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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는 손해보는 집단”
[인터뷰]서울대 첫 전속변호사 나지원 법무팀장
"법률 잣대보다 양보 타협이 우선"
나지원(37) 서울대 법무팀장은 사법시험(43회) 합격 후 3년의 법무관과 3년의 로펌 변호사 생활을 접고 지난해 11월 서울대 법무팀장이 됐다. 서울대의 첫 전속변호사 자리다.

연봉은 조교수급의 대우지만 로펌 변호사 시절의 반토막이 됐다. 바보스러운 전직이 될 법 하지만, 서울대에서 만난 나 팀장은 행복한 미소를 보였다.

숨가뿐 일상의 연속이던 로펌 변호사 시절과 달리 평일저녁 저녁식사를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다는게 작은 변화이자 행복이다.

“서울대 출근한 지 85일 됐어요. 아직 스터디하기 바쁜데, 인터뷰가 될지...” 전날 인터뷰 요청을 수락한 나 팀장은 밤새 고민했던 모양이다. 모교지만 서울대 변호사라는게 아직 낯설다.

나 팀장은 나름 서울대 첫 변호사로서의 역할과 방향을 정한 듯 했다. “교수와 직원 중간 정도 그룹이 많이 생겨야 할 것 같아요. 크게 보면 제 역할이라고 할 수 있죠.”

나 팀장은 본부 기획처 소속으로 학내 법률 자문이 주요 업무다. 대학 직속 각 단과대와 연구소 등이 우선적인 클라이언트다. 노무에서부터 계약체결, 각종 규정 개정에 대한 자문이다.

교수도 아니고 직원도 아닌 ‘애매한 존재’인 건 풀어야 할 숙제다. “대학 조직을 쉽게 봤어요. 교수는 반 민간인이고, 조직도 반은 공공적인 성격이잖아요. 제 경우도 마찬가지조 아직 낯설어요. 연애할 때도 100일 정도 되면 어느 정도 견적이 나오고 친해지잖아요. 당장 목표는 구성원들과 친해지기죠.”

서울대 구성원으로 동화되기 위해 나 팀장은 교직원들의 사소한 법률 상담도 마다하지 않는다. ‘세입자가 계약기간이 끝났는데도 방을 빼지 않는다’는 내용부터 진학을 앞둔 자녀의 학군 상담까지 다양하다.

나 팀장은 서울대 내부에서 벌어지는 법률 문제를 보면서는 “서울대가 손해보는 집단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오는 3월 리모델링 예정인 학내 후생관에 입접한 식당과 서점, 이·미용 업소 들과의 명도 소송 문제가 그 예다. 입점 업체들이 작년 말 계약기간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성수기인 2~3월까지 영업을 할 수 있도록 요구하고 있어 공사 일정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나 팀장은 소송 대신 타협을 선택했다. 불필요한 학내 분쟁이나 소란을 피하기 위해서다. 나 팀장은 “민간에 있다가 서울대 와서 보니 양보하고 타협하는 손해보는 조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 특성상 구성원간 합의가 우선인 분위기인 것 같다”면서 “합의과정이 늘어지고 비효율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이런 명도 부분은 합의하는게 좋고, 그런 부분을 조화롭게 하는 게 제 업무”라고 했다.

서울대 법인화와 올해 첫 외부 인사에 개방된 총장 선거 등 변화가 큰 시점에 서울대 변호사가 됐다는 것에는 남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서울대에서 공부했기 때문에 학교 현실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해요. 최근 변화의 시기에 찬반 논란도 많죠. 이런 시기에 학교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포지션이라고 생각합니다.”

나 팀장은 법무관 시절과 로펌 변호사 시절의 경험이 법인화 등 격동기에 처한 서울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지금까지의 경험과 달리 대학의 변호사로서의 기대도 많다.

“법무관 시절에는 실현 가능성과 법률적 안정성이 판단 근거가 됐어요. 깊이가 없었죠. 로펌 시절에는 때로는 고객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업무를 처리하다보니까 중립적 위치라고 보긴 어려웠죠. 그런 업무 특성때문에 개인적 양심과 충돌되는 부분도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 서울대 와서는 특별하게 양심에 반하는 업무는 없어요.”

서울대 변호사로서 100일이 채 안된 나 팀장은 아직 스터디 중이다. 대학의 산학협력 관련한 지적재산권 이슈, 기술이전 문제, 대학의 유용한 기술이 사장되는 문제 등에 관심이 많다는 그는 대학 관련 변호사로서의 전문성을 쌓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나지원 법무팀장은 = 서울대 사회대 출신으로 사법시험(제43회)에 합격한 뒤 사법연수원을 거쳐 법무관에 이어 최근까지 법무법인충정 변호사로 근무해 왔다. 법대 산하 법학연구소에서 상담 자문역도 맡고 있다.
한용수 기자 (unnys@unn.net) | 입력 : 10-02-04 오후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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