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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이름엔 '역사'가 숨어있다
인천+하와이=인하대 ... 'Ewha Womans'에도 사연

‘Ewha Women's'가 아니라 'Ewha Womans’가 된 사연과 인하대가 ‘인천’과 ‘하와이’의 앞글자를 따서 만든 이름이라는 사실을 사람들은 얼마나 알고 있을까.

대학 이름을 알면 대학이 보인다. 대학의 이름에는 그 대학의 역사·이념·비전 등이 고스란히 녹아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교명은 대학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발판이 되기도 한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부각되기도 한다.

인하대는 ‘인천’과 ‘하와이’의 앞글자를 따서 만든 이름이다. 1952년 이승만 전 대통령은 하와이 교포 이주 50주년 기념사업으로 인천시에 공과대학 설립을 발의했다. 재원은 인천시의 지원, 하와이 한인기독학원을 판 대금, 이주 교포의 성금 등으로 마련됐다. 이런 연유로 '인'자와 '하'자를 따서 교명을 지었다. 두 단어의 조합으로 교명을 지은 또 다른 대학은 연세대. 1957년 1월 연희대학교와 세브란스의과대학의 통합으로 출범하면서 한 글자씩 따서 '연세'라고 교명을 지었다.

대학의 영문 이름에도 전통이 숨어 있다. 이화여대의 영문표기는 ‘Ewha Womans University’. 문법상 ‘Women’s’가 맞지만, 이화여대는 고유명사화한 ‘Womans’를 사용한다. 이화여대 홍보과 관계자는 “영문의 Womans는 학생 개개인의 고유성과 개성을 존중한다는 의미와 함께 이화여대가 단 한 명의 학생으로 시작한 것을 상징하기 위한 표기법”이라고 밝혔다. 배재대의 경우도 영문표기가 ‘Pai Chai University’다. 한글 발음대로 표기한다면 ‘Bea Jae University’로 써야 옳다. 하지만 배재대는 고종이 ‘영재를 기르는 곳’이란 의미를 담아 한글이 아닌 한자 ‘培材學堂’으로 이름을 내렸기에 (그 뜻을 고스란히 표현하기 위해) 한자를 영어발음으로 그대로 표기했다.

독특한 방법으로 이름을 정한 대학도 있다. 부산의 경성대는 부산산업대에서 종합대학으로 승격하면서 1988년 공모를 통해 학교 이름을 지었다. 200여 편의 응모작 중 ‘경성대’, ‘부경대(1988년은 지금의 부경대가 생기기 전이었다)’, ‘부성대’ 등이 최종 후보로 올랐다. 당시 기획처에서 근무했던 태경영 평생교육원행정실장은 “경성대로 결정된 것은 경상도의 별, 경사스러운 별이라는 뜻도 좋고 신문에서 대학 이름을 자모순으로 발표하는 경우가 많아 자모순이 앞에 온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대전의 한밭대와 제주의 탐라대는 지역의 옛 이름을 사용했다. 설립자의 이름과 대학 이름이 연관된 곳도 있다. 가천의과대의 ‘가천’은 이길여 총장의 호를 딴 것이고 광운대의 ‘광운’은 설립자 조광운 선생의 이름에서 비롯됐다.

교명이 갖는 의미가 크다 보니 교명 때문에 법정까지 가는 일도 있다. 세종대는 고려대가 조치원분교를 ‘세종캠퍼스'라고 명명하자 세종대와 혼동될 수 있다며 사용 금지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 경상대는 국립대로서 '경남'이라는 교명을 쓰고 싶어했지만 기존의 사립대인 경남대가 있어 교명 변경은 희망사항으로만 남아 있다.  그만큼 학교 이름은 각 대학의 구성원들에게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이윤섭 연세대 홍보팀장은 “대학 이름은 대학이 중요시하는 기본 이념을 담고 있고 또 구성원들을 하나로 묶어 주는 역할을 담당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skyoon@unn.net) | 입력 : 10-03-11 오후 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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