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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대학 살길, ‘U턴 현상’에 답 있다
실업률 높아지면서 전문대학 몰려
25세 이상 학생 비율 4년제 대 앞서


#1. 구미1대학의 구지은씨(피부미용테라피과 2)가 쓴 해외인턴십 일기가 화제가 되고 있다. 구씨는 창원대 보건생화학과를 전공하고, 숙명여대 대학원에서 향장학을 전공한 후 화장품 회사 연구원으로 4년 동안 일했으나 피부미용에 대한 현장 경험과 실질적인 지식이 부족하다고 생각해 전문대학에 편입했다. “학생일 때는 피부미용 실기대회 수상경력도 있어 내 실력에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는데 막상 나와서 보니 정말 그건 안일한 자만심이었다”는 구씨의 일기에는 실습 위주 교육의 중요함이 절절하게 배어난다.


#2. 지난 2007년 영진전문대학 컴퓨터정보계열에 입학한 권도연·심영훈·이길현씨는 지난해 졸업과 동시에 일본 IT기업인 소프트뱅크에 취업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전문대학에 재입학했다는 것. 소프트뱅크 인사담당자가 대학을 직접 방문해 진행한 채용 면접에서 자기소개와 프로젝트 추진 성과를 일본어로 프레젠테이션하고, 일본 현지를 방문해 수차례의 면접을 거쳐 채용됐다. 이들의 채용에는 영진전문대학의 ‘주문식교육’이 있다. 영진전문대학은 지난 2006년 일본 IT기업들과 협약을 체결하고 일본 기업에서 원하는 교육과정을 편성한 일본IT취업반을 운영 중이다.


실업률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높아지면서 전문대학에 다시 들어오는 4년제 대학생들이 늘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지난해 실업률은 81만9000여 명. 그렇지만 공식 실업자에 취업준비생이나 구직단념자 등을 포함한 ‘사실상 실업자’는 지난해 11월 현재 329만9000여 명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이 같은 실업 구조가 개선되기 힘들다는 데에 있다. 대졸자들이 좋은 직장을 찾으려고 애쓰고 있지만 진입장벽은 높기만 하다.

이러다 보니 진입장벽이 좀 더 낮은 직장을 찾아 4년제 대학 졸업생들이 전문대학을 찾는, 이른바 ‘전문대학 U턴’ 현상도 심해지고 있다.

대부분 25세 이상인 까닭에 ‘長학생’으로도 불리는 이들은 특히 취업이 잘되는 보건계열이나 유아교육과 등에 몰리고 있다.

지난 12일 마감한 대구보건대학 정시모집에는 대학원 졸업자를 포함한 대졸자 344명이 지원했다. 수시모집 676명을 포함하면, 2010학년도 모집 전형에 모두 1020명이 몰린 셈이다. 지원자 중에는 박사 2명, 석사 13명 등 4년제 대학 졸업 이상자가 385명이나 됐다. 간호과 409명, 물리치료과 302명, 치기공과 86명, 방사선과 80명으로 취업이나 창업에 유리한 보건계열학과에 대거 지원자가 몰렸다. 박명환 입학처장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취업을 원하는 수험생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통계 수치 역시 이러한 현상을 극단적으로 보여 준다. 전문대학 ‘25세 이상 학생비율’은 지난 2004년 4년제 대학을 앞지른 후 점점 격차를 벌이고 있다.

2000년의 경우 25세 이상 학생 비율은 전문대학이 9.74%, 4년제 대학이 11.94%였으나 2004년 전문대학은 11.75%로 뛴 반면 4년제 대학은 11.05%였다. 2005년에는 전문대학 13.29%, 4년제 대학 10.67%였으며, 이후 2007년에는 전문대학의 경우 무려 15.87%까지 뛰었다(4년제 대학은 11.71%). 2009년 현재 전문대학의 25세 이상 학생 비율은 15.63%인 반면, 4년제 대학은 11.43%에 불과하다.(그래프 참조)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자, 전문대학에서는 “기회가 찾아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양한주 한국전문대학교육연구학회장은 “현재 4년제 대학보다 전문대학 취업률이 20%가량 더 높다. 청년 실업률이 심각해지면 심각해질수록 취업률 격차는 더욱 부각될 것”이라며 “이 같은 현상이 심해질수록 전문대학에 유턴하는 현상이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양 기획처장은 이에 대해 “이런 상황에 대비해 전문대학은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는 방법 등을 통해 양질의 인재를 양성, 4년제 대학 졸업생과의 임금격차를 줄여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근 한국전문대교협 기획조정실장은 “전문대학으로 돌아오는 25세 이상 학생들이 늘고 있지만, 사이버대가 성장하면서 산업체위탁 교육생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면서 “4년제 대학 졸업생들이 전문대학으로 다시 돌아오는 것은 직업 재교육을 위해서다. 전문대학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전문대학의 노력과 함께 정부도 고용보험 기금 지원 등 재교육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중 기자 (gizoong@unn.net) | 입력 : 10-01-15 오후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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