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사정관제 신뢰성 또 타격
'서류 조작' 제보로 수사한 경찰 '혐의 없음' 결론
전교조, "조기 종결엔 정치적 배경있다" 의혹 제기
최근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경찰 수사로 입학사정관제가 또 한 번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경찰은 ‘혐의 없음’으로 수사를 종결했지만 수사 선상에 올랐다는 것만으로도 입학사정관제의 신뢰성은 타격을 입게 됐다. 이에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는 입학사정관제 신뢰성 강화 방안을 마련키로 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찰 수사 오른 입학사정관제=종로경찰서는 입학사정관전형에서 일부 수험생이 서류를 조작했다는 제보를 받은 뒤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종로경찰서는 서류 조작 정황이 의심스러운 학원 강사 이모씨를 대상으로 사실 여부를 확인했으며, 76개 대학(수도권 36개 대학)에 협조 공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그러나 종로경찰서는 혐의사실을 찾지 못한 채 수사를 종결했다.
종로경찰서 관계자는 지난 4일 “학원 강사 이모씨를 불러 조사했으나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면서 “다른 특별한 단서가 발견되지 않는 한 수사 진행이 어려운 상태여서 내사를 종결한다”고 밝혔다.
■입학사정관제 신뢰성에 타격=입학사정관제에 대한 공정성·신뢰성 논란은 그동안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그때마다 정부는 ‘문제 없다’, '정부를 믿어 달라'는 입장을 되풀이해 왔다.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입학사정관제의) 부작용이 구체적으로 나타난 것은 없다”면서 “많은 분들이 입학사정관제로 가게 되는 경우 입시 기준이 애매해 여러 문제가 나오지 않겠느냐고 했는데 지금까지는 문제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록 이번 입학사정관제 수사가 '혐의 없음‘으로 끝났지만 수사 자체만으로도 입학사정관제의 신뢰성은 또 한 번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입학사정관제 수사가 확대 해석되는 것에 대해 경계를 보여, 정부의 눈치를 살핀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실제 종로경찰서 관계자는 수사 중간 브리핑에서 “경찰 수사의 초점은 학생이 위조자료 제출로 합격 여부를 밝히는 것이지 입학사정관제가 문제 있거나 대학의 심사가 부실한지 여부는 초점이 아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입학사정관제 도입에 드라이브를 거는 상황에서 경찰이 정부 정책에 제동을 건다는 해석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이번 경찰 수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에 대해 의문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은 “경찰이 현 정부 교육정책의 핵심인 입학사정관제 비리를 밝혀 내고 제도 자체가 신뢰를 잃어버린다면 이는 이명박 교육정책의 파산을 의미한다”며 “서울 경찰 고위 관계자가 밝혔다는 ‘교육부로부터 입학사정관제도가 현 정부의 핵심 교육정책인데 그 자체가 훼손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달받았다’는 말은 사건 수사에 외압이 있었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교조는 “사건이 입학비리를 파헤치기보다는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을 지켜야겠다는 정치적 배경하에 ‘조기종영’됐다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입학사정관제 신뢰성 확보에 주력=결과에 상관없이 경찰 수사로 입학사정관에 대한 사회적 불신이 다시 들끓자 대교협은 입학사정관제 신뢰성 확보에 더욱 주력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대교협은 이달 안으로 입학사정관전형의 공정성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발표할 계획이다.
양정호 대교협 입학전형실장은 “(가이드라인은) 학생 서류의 허위·과장 부분을 검증하는 체제를 마련하고 공교육에서 대처할 수 없는 전형요소를 배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학부모들에게 문제의 소지를 남기지 않는 시스템을 갖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교협은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제주 KAL호텔에서 ‘입학사정관제 사례 발표 워크숍’을 개최하고 대학별 입학사정관제 사례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 한국대학신문(http://unn.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