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교수 ‘교육 평가’ 강화 확산
한양대, 교수 업적평가 시 교육부문 강화 검토
“강의석좌교수도 도입...강의 잘하면 정년연장”
건국·아주·인하·이화여대도 교육부문 강화 모색
‘학부교육 선도대학 지원사업’, ‘교육역량강화 지원사업’ 등 최근 정부의 학부교육 강화 정책에 맞춰 대학가에서도 ‘교육력 강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그간 ‘연구중심 대학’을 표방, 교수들의 연구 실적만을 강조해 온 데서 나타나는 변화다.
1일 대학가에 따르면, 서울 주요대학 중 ‘학부교육 강화’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는 곳은 한양대다. 한양대는 학부교육 선도대학 사업을 위해 최근 태스크포스(이하 TF)팀을 꾸리고, 제도 개선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까지 검토된 학부교육 강화방안은 △교수 승급 시 교육부문 평가강화 △강의석좌교수제 도입 △융합교육과정 신설이다.
특히 연구 60%, 교육 30%, 봉사 10%로 이뤄지던 교수업적 평가비율을 연구 50%, 교육 40%, 봉사 10%로 변경을 검토 중이다. 이형규 교무처장은 “그 동안 연구중심을 표방하면서 강의부실에 대한 우려가 있어 왔고, 교육의 질을 제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며 “등록금을 받아서 운영하는 대학에서 학생교육에 신경을 덜 쓰고 연구만 하면 연구소기능과 다를 게 없지 않느냐. 학생들이 질 좋은 교육을 받아 진로를 잘 택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교수 업적평가에서 교육부문의 비율을 높인다고 교육이 강화되는 것은 아니다. 평가의 변별력이 생기지 않으면 비율 조정의 취지가 무색해 진다. 때문에 이형규 처장은 “그간 교육부문의 평가비율이 30% 정도였지만, 6시간 이상 수업하고 강의평가 B등급 이상이면 무리 없이 승진할 수 있었다”며 “비율 조정만이 아니라 교육부문의 변별력을 강화하는 게 핵심”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문 평가에서 변별력을 갖춰 “교육을 잘하는 만큼 평가받도록 하겠다”는 얘기다.
아울러 강의석좌교수제도 도입한다. 한양대는 그간 ‘연구석좌교수’만 운영해 왔다. ‘연구’와 ‘교육’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새로이 강의부문의 석좌교수도 임명하겠다는 얘기다. 강의석좌교수로 선정되면 70세까지 강단에 설 수 있다. 한양대는 △최근 5년간의 강의평가 결과 △졸업예정자 대상 설문조사 △교양·전공과목의 저명한 강의교재 집필 여부 등을 평가해 강의석좌교수를 임명할 방침이다.
이형규 처장은 “매년 졸업예정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통해 ‘후배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강의’를 조사하고, 강의평가 결과와 집필한 강의교재 등을 평가해 강의석좌교수를 선정할 것”이라며 “선정된 교수들은 정년을 연장 받아 70세까지 강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한양대는 올해 1학기부터 교수 강의평가 결과를 100% 공개했다. 지난해부터는 강의평가 상위 10%의 교수들에게 300만원의 인센티브를 수여하고 있다.
정부가 학부교육을 강조하면서, 이런 분위기는 다른 대학에도 확산되고 있다. 너도나도 ‘연구중심’을 표방해온 그간의 흐름에 비춰볼 때, 대학가가 변화를 맞고 있는 셈이다.
이화여대 황규호 교무처장은 “교수업적평가 시 교육부문을 강화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며 “강의를 잘하는 것도 연구를 잘하는 것만큼 인정받도록 해야 한다는 방향에서 제도 개선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하대 조남희 교무처장도 “교수 평가에서 교육부문에 대한 평가를 강화하는 쪽으로 평가시스템 개선을 검토 중”이라며 “교수 업적평가를 ‘교육트랙’과 ‘연구트랙’으로 이원화해 교수들이 나름의 강점에 따라 선택해 평가받도록 하는 방안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교무처 내에서 평가시스템 개선안을 연구 중인 인하대는 오는 7월경에 이에 대한 개선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아주대도 학부교육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시스템 개혁을 준비중이다. 홍만표 교무처장은 “교수들이 교육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시스템의 변화를 고려 중”이라며 “교수 업적평가에서 연구와 교육이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방향에서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건국대도 최근 ‘교수업적평가위원회’를 구성하고, 제도개선을 논의 중이다. 김지인 교무처장은 “현재 관련 위원회에서 교육부문 평가를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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