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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인수 대학, 지원 늘리고 속도 늦춰야
중앙대 구조조정 거센 반발… 기업식 재편 역효과
개입 없는 지원, 장기 회수 전망 가져야 대학 발전

“인수하면 영향력을 행사하는 게 당연하다.” 박용성 이사장이 전면에 나선 중앙대가 시끄럽다. 작년 이맘때 교직원 ‘명예퇴직’ 바람이 불더니 1년 뒤에는 학과 구조조정안을 두고 정면으로 맞부딪쳤다. 교수들은 독자적 구조조정안을 내놓았고, 학생들은 삼보일배로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급기야 18일에는 구조조정 대상 학과들이 무기한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중앙대는 가장 최근에 기업이 인수한 대학이다. 두산 재단 영입 당시 든든한 후원자가 생겼다며 환영하던 목소리는 항의와 반발로 바뀌었다. 사실 중앙대가 추진하고 있는 교수연봉제와 업적평가제, 학과 구조조정 방안 등은 다른 대학들의 ‘발전전략’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기업 인수 대학으로 주목을 받아온 만큼, 대학의 기업화 논란과 함께 맞고 있는 ‘역풍’의 강도는 차원이 다르다.

■기업 인수 대학 재정지원 얼마나= 현재 기업이 인수한 대학은 중앙대(두산)를 비롯해 성균관대(삼성), 아주대(대우), 국민대(쌍용), 인하대(한진)를 꼽을 수 있다. 기업이 직접 설립한 경우로는 포스텍(포스코)과 울산대(현대)가 있다. 90년대 중반 이후 아주대, 성균관대, 중앙대는 각각 “재단 재정이 든든해진다”고 환영을 받으며 입성했다.

이들 대학은 장학금 예산 확대와 신규 건물 건립, 졸업 후 취업 보장 등의 후광으로 성장했다. 중앙대의 경우 장학금 관련 예산이 전년 대비 83억 원 가량 늘어났고, 이 추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저간의 사정을 살펴보면 이 같은 성장세는 ‘이미지 제고’에 치중한 면이 컸다. 오히려 대학 재정은 ‘기대 효과’와 달리 건실해졌다고 보기 어려운 수준이다.

한국대학교육연구소가 지난 10년간(1999년~2008년) 기업 운영 대학들의 재정과 교육 여건 등을 분석한 결과(중앙대 제외)에 따르면, 이 대학들의 부동산·주식 등 수익용 기본재산이 대학 재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감소했다. 아주대가 34.7%, 성균관대는 7.3%, 국민대도 1.2% 줄어들었다. 반면 이들 재단의 이월적립금 규모는 같은 기간 크게 올랐다. 성균관대 285.5%, 아주대 177.5%, 국민대 91.2%로 나타났다.

더 큰 문제는 기업들의 지원 방식과 편중 현상에 있다. 재단 법인과 대학은 회계가 분리돼 있고, 기업들은 재단을 경유해 ‘간접지원’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대학에 ‘직접투자’하는 경우가 적어 대학 구성원들이 느끼는 체감 효과는 크지 않다. 친기업적인 학과나 단과대학에 지원이 쏠리는 현상도 발견된다.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임희성 연구원은 “사실상 언제라도 기업이 손을 뗄 수 있는 구조다. 지원금 또한 ‘가능성 있는 학과’에만 집중된다”고 지적했다.

■껍데기만 ‘연구중심대학’ 될 수도= 중앙대는 지난해 ‘회계와 사회’를 공통교양 과목으로 신설해 운영 중이다. 전공에 상관없이 졸업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들어야 한다. 회계 원리를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기업식 논리가 적용된 것이다. “기업이 중앙대 출신을 뽑으면 회계는 웬만큼 안다는 평가를 받게 하겠다”는 박용성 이사장의 교육관이 반영됐다.

현재 논란이 일고 있는 학과 구조조정도 이 연장선상에 있는 만큼 반응은 엇갈린다. 대학들이 영어 사용을 전면화하는 추세를 감안해 ‘실용’의 관점에서 받아들이는 입장도 있다. 반대하는 측은 학문의 자율성을 무시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내세운다. 여기에 ‘연구중심대학’이란 위상과 속성에 걸맞지 않은 처사란 비판도 덧붙여진다.

실제로 중앙대가 추진하는 엄격한 교수 업적성과 평가는 ‘연구중심대학’의 영역에 속한다. 연구업적·교육실적·봉사 등 3개 분야에서 연구·교육·예체능 3개 그룹으로 나눠 등급을 매기는 내용이다. 그러나 박 이사장의 교육관과 운영방식은 오히려 학생 취업 등에 올인하는 ‘교육중심대학’의 목표와 겹친다. 이 괴리감이 구성원들의 불만을 불러왔다.

이광호 중앙대 교수(생명과학과)는 “인문·사범계열 등 기초 학문 분야를 잘 조절해주면 대단위 구조조정의 희생을 감수할 수도 있지만, 구조가 바뀌면 운영도 바뀌는 게 진짜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는 “논의 중인 책임부총장제, 행정교수제로 외부 인사를 영입해 이사장의 미션을 수행하는 ‘기업식 운영’이 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개입보다 ‘지원’을… 속도 늦춰라= 선배 격인 성균관대는 삼성 인수 후 입학생들의 수능 점수가 올라가는가 하면 각종 지표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삼성병원을 배경으로 한 의과대학의 약진, 삼성전자를 염두에 둔 이공계의 발전이 뒤따랐고 법학전문대학원 인가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아 고려대·연세대와 같은 정원을 배정받기도 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대학혁신의 모범사례 중 하나로 성균관대를 꼽았다.

‘관리의 삼성’이 빛을 발했다. 2000년대 초반 진보 성향의 교수와 학생회 등에 대한 ‘사찰 문건’이 폭로돼 논란을 빚은 것을 제외하면 큰 잡음 없이 운영해오고 있다. 성균관대 모 교수는 “삼성에 비하면 두산은 투박한 편”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짧은 시간 안에 중앙대를 재편하려는 두산에 무리가 따르는 것은 당연하다. 삼성의 대학 발전전략도 두산과 다름없는 ‘기업식’이지만 시간을 두고 조용히 진행돼 반발이 표면화되지 않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균관대와 삼성, 중앙대와 두산의 관계에 가치관의 차이는 거의 없다. 대학 사회에 경쟁 요소를 ‘보완’한 것에는 의의가 있지만, 이들 기업이 대학에 ‘기업관’을 이식하는 것 또한 긍정적으로만 보기 어렵다. 그러나 여기에는 ‘연구중심대학’이란 방향성을 전제로 평가 시스템을 엄정화한다는 암묵적 합의가 존재했다. 성균관대의 경우, 반도체 관련 학과를 지정해 취업과 연계시키는 등 모든 학과에 ‘일률적 잣대’를 들이대지는 않았다.

기업과 대학은 효율성 면에서 반대편에 서 있다. 때문에 대학에 단기간 내 기업식의 ‘아웃풋(output)’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합의 과정에 바탕한 ‘시간차 성과’를 수용할 수 있어야 경쟁력이 높아지는 구조인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도 ‘단기 수익’이 아닌 ‘장기 회수’ 관점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지원하되 개입하지 않는다.” 기업 인수 대학들이 새겨야 할 방침이다.

김봉구 기자 (paper81@unn.net) | 입력 : 10-03-19 오전 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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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ㅇㅇ 모두가 연구중심대를 부르짓는데 중대만 취업중심대로 역주행!!! 대학이 문화센터인가? 2010-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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