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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총장후보 3인 “법인화 조건부 수용”
성낙인 교수 “단과대 자율 주고 책임 강조”
오세정 교수 “기초학문 지킴이 역할 톡톡”
오연천 교수 “학문 후속세대 양성에 박차”
서울대 차기 총장 후보가 3명으로 압축됐다. 서울대 총장후보초빙위원회는 지난 27일 성낙인(법학부)·오세정(물리천문학부)·오연천(행정대학원) 교수를 제25대 총장후보 대상자로 선정했다.

서울대는 오는 5월 3일 전임강사 이상의 교수(1표)와 직원(0.1표) 투표를 실시한다. 3인의 후보자 가운데 1·2위 당선자를 가려 교과부에 차기총장 최종후보로 추천한다.

본지는 3인의 후보에게 △총장출마 계기 △서울대 법인화에 대한 입장 △세종시 진출계획 △서울대 발전방안에 대해서 질문했다. 그 결과 3인의 후보 모두 법인화에 대해선 ‘조건부 수용’ 을 밝혔다. 세종시 진출에 대해선 “현 관악캠퍼스에 소속된 단과대학을 옮기는 것은 반대한다”며 “세종시 성격에 맞는 연구기관 설립”을 제시했다.

출마 계기에 대해 성낙인 교수는 “법인화를 앞둔 시점에서 법학자로서 서울대 법인의 법과 제도를 만드는 점에서 안정감을 줄 수 있지 않겠느냐는 권유가 있었다”고 밝혔다.

오세정 교수는 “법인화가 실현되면 대학의 이념과 본질을 잡고 기초학문을 보호해야 한다”며 “때문에 기초학문에서 출마 할 사람이 필요하단 의견이 많았고, 스스로도 이 부분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성낙인 교수
오연천 교수는 “글로벌 무한경쟁 시대를 맞아 세계적으로 인재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서울대가 국민에 봉사하고,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지적 토대를 만드는 데 기여하기 위해” 출마했다고 밝혔다.

‘서울대 법인화’에 대해선 3인의 후보가 모두 ‘조건부 수용’ 입장을 밝혔다. 자율화와 재정확충이 담보된 법인화라야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성 교수는 “대학의 자율과 자치를 정립할 수 있는 법인화가 돼야 한다”며 “법인화 되어도 서울대의 주인은 국가이기 때문에 정부 지원은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오세정 교수는 “해외 경쟁대학은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상황에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선 자율성을 갖추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며 “대학의 비판정신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권력에 대해 독립성을 확보한 법인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오 교수는 “아무래도 법인화가 되면 돈이 되지 않는 분야가 소외될 우려가 있다”며 “기초학문이나 인문학 문야는 학문적 가치를 위해서도 보호해야 하며, 총장이 된다면 기초학문 지킴이로서의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오세정 교수▶
오연천 교수는 “법인화가 되더라도 학문의 자유, 학생선발의 자유, 인사·재정의 자율성이 확보돼야 한다”며 “특히 서울대가 가진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선 재정확보가 가장 중요하며, 이 부분에서 정부지원이 안정적으로 공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시 계획에 대해선 3인의 후보가 모두 “세종시 성격에 맞는 연구기관 설립”을 제시했다.

성 교수는 “세종시에는 대학민국 전체의 연구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연구기관이 필요하다”며 “기존 관악캠퍼스에 있는 연구기관이 아닌 국가 신성장동력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기관을 설립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정 교수도 “현재 관악캠퍼스에 있는 단과대나 연구기관이 빠져나가면 종합대로서의 강점을 잃어버릴 수 있다”며 “기존 학부나 단과대 이전이 아닌 과학비즈벨트 성격에 맞는 연구시설이나 연구팀이 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연천 교수도 비슷한 입장을 밝혔다. 오 교수는 “세종시 계획에 관한 대표기구를 구성해 서울대에 맞는 대안을 모색하겠다”며 “그러나 기존 교육단위나 연구 분야를 이전하지 않고, 새로운 가치창조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기관을 설립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대 발전방안에 대해선 3인의 후보가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성 교수는 국제화를, 오세정 교수는 학부교육 강화를 강조했다. 오연천 교수는 경쟁력 있는 박사 배출을 역설했다.
◀오연천 교수
성 교수는 “모든 학생이 재학 중 한 번은 세계무대에 나가 수학할 수 있도록 하고, 안으로는 내실을 다져 외국 교수·학생이 서울대를 찾도록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내적으로는 자율과 책임을 강조해, 각 단과대 중심으로 자율 운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총장은 단과대 자율운영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대신 자율운영에 따른 책임을 강조하겠다”고 덧붙였다.

오세정 교수는 “그간 서울대가 연구업적에 대한 강조는 많이 해온 반면 상대적으로 학생교육에 대해선 소홀했다”며 “학부생들을 사회적 리더로 성장시키기 위해 인성교육과 감성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신임 교수에 대한 연구지원도 강조했다. 그는 “외국의 경우 신임 교수를 임용하면 정착연구비를 주고 있다. 이걸로 연구에 필요한 기자재를 구입하고 바로 연구에 착수할 수 있도록 해준다”며 “우리(서울대)도 정착연구비를 주긴 하지만 너무 작다. 신임 교수에게 연구업적을 강조한다면 그만큼 연구 여건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오연천 교수는 “학문후속세대 양성을 위해서 ‘자랑스러운 서울대 박사’프로그램을 도입하겠다”며 “서울대에서 배출한 국내 박사가 해외에서 학위를 딴 박사에 비해 경쟁력이 뒤떨어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대에서 배출한 박사가 교수로 임용될 수 있도록 하는 지원 프로그램도 마련하겠다는 얘기다. 그는 또 “빈곤, 에너지 등 인류 공통의 문제에 기여할 수 있는 서울대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서울대가 외국에서 수입된 학문만 전달하는 게 아니라 지식창조자가 돼 우리 사회의 문제와 세계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3인의 후보는 모두 경기고와 서울대를 졸업했다. 성낙인 교수는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제2대학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영남대 법대 교수를 거쳐 1999년부터 서울대 법대 교수로 재직해 왔다. 서울대 법대학장과 한국공법학회 회장, 법무부 법교육연구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현재 학국법학교수회 회장, 한국법교육학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헌법학의 권위자로 알려져 있다.

오세정 교수는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4년부터 서울대 교수로 재직 중이며, 서울대 자연과학대 기획연구실장과 자연과학대학장,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과학재단 이사,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 위원 등으로 활동 중인 오 교수는 경기고와 서울대를 모두 수석 입학·졸업했다. 스탠퍼드대 재학중에도 미국과학재단(NSF) 장학생 9명을 제치고 논문자격시험에서 수석을 차지한 바 있다.

오연천 교수는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3년부터 서울대 행정학과 교수로 재직해오며, 행정대학원장 등을 지냈다. 한국조세학회 회장, 한국공기업학회 회장, 기획예산처 정부투자기관경영자평가단장, 한국산업기술평가원 이사장 등을 지냈다. 현재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위원, 청소년 금융교육협의회 회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오 교수는 지난 2006년 총장 선거 당시 이장무 현 총장과 조동성 경영대 교수에 이어 3위를 기록한 바 있다.
신하영 기자 (press75@unn.net) | 입력 : 10-04-01 오후 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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