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많은 사회학자들은 ‘미래사회가 빛의 속도만큼 빠르게 변할 것’이라고 말한다. 특히 대학교육은 천지개벽의 수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러한 주장의 핵심은 ‘변화’라는 단어로 압축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변화를 주도하는 원동력은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유기적인 관계가 있다.
1980년대의 ‘킬로(kilo)' 수준이던 컴퓨터 저장기술이 1990년대에는 Mega(106) 2000년대에는 Giga(109)와 Tera(1012)로 진화하였으며, 2010년대에는 Peta(1015)와 Exa(1018)의 시대를 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리고 10년 뒤인 2020년대에는 Zeta(1021)와 Yotta(1024)의 시대가 되면서 세계는 통합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시대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고등교육은 더 좋은 직장을 구하기 위한 관문으로 인식되었지만 다가올 미래사회에서는 ‘사이버 게임장’이 취업의 주요 통로 역할을 하게 됨에 따라 고등교육은 일대 변혁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의 성공 조건인 학업성취도, 고학력, 명문대 등은 ‘에너자이저’와 ‘성취동기’ 등으로 변하고, 성공인의 모습 또한 ‘돈이 많은 사람’에서 ‘일을 하고 있는 사람’으로 변할 것이라고 한다.
특히 2020년 이후에는 전 세계의 극소수 명문대학과 사이버대학만이 존재하고 나머지 대학들은 그 기능이 변화되거나 소멸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데, 학습자 관점에서는 매우 긍정적이지만, 재정을 지원해야 하는 정부와 운영을 담당하게 될 대학 당국의 입장에서는 매우 불편한 진실로 다가오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캠브리지 대학의 경제학 교수였던 존 스펄링(Dr. John Sperling)은 기업가로 변신하여 성공한 대표적인 케이스이다. 그는 지금으로부터 30여 년 전인 1980년대 초반에 ‘미래의 대학 교육은 사이버대학이나 원격대학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세계미래회의에서 주장하였지만 그의 주장을 믿는 사람 거의 없었다. 그러나 그에 의해 1980년대 초반에 설립된 피닉스 대학은 현재 100여개의 학사과정, 200여개의 러닝센터, 20여만 명의 등록학생과 1만 7천명의 교수가 강의를 하고 있는 초대형 사이버 대학으로 변신하였으며, 그 결과 존 스펄링은 미국 교육의 갑부가 되었다. 200여 개의 러닝센터는 학사, 석사, 자격증, 평생교육점수 획득 프로그램, 개인 시간제 프로그램, 기업인의 일반인 신지식습득 프로그램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클린뉴스, 2009.07.21, 교육과정을 바꾼 사이버 대학의 성공 사례)
뿐만 아니라 MIT 대학은 기초 이론 중심의 강좌를 사이버 콘텐츠로 개발하여 인터넷을 통해 무료로 제공하는 서비스(OCW;open course ware)를 추진한 결과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곳이라면 전 세계의 어느 곳에서도 수강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그 결과 연령과 성별, 그리고 인종을 초월한 지구촌의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되었으며, 이러한 대학교육의 변화는 하버드 대학을 비롯한 미국의 다른 명문대학들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였다.
앞에서 예로 든 피닉스 대학과 MIT 대학의 공통점은 사이버대학과 통합 교육과정의 공유로 압축될 수 있는데, 이것은 향후 전개될 세계통합교육과정 시대에 고등 교육 역시 예외가 될 수 없음을 알려주는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이제 우리의 대학들도 외롭고 힘든 결정을 해야 할 시기가 되었다. 하먼(Willis W. Harman) 박사가 팬 시나리오 기법(Fan Scenario Approach)을 통해 연구한 후 발표한 아래의 샘플 시나리오가 변화를 추구하고자 하는 대학들과 정부의 고등교육 정책 담당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다음은 하먼 박사가 예측한 샘플시나리오의 핵심내용이다.
① 현재의 대학들이 향후 5년 동안 서서히 사이버대학(satellite university)으로 전환될 것이며, ② 2015년부터 5년 동안에는 교과서를 사용하지 않는 학습이 이루어지는 대학(bookless university)으로 변화하고, ③ 2020~2024년에는 학생들이 자기 주도적인 시간계획과 자신의 바이오리듬에 맞는 학습계획을 수립하여 공부하는 학사 일정이 없는 대학(no calendar university)으로 변화한 후, ④ 2025년 이후에는 전 세계 어디에서든 지리적, 경제적인 여건과 관계없이 수강할 수 있는 지구촌의 모든 인류에게 개방되는 대학(all have access university)으로 발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