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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는 대학 규제, 대학은 학생 규제'
성균관대 박용부 교수, 201개 대학 학칙 분석
"군부당시 제약 조치 그대로..."
군사독재 시절 학생들의 자치 활동을 제약하기 위해 만들어졌던 조치들이 현재까지 대학의 학칙으로 그대로 명시돼 운용되고 있다.

학칙 규정은 모든 대학에서 거의 유사한 문구로 돼 있고, 학교의 규모, 지역, 특성 등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 채 획일적 내용으로 이뤄져 대학행정의 타율적 습성을 드러내고 있다.

성균관대 박용부 교수는 한국교육개발원(원장 고형일)이 발행하는 계간 ‘한국교육’ 최신호에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대학 학칙의 제정과정과 현행 학칙의 내용 분석’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은 지난 5월 기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에 등록된 201개 4년제 대학 중 홈페이지에 학칙을 수록한 189개교의 학칙 내용을 분석하고 있다.

◆대학은 학생 규제 ... 기존 규제 틀 그대로 운영

‘학생활동제한 또는 금지’의 학칙을 운영하고 있는 대학은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포스텍(포항공대), 한양대, 이화여대 등을 비롯 119개교로 조사 대상 학교의 63.0%에 달했다.

숙명여대, 아주대, 전남대, 조선대, 한국외대 등 조사대상 대학의 40.7%인 77개 대학에서 간행물 승인에 대한 규제조항을 포함하고 있었으며, 국민대, 대구대, 인천대, 한국해양대 등 75개교(39.7%)는 집회활동과 관련한 승인 규정을 학칙에 포함하고 있다.

집회신고, 학생회 임원 자격에 대한 조항을 담고 있는 대학도 각각 17개교(9.0%)에 달했으며, 시설물 승인과 관련한 규제 조항을 학칙에 내포하고 있는 대학은 4개교(2.1%)에 달했다.

학생활동 금지, 집회 등과 같은 학생활동의 승인, 간행물 발간에 대한 규제 조항들은 1940~1950년대 학칙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1960년대 이후 포함됐던 이들 규제조항들은 6.29선언을 시발점으로 한 80년대 후반기 개별 대학들의 실정에 따라 폐지되거나 완화됐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신설 대학들을 중심으로 다시 종전 관련 규제 조항들이 별다른 논의 과정 없이 슬그머니 부활되고 있다. 대학 규모, 지역, 특성 등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획일적 내용으로 구성된 이들 조항들은 대학행정의 타율적 습성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박 교수는 지적했다.

◆정부는 대학 규제 ... 자율권 부여해놓고 지원사업 등에 연계

대입과 관련한 입학시기, 지원자격, 편입과 재입학 자격, 지원절차, 전형방법, 입학허가, 등록 등의 조항도 대학마다 거의 동일한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대부분의 대학들이 입학시기를 학교별로 학년초 30일 이내, 지원자격은 ‘고교 졸업자 혹은 예정자 또는 법령에 의해 동등이상의 학력이 있다고 인정된 자’등으로 거의 동일한 내용으로 정하고 있다. 입학전형자료는 고등교육법 시행령 내용에 따라 ‘고교 학교생활기록부, 수능성적을 비롯해, 논술 등 필답고사, 면접 구술고사, 신체검사, 실기실험고사, 교직 적성인성검사 등을 포괄하는 대학별 고사의 성적과 자기소개서 등 교과성적외의 자료 등을 입학전형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는 내용을 차용해 실제 대학별 고사 중 논술을 시행하지 않은 대학도 학칙상으로는 이를 규정화해 놓고 있다.

대입은 정부규제가 가장 과도한 부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실제 일선 대학이 자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사항은 거의 없다. 대학 학칙도 정부의 입법 조치에 연동해 다분히 수동적으로 개정, 변경돼 왔다.

학생 정원도 비슷한 상황이다. 각 대학의 학칙상 정원 관련 사항은 별도로 정해 정원 운용을 하고 있지만 1998년부터 대학정원령이 폐지되면서 지방대학은 대학설립기준요건을 갖춘 대학에 한해 정원운용이 자율화되고 수도권 소재 대학은 수도권정원억제정책에 묶여 정원증원이 계속 통제받아왔다.

특히 대학특성화, 대학구조개혁, BK21, 지방대학통합 등의 사업을 학생 정원 정책과 연계해 정원을 감축하지 않은 대학은 지원 사업에 불이익을 주거나 신청을 실제적으로 제한하고 있어 대학의 정원 관련 학칙 조항은 그야말로 유명무실한 규제하게 만들었다.

박 교수는 “규제내용이 강했던 조항일수록 획일적이고 일률적인 형태를 띄고 있다”며 “대학들이 자율화가 이뤄졌음에도 기존의 규제 틀을 계속 유지하는 등 전반적으로 수동적 학사운영을 해왔던 증거”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학생을 규제하는 구태의연한 학칙조항을 수정하지 않은 채 운영 중인 대학들도 상당수 있고 정부는 대학에 자율권을 준다 하면서도 정작 각종 지원사업과 연계해 직간접적으로 대학 정책에 관여하고 있다”며 정부당국은 '대학을 규제하고 대학은 학생을 규제'하는 현실을 비판했다.

윤지은 국장 기자 (alice@unn.net) | 입력 : 06-08-05 오전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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