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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부 ‘의전원’ 밀어붙이나
공청회서 제시한 2개 방안 모두 의전원에 무게
“의전원은 백해무익한 제도” 다수 여론과 배치
정부가 의학전문대학원(이하 의전원) 쪽에 무게중심을 둔 의학교육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현재 사회 전반에서 “의전원은 백해무익한 제도”라는 비판이 절정에 달해 있는 만큼, 향후 정부 정책 추진이 수월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는 지난 7일 오후 3시 교육과학기술연수원에서 ‘의·치의학 교육제도 개선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공청회는 정부가 오는 6월 의사양성학제를 최종 결정하기에 앞서 보다 다양한 학계·교육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공청회에서 교과부는 현재 △A안: 의전원·의대 공존 △B안: 의전원을 근간으로 한 새 체제로의 일원화 등 두 가지 의학교육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선 A안에 대해 김관복 교과부 대학지원관은 “A안을 따를 경우 현재와 같이 의대·의전원이라는 2가지 학제를 유지하되, 한 대학 내 병행체제는 마감할 것”이라며 “의전원·의대 중 어떤 학제를 선택할 것인지는 각 대학의 자율에 맡길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또 B안에 관해서는 “의전원을 기본으로 의사양성체제를 일원화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며 “의전원의 4+4학제를 근간으로 하되, 고교졸업자를 위해서는 6년제 학·석사통합과정을 신설하는 방법이다. 학·석사통합과정의 경우 2년의 의학전교육(pre-med)과정을 개설해 기존 예과에서 담당하는 교육을 제공하고, 이후 4년간의 의학교육과정을 거쳐 석사학위를 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B안은 물론, A안 역시 의전원에 무게중심이 실려져 있다는 점이다. 교과부는 향후 A안을 채택하게 될 경우 의전원에 대해서만 △BK21 등 대학원 재정지원 사업 계속 지원 △의과학자(M.D.-Ph.D) 육성 지원사업 확대 △결원 보충 허용 및 지역 할당제 자율 실시 등의 혜택을 주겠다고 명시했다. 대학 입장에서는 의전원·의대 선택에 관한 자율권이 주어지더라도 지원 혜택이 없는 의대를 선택하기란 사실상 어렵다. 이에 따라 교과부가 제시한 두 가지 방안 모두가 의전원 체제로의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의·치의학교육제도개선위원회(이하 개선위) 소속 임정기 서울대 의대학장은 “A안은 개선위에서도 논의된 바 있는 내용이지만, 의전원에 대한 일방적 지원에 대해서는 전혀 합의한 바가 없었다. 더불어 B안은 아예 개선위에서는 논의된 적이 없었던 사안”이라며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을 비판했다. 이어 임 학장은 “의대·의전원은 교육목표·과정이 같다”며 “따라서 정부 지원도 공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의대 권용진 교수는 “의대·의전원의 교육 목표가 동일한데 지원에 차별을 두는 것은 곤란하다”, 신좌섭 교수는 “의전원에만 혜택을 주겠다는 것은 정부 말을 잘 들으면 지원하겠다는 말인데, 이는 문제가 있다”며 임 학장과 동일한 입장을 표명했다.

또 김기수 울산대 의대학장은 “의전원은 의대와 교육과정·효과가 동일함에도 등록금 상승, 교육기간 연장, 사교육비 증가 등의 다양한 문제점을 낳고 있다. 모든 측면에서 장점이 불분명한 제도”라며 “정부 주도의 획일적 의전원 전환은 불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는 의전원·의대 선택을 대학 자율에 맡기고, 동일한 지원까지 할 수는 없단 입장이다. 전적인 자율권 주고 지원마저 동일하다면 대다수 대학들이 자·타의에 의해 의대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아 새로운 문제들이 야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익균 가천의과학대 의무부총장은 “어렵게 의전원 체제를 구축·정착시켰는데, 의대로 돌아가려면 또 한 번의 홍역을 치러야 한다”며 “의전원 도입 시 제시됐던 정책적 보완이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은 현 상황에서 문제점만을 논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의전원 체제를 보완해 단일 학제로 운영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또 김관복 지원관은 “의대로 가기 위해 학제 선택에 대한 자율권을 달라고 하면서 의전원과 동일한 지원을 요구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며 “의사양성학제를 전적으로 대학 자율에 맡기기는 어렵다”고 단언했다.

이어 김 지원관은 “공청회에서 발표된 두 가지 방안에 대한 오해가 없길 바란다. 공청회는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일 뿐”이라며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들을 면밀히 검토해 모두가 인정·수용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토록 최선을 다하겠다. 다만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한 대학 내 의대·의전원이 병행되는 체제는 마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교과부는 지난 2002·2005년 두 차례에 걸쳐 ‘의전원 도입 기본 계획’을 수립하고 2005년부터 5년간 의전원 체제를 운영해 본 뒤 2010년경 개선위와의 논의를 통해 완전 전환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공시한 바 있다. 기본 계획에 따라 교과부는 지난해 6월 개선위를 발족하고 반년 동안 의사양성체제 개편 방향에 관한 본격적인 작업을 진행해 왔다. 교과부는 이달 19일 개선위 회의를 마지막으로 의견 수렴을 마치고, 오는 6월 의사양성학제 개편을 위한 최종안을 결정·발표할 예정이다.
민현희 기자 (mhhph@unn.net) | 입력 : 10-04-12 오전 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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