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이 지역 사회와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일부 대학들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지역 사회에 다가서고 있다. 이들 대학은 지자체와 연결해 지역 주민들에게 무료건강검진을 실시하거나 눈높이를 낮춘 알기 쉬운 과학 강의를 진행하는 등 지역 사회와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지역 사회에 대한 대학의 문턱을 낮춰, 지역 발전과 함께 거점 대학으로 서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대학가에 따르면 상당수의 대학들이 담장을 허물어 캠퍼스를 인근 주민들에게 개방하거나 도서관을 정해진 기간에 이용토록 하는 등 지역사회와의 거리를 좁히려는 시도를 하고 있지만, 아직도 대학과 지역의 거리감은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대학들은 1년 이상 지역 사회 공헌 프로그램을 실시해 지역 거점 대학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이들은 지역 대학의 위상과 역할을 지역 발전과 연계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보이고 있다.
한신대는 지난 2008년부터 화성시 위탁 ‘무료 건강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한신대는 무료건강클리닉을 위해 3차원 영상척추측정장비와 낙상위험도(신체밸런스) 측정장비, 신체 성분조성 측정기기 등 첨단장비를 갖췄다. 아울러 건강 진단 후 전문가 상담을 통한 개인별 운동법도 처방해 주고 있다. 또 한신대서 자체개발한 근골격계 질환 운동프로그램과 생애주기별 운동 프로그램을 접목한 6개 분야 24개 운동교실도 운영하고 있다. 이 무료 건강 클리닉은 지난해만 5000명이 다녀갈 정도로 지역주민들에게 인기가 좋다. 한신대 관계자는 “한신대 관할시인 오산시뿐만 아니라 인근 수원시와 화성시 등과 업무 협약을 맺고 수년째 시민들을 위한 다양한 무료 건강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며 “연 10000명 이상이 지역 곳곳의 무료 건강 클리닉을 이용하며 이를 통해 지역거점대학으로 점차 서고 있다”고 말했다.
인하대 공대는 인천광역시와 손잡고 매월 ‘인천시민의 과학 나들이’를 개최해 인천 시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강의 장소도 인천시민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인천시 평생학습관과 미추홀 도서관으로 잡았다. 이 강의는 일반 시민들에게 눈높이를 낮춘 과학 강의로 ‘영화 속의 바이오테크놀로지’, ‘대학 실험실 벤처에서 세계시장 1등 점유기업까지’, ‘나로우주센터와 함께하는 우주나들이’, ‘내가 몰랐던 생활 속의 유해물질’ 등 일반인들이 평소 궁금해 하거나 딱딱하게 생각하는 과학을 현직 교수가 직접 알기 쉽게 풀어서 강의해 반응이 좋다. 강사는 인하대 건축학부 박진호 교수, 박태현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 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정재승 교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나로우주센터 민경주 소장 등 국내 각 분야 권위 있는 교수진으로 꾸렸다. 탁용석 인하대 공대 부학장은 “인하대가 지난 60년 동안 인천시민과 소통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인천시에 이번 과학 강의를 제안하게 됐다”며 “오는 3월부터는 인천 시민을 대상으로 새로운 과학 강의도 준비한 만큼 인천의 거점 대학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다양한 교양 과목을 강의하는 대학도 있다. 한국외대 용인캠퍼스는 용인시와 ‘용인시민대학’을 개설했다. 이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인문학과 컴퓨터, 저소득층 자녀 대상 멘토링 프로그램, 영어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이 대학 어문대학, 동유럽학대학, 통번역학 대학 교수 23명이 직접 출강, 총 15회 60시간에 걸쳐 강의한다.
대학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것에 대해 인근 지역주민들은 크게 만족한다는 반응이다. 인천에 사는 김숙현(46)씨는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도 교수가 알기 쉽게 설명해 강의가 무척 흥미로웠다”며 “대학들이 예전과는 달리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는 것 같아서 거리감이 많이 사라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