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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학원 개혁 '시동'
제1차 교육개혁대책회의에서 교육개혁 방향 발표
교육연구거점 육성·우수 박사과정생 지원
이명박 정부가 교육개혁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고등교육 분야에서는 대학원이 개혁 대상에 올랐다. 이는 현재 대학원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를 위해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는 내년부터 교육연구거점 육성과 우수 박사과정생 지원을 골자로 대학원 선진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교과부의 대학원 개혁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도 제기되고 있다.





■교육연구거점 육성·우수 박사과정생 지원=최근 교과부가 ‘제1차 교육개혁 대책회의’에서 보고한 ‘교육개혁 추진방향과 과제’에는 ‘대학원 선진화를 통한 글로벌 수준의 박사 양성’이 중점 의제로 포함돼 있다. 그동안 교과부는 입학사정관제·구조개혁·교육역량강화사업 등 학부 중심으로 교육개혁을 추진해 왔지만 대학원까지 교육개혁의 대상으로 확대했다. 국내 우수 학생들이 외국으로 나가지 않고도 국내에서 경쟁력 있는 대학원 교육을 통해 세계적 수준의 박사로 양성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그 목적이다.

내년 신규사업으로 추진될 ‘대학원 선진화를 통한 글로벌 수준의 박사 양성’ 사업은 교육연구거점(기존 대학원 또는 신설 융복합대학원 형태) 육성과 우수 박사과정생 지원이 핵심이다. 안병만 교과부 장관은 “대학원 교육을 선진화해 국제 경쟁력을 갖춘 우수 박사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신규 사업을 기획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정부는 대학 교육을 선진화하고 미래 사회를 이끌어 갈 우수 인재 양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학원 개혁 왜?=정부가 대학원 개혁에 나선 것은 ‘국내 박사 저평가→국내 우수 학생의 해외유학→대학원 경쟁력 저하’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겠다는 의지에서다.

교과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학사 중심의 대학 운영·석사 중심의 대학원 운영으로 세계적 수준의 박사 양성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그래프 참조> 또한 국내 대학원 박사과정은 단시간 근무제(part time) 학생 중심(64.4%)으로 운영되고 있고 국내 박사는 해외 박사에 비해 낮게 평가되는 실정이다. 박사과정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박사 후 진로 선택 시 해외 학위가 유리하다는 의견(매우 유리 61.7%·유리 35.3%)이 대다수로 나타났다.

사정이 이러하자 국내 우수 학생들의 외국행은 불가피한 실정이다. 2008년 기준으로 국내 학생들의 해외 유학생 수는 12만7000명에 이른 반면, 외국인의 국내 유학생 수는 4만585명이었다. 특히 미국 대학으로 유학 간 국내 학생은 2006년 4만7554명에서 지난해 5만2178명으로 21% 증가했다. 이는 유학 연수 수지 적자가 연 45억 달러 규모에 이르는 원인이 되고 있다.

여기에 국내 학생들의 해외 유학 러시는 국내 교수들의 해외 박사 비율이 높다는 것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교과부에 따르면 서울대의 경우 50.4%(이공계는 83%)가 해외 박사 출신이다. 그러나 일본 도쿄대의 경우 해외 박사 출신은 5.2%에 불과하다. 일본은 우리나라에 앞서 2007년부터 ‘글로벌 COE(Center of Excellence)' 사업을 추진, 교육연구거점 140개를 양성해 오고 있다.

■대학원 개혁 성공 여부에 촉각=교과부가 대학원 개혁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어서 그 성공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교과부의 개혁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

무엇보다 국내 대학·기업 등이 해외 박사, 특히 해외 유명 대학 출신 박사들을 선호한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특히 최근에는 외국어실력이 중요해지고 대학에서는 영어강의 비중이 확대되면서 해외 박사 출신 선호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대학의 경우 기득권·파벌 의식이 강한 교수집단에서 상대적으로 비율이 높은 해외 박사 출신 교수들은 공고한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다. 국내 박사 출신들이 교수 되기란 하늘의 별 따기란 말이 나올 정도다. 결국 교수채용·취업 등에서 국내 학위보다는 해외 학위가 유리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기 때문에 정부 지원 못지않게 사회적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

정부 지원이 어느 정도 규모로, 또한 얼마만큼 효율적으로 추진될지도 중요하다. 현재 대학원 인력양성사업은 ‘BK21’과 ‘WCU' 사업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이 두 사업은 오는 2012년 종료된다. 따라서 내년부터 신규로 추진되는 교육연구거점 육성·우수 박사과정생 지원 사업의 중요성은 크다. 생색내기에 불과한 지원 규모로는, 제2의 ‘부익부 빈익빈’을 양산하는 방식으로는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한 대학원 박사과정생은 “대학원생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BK21 사업에 선정되지 않은 대학 위주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사업에) 선정된 대학과 선정되지 않은 대학 간 차이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대학원 개혁에 나선 교과부, 교육 개혁이라는 타이틀에 맞는 성과를 거둘지 아니면 또 다른 구호에 불과할지 주목된다.
정성민 기자 (bestjsm@unn.net) | 입력 : 10-03-26 오후 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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