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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칼럼] 한국대학신문
대학교수 정년 늘려야
최영록 성균관대 홍보팀 전문위원
최근 정년퇴직을 앞둔 어느 교수님에게서 ‘쓴소리’를 들었다. 지식의 전당인 대학에서 교수의 정년을 꼭 만 65세로 해야 하느냐는 이야기였다. 어느 학문이든 그 분야에 일가를 이루려면 최소 30년은 정진해야 하는데, 최성기에 접어든 60대 중반에 제도적으로 교육과 연구를 중단하게 하는 것은 국가차원에서 고급인력의 낭비이자 인재완성의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 아니냐는 내용이었다.
최소 60세는 넘어야 학자로서 자신의 학문체계가 한눈에 보이며 교육에 대한 경륜과 철학이 완성되는데, 그 시점에 학문을 ‘올스톱’시킨다는 게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그 말씀을 듣자 수년 전 "옌볜지역에선 한 30년 공부해야 이제 겨우 글자나 깨우쳤구나 한다"는 개그맨의 말이 떠올라 웃음이 터졋다.
개인적으로도 지극히 타당한 말씀이라고 생각한다. ‘한 갑자’ 축하잔치도 대부분 자취를 감춘 지 오래이지 않은가. 급격히 고령사회로 접어든 우리 사회는 이제 평균연령 80을 넘보고 있다. 덧붙여 신체적 나이로도 60대 중반에 집에 들어앉기에는 너무나 이른 시기인데, 손자나 보라고 강권하는 모양이라 혀를 찼다.
앨빈 토플러가 정의했듯, 21세기는 지식의 가치가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지식사회’다. 학문연구가 성숙돼 절정에 다다른 나이에 연구를 중단한다는 것은 국가적으로 너무나 큰 손실임에 틀림없다. 물론 명예교수 등의 제도로 형식적 체면을 유지시켜 주고 있기는 하지만, 속빈 강정 같은 빈약한 제도에 지나지 않는다.
또한 학자에 따라서는 개인적으로 활발한 저술활동을 하는 경우도 있으나, 이는 우수 대학원생을 데리고 연구하는 조직적 연구체제가 아니다. 학문연구를 조직적으로 활성화시키는 제도의 유무 자체는 교육발전, 나아가 국가발전에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미국·일본 등 외국의 사립대는 정년퇴직 자체가 없다. 일본은 정년이 있는 국립대 교수 중 60세가 넘은 우수한 교수를 지방 사립대에서 영입한다고 들었다. ‘경영학의 글루(스승)’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는 클레어몬트대에서 95세까지 교수로 재직했다.
정년이 필요한 이유로 혹자는 교수들의 연구력 저하와 재정압박을 들지만, 60세 정도에서 연구성과·학문성취도·강의평가 등의 기준을 적용해 연봉계약제 또는 임금피크제 등을 도입해 정년을 늘리면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최근 모 사립대가 국내 최초로 학문성취도가 높은 교수의 정년을 올해부터 70세로 연장하기로 한 것이 좋은 예다.
또한 국가차원에서 고급두뇌의 활용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를테면 특허청에 특허출원을 신청하면 심사기간이 너무 길어 국제경쟁력을 상실하는 등 부작용이 심각하다고 한다. 빨라야 1년이 걸린다고 하는데, 특허만 나오기를 학수고대하는 기업들은 세계 기술경쟁에서 낙오되기 십상이다. 심사 전문인력이 부족하다면 퇴직한 전국의 이공계 전공교수들에게 적정한 수당만 지급하면 얼마든지 다량의 특허심사가 단기간에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그 교수는 “값비싼 천연자원이 거의 없는 우리나라가 강국이 되는 길은 세계적 인적자원을 양성해 내는 것뿐이라는 지극히 당연한 진리를 실현하기 위해 우리 국가를 이끌어 갈 ‘0.1% 차세대 핵심인재의 양성’에 인생을 걸었다고 한다. 이름하여 ‘입실수도(入室修道)’. 일요일을 제외한 24시간 동안 33M2(10평)짜리 연구실에서 교육과 연구에 몰두하며 24년 동안 180여 명의 석·박사를 배출하고 190여 편의 논문을 써냈다.
“나는 떠납니다. 그러나 앞으로 뛰어난 후학들을 위해 우리나라 대학 교수의 정년을 없애야 하는 것 아닙니까.” 천둥 같은 그 교수의 지론이 뇌리에 남아 숙제를 안고 오는 학생 같았다.
한국대학신문 칼럼 | 입력 : 10-02-24 오전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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