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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의 리더십’이 뜬다
신임 총장들, 핵심 공약으로 내세워
매주 티타임·메시지 발송 등 정례화
최근 각 대학 총장들이 학내 구성원들과의 소통을 대폭 강화하고 있어 주목된다. 단체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서는 리더가 구성원과의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서로 간 의견을 수렴·조율하는 게 필수인 시대가 된 만큼, 총장들도 ‘소통의 리더십’을 적극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오늘날 총장들은 취임 당시부터 구성원과의 소통을 강조하며 많은 시간을 할애해 교수·직원·학생과 대화하고 있다.

■‘소통의 리더십’ 핵심 공약 부상

최근 사회 전반에서 리더·구성원 간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소통의 리더십’을 주요 이행 공약으로 강조하는 신임 총장들도 눈에 띄게 늘었다. 실제로 올해 들어 임기를 시작한 총장 중 대다수는 취임식에서 “구성원들과의 대화를 통해 대학을 이끌어가는 총장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채정룡 군산대 총장은 지난달 9일 열린 취임식에서 “총장실의 문턱을 낮춰 대학 구성원들의 의견을 가감 없이 듣겠다. ‘일로동행’이란 말을 마음에 깊이 새기고 한마음으로 힘을 합쳐 문제를 풀어 나갈 것”이라며 “혁신과 참여, 통합을 통해 군산대를 △구성원과 소통하는 대학 △지역사회에 적극 참여하는 대학 △대한민국에서 인정받는 대학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또 허향진 제주대 총장도 지난달 5일 개최된 취임식에서 “대학의 비전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구성원 간의 상호 협력·소통 시스템이 원활히 구축돼야 한다. 소통의 단절과 부재는 혁신·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이라며 “총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대학 발전의 비전·목표를 제주대 전 구성원과 공유하며 민주적 소통·화합의 리더십을 발휘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월 23일 취임한 박철 한국외대 총장 역시 “한국외대의 발전은 총장 혼자만의 힘으로는 이뤄질 수 없다. 구성원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4년 동안 투명성·순발력·효율성이라는 세 가지 원칙하에 ‘나눔의 리더십’을 늘 새기겠다. 교수·직원·학생들이 학교 발전을 위한 고언을 줄 때 늘 찾아가 경청하고, 함께 논의하고, 진지한 자세로 해결점을 모색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서울 한 대학 교수는 “시대 변화와 함께 구성원들이 원하는 리더상도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다. 오늘날 사람들은 끊임없이 자신의 얘기를 들어주고 단체 운영에 반영해 주는 리더를 원하고 존경한다”며 “예전처럼 총장들이 자신의 신념만을 앞세워 대학을 운영했다간 발전은커녕 학내 분란만 일으키게 될 것이다. 이에 따라 각 대학 총장들도 구성원들과의 소통을 전적으로 강조·강화하고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주 시간 할애’ 소통의 일상화

임기 중인 총장들 중에는 구성원들과의 대화를 위해 매주 일정한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전남대·전북대 등은 총장·구성원 간 일상적이고 허심탄회한 소통을 통해 실질적인 변화를 거듭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김윤수 전남대 총장은 지난 2008년 8월 취임 직후부터 매주 수요일 오전 9시부터 1~2시간씩 교수·직원들과 ‘티타임’을 가지며 대화하고 있다. 티타임에는 전남대 교수·직원이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며, 총장은 물론 보직 교수들도 함께 참석해 구성원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최근 전남대 본부는 티타임에서 나온 의견을 바탕으로 학과 평가지표·연구비 집행 기준 등을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전남대 한 직원은 “처음 티타임이 생겼을 때는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닐 것이라 생각했는데 막상 해 보니 그렇지 않았다. 총장에게 하고 싶었던 말들을 종이에 적어 와 하나하나 서슴없이 말하는 구성원들도 많다”며 “교수들은 교수평가·강의평가·학교운영, 직원들은 복지 문제에 대해 언급하는 경우가 많다. 공문을 통해 말할 수 없었던, 그렇지만 정말 중요한 문제들에 대해 서로 대화할 수 있어 좋다”고 밝혔다.

서거석 전북대 총장도 지난 2006년 12월 취임 이후 4년 동안 꾸준히 ‘단과대 순회 방문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서 총장은 전북대가 익산대학과의 통합 여부를 두고 몸살을 겪고 있을 당시 간담회를 통해 구성원과의 갈등을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 전북대 관계자는 “익산대학과의 통합을 앞두고 서 총장이 40회 이상 단과대를 순방하면서 대학 통합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구성원들의 의견을 경청했다”며 “당시 통합을 반대하는 구성원들이 정말 많았는데 간담회 이후에는 80% 이상의 교수가 통합을 찬성했다. 놀라운 결과였다”고 회상했다.

전남대·전북대 외에도 김기영 광운대 총장은 지난해 10월 취임 이후 3개월 동안 매일같이 각 부처·학과 교수·직원들과 만나 약 2시간씩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눴다. 또 전호종 조선대 총장은 매 학기 주당 1~2차례씩 각 학과 교수들과 오찬을 하며 해당학과의 불편·건의사항을 듣는 시간을 갖고 있다. 이번 학기 동안 전 총장은 총 78개 학과(부) 교수들과 오찬을 하며 대화하는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총장님께 메시지 왔어요!” 매체 활용도

컴퓨터·휴대전화 등 매체를 통해 구성원들과 소통하는 총장들도 많다. 특히 매체는 수가 많아 일일이 접촉하는 데 한계가 있는 학생들과의 소통 강화에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이배용 이화여대 총장은 지난해 4월부터 학기 초·시험기간 등이면 학생들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전송하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문자메시지의 발송시기·내용 등을 모두 이 총장이 직접 챙기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 총장은 지난해 1학기 중간고사 기간에는 ‘중간고사 기간도 파이팅~! 이화의 전성기를 이끄는 여러분이 자랑스럽습니다’, 2학기 개강일에는 ‘사랑하는 이화인 여러분♡ 개강을 축하합니다. 신종플루도 조심하길 바라요. 파이팅!’이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이화여대 재학생 전원에게 발송했다.

이화여대 언론·홍보·영상학부 재학생 정모(22)씨는 “총장님으로부터 문자메시지를 받으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힘이 솟는다. 단체 메시지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학생들도 있겠지만, 학교로부터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좋다”며 “문자메시지를 받은 이후부터는 총장님에 대한 좀 더 친근한 마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김병식 초당대 총장은 매달 1·15일 두 차례씩 교수·직원·학생·동창들에게 ‘115 메일’을 발송하고 있다. ‘115 메일’에는 전반적인 대학 운영 상황, 김 총장이 감명 깊게 본 글귀·영화 등에 관한 내용을 담는다. 메일을 받은 초당대 구성원들은 김 총장에게 답장을 보내 메일을 주고받으며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초당대 한 직원은 “‘115 메일’을 통해 학교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을 함께 공유할 수 있어 좋다”며 “소통을 강화하는 것뿐 아니라 업무 효율을 높이는 데도 ‘115 메일’이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이 대학들 외에도 공주대·동국대·춘천교대 등은 대학 홈페이지에 ‘열린 총장실’코너를 두고 구성원들이 자신의 생각을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총장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민현희 기자 (mhhph@unn.net) | 입력 : 10-04-05 오전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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