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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교명’ 변경 바람 … 통폐합도 한몫
경쟁력 강화 모색 … 일부는 통합 산물
긍정적 효과 많지만 무리하면 역효과
최근 대학들의 교명 변경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어 주목된다. 교명은 대학의 설립 주체, 교육이념, 특성화 분야 등 핵심 사안들을 집약적으로 드러내는 키워드다. 따라서 교명이 바뀐다는 것은 대학이 핵심부를 새롭게 정비하고 경쟁력 강화에 팔을 걷었음을 보여 준다는 점에서 단순한 개명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더불어 최근 교명을 변경한 많은 대학들은 이미지 제고, 신입생 충원율 향상 등의 효과를 거두며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타 대학·학내 구성원 간 분란을 야기할 수 있는 일부 대학들의 무리한 교명 변경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통합·내부 합의 등으로 변경

최근 많은 대학들이 잇따라 교명 변경을 추진하고 있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개별 대학 간 통합으로 인해 변경이 불가피한 경우이고, 또 하나는 다른 교명이 필요하다는 데 학내 구성원들의 인식이 모아진 경우다. 그러나 두 경우 모두 급변한 대학의 대외적 환경에 의한 변화라는 것에는 공통점이 있다.

우선 통합으로 인해 최근 4년 사이 교명을 변경한 대학에는 강릉원주대·을지대 등이 있다. 이 중 강릉원주대는 강릉대·원주대학이 통합해 지난해, 을지대는 을지의과대·서울보건대학이 합쳐져 2006년 교명이 변경됐다. 강릉원주대·을지대 등과 달리 통합 후 양 대학의 교명이 함께 변경되지 않고 한 대학이 캠퍼스화된 대학들도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006년 삼척대가 강원대 도계캠퍼스로, 여수대가 전남대 여수캠퍼스로, 2008년에는 상주대가 경북대 상주캠퍼스로, 제주교대가 제주대 사라캠퍼스로 명칭을 변경했다.

지방 모 국립대 기획처장은 “그동안의 국립대 통합은 지역의 거점대에 소규모 대학이 흡수되는 형태로 진행돼 왔다”며 “소규모 대학의 명칭이 거점대 캠퍼스로 변경된 것은 국립대 간 통합이, 정확히 말하면 한 대학이 다른 대학으로 흡수됐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통합을 추진하고 있어 앞으로 교명이 변경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학들도 있다. 한국철도대학과의 통합을 타진하고 있는 충주대는 지난 1월 양 대학이 합쳐질 경우 ‘한국교통대’로 교명을 변경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호식 충주대 기획협력처장은 “철도대학과의 통합 시 교명을 한국교통대로 바꾸고 교통·철도 분야를 대학의 특성화 분야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가천의과학대·경원대도 통합을 추진하고 있어 향후 교명 변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경원대 관계자는 “통합에 앞서 지난해 양 대학 재단인 가천학원·경원학원이 통합을 완료, 가천경원학원으로 새롭게 출범했다”며 “재단이 합쳐진 것 외에는 양 대학 통합과 관련해 진행된 사항이 없다. 통합 후 교명이 변경될 가능성도 있지만, 자세한 내용은 현재로선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교명 변경이 필요하다는 데 구성원들의 인식이 모아져 학교 이름이 바뀐 대학도 있다. 이에 따라 2008년 진주국제대가 한국국제대로, 지난해에는 포천중문의과대가 CHA의과학대로 교명을 바꾼 것에 이어 올해는 서울산업대·진주산업대 등이 교명 변경을 추진 중이다.

서울산업대 기획처 관계자는 “학내 설문조사·공청회 등을 거쳐 지난해 12월 교과부에 ‘서울과학기술대’로의 교명 변경을 신청했다. 오는 5~6월이면 인가가 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예상대로 교명 변경 인가가 날 경우 올해 9월부터는 새 교명을 사용할 방침이다. 변경된 교명에는 세계적 연구·교육의 산실로 발돋움해 첨단 과학의 미래를 개척하는 대학이 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고 밝혔다.

또 진주산업대 관계자는 “일반대로의 전환 추진과 더불어 급변하는 사회환경에 적극 대처하고자 교명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보다 효과적·집중적인 논의를 위해 교명변경추진위원회를 운영 중”이라며 “최근 교명 변경 공모를 실시해 지난 5일 마감했고 현재 결과를 집계하고 있다. 공모 이전에는 국립진주대·국립경남과학기술대 등이 새 교명 후보로 거론된 바 있다”고 말했다.

■교명 변경 효과 ‘톡톡’ … 학내외 갈등 등 역효과도

최근 교명을 변경한 대다수 대학들은 이미지 제고, 신입생 충원율 향상 등의 효과를 보며 “바뀐 교명이 더 좋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몇몇 대학들은 교명 변경으로 학내외 갈등이 유발되면서 오히려 대학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기도 하다.

교명 변경에 대한 긍정적 효과·평가를 거두고 있는 대표적 대학은 한국국제대·CHA의과학대 등이다. 특히 한국국제대의 경우 교명 변경 이후 신입생 충원율이 눈에 띄게 상승, 실질적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정영철 한국국제대 기획처장은 “‘한국’이라는 명칭의 대표성이 주는 이미지 제고 효과가 크다. 교명을 보고 한국을 대표하는 국제대학이라는 인식을 갖게 돼 MOU, 유학을 문의하는 해외 대학·학생들이 많아졌다”며 “실제로 교명 변경 이전에는 신입생 충원율이 80%대였는데 올해는 거의 100%에 가깝다. 그동안 학내에서 경쟁력 제고를 위해 해 왔던 다른 노력들과 교명 변경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CHA의과학대는 교명 변경으로 차병원 재단의 대학이라는 점이 부각돼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의대 진학을 희망하는 배화여고 2학년 박모양은 “포천중문의대가 지난해 CHA의과학대로 교명을 변경한 이후에야 차병원 재단의 대학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교명 변경 이후 CHA의과학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수험생으로서 CHA의과학대가 차병원 재단의 대학이라는 게 대단히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그러나 교명 변경이 100% 긍정적 효과만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다. 특히 경상대·백석대 등은 교명 변경 과정에서 학내외 갈등이 유발되는 등 역효과를 불러오기도 했다. 백석대 사회복지학부 4학년 김모씨는 “백석대는 지난 2006년 천안대에서 현재의 교명으로 이름을 변경했다. 당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다소 부족해 학내 반발이 심했다”며 “교명이 천안대일 때는 지역을 대표하는 대학이라는 인식이 있어서 좋았는데, 훌륭한 이름을 잃은 것 같아 아직까지도 안타깝다. 또 교명 변경이 불가피했다면 학생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동의를 구하는 과정이 있었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경상대의 경우 ‘경남’이라는 교명을 놓고 경남대와 갈등을 빚으면서 “너무 무리한 시도를 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전남 모 대학 고위관계자는 “국립대로서 ‘경남’이라는 교명을 사용하고자 하는 경상대의 입장도 이해가 된다. 그렇지만 이웃 대학과 갈등까지 겪어 가며 동일한 교명을 사용하려고 하는 것은 너무 억지스럽다는 생각이 든다”며 “외부인의 객관적 시각으로 봤을 때, 경상대의 교명 변경 추진은 다소 욕심이라는 느낌이 든다”고 밝혔다.
민현희 기자 (mhhph@unn.net) | 입력 : 10-03-15 오전 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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