럼 | 입력 : 10-01-11 오후 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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