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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강의평가’ 본연의 취지 살릴 수 있어야
학생의견 즉시 반영해 소통하는 강의로
형식적 평가되지 않게 구성원 노력 필요

최근 중간강의평가를 실시하는 대학이 늘고 있다. 기존 학기말 강의평가에 학기 중 강의평가를 넣어, 한 학기에 두 번 강의평가를 시행하는 것이다. 대학에서 강의평가를 하는 목적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교수의 강의법을 보완해 학생들에게 질 높은 수업을 하기 위함이고, 둘째 학교에서 교수를 평가하는 하나의 지표로 사용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기존의 강의평가는 종강 뒤 시행해, 학생들의 요구가 바로 수용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 또 강의평가를 하지 않으면 성적확인을 할 수 없게 만들어 학생들이 (성적을 확인하기 위해) 형식적으로 평가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학생들은 본인이 한 강의평가가 제대로 교수에게 전달됐는지 확인할 길이 없었고, 교수들도 학생들이 형식적으로 한 평가를 신뢰할 수 없었다.

■중간강의평가로 학생과 교수 소통의 길 열어= 동국대, 동서대, 서강대, 서울대, 성균관대, 성신여대, 숭실대, 우송대, 인하대, 전북대 등은 학기말 강의평가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중간강의평가를 도입했다.

대학이 실시 횟수를 늘린 가장 큰 이유는, 교수가 수강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해 학기 중 강의법을 보완·수정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의 수업 만족도를 높이겠다는 것도 시행 대학의 의지다.

전북대는 지난해 2학기 처음으로 중간강의평가를 도입했다. 곽용근 홍보부처장은 “중간강의평가는 학교가 교수연구 분야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교육의 질적 향상’까지 담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동국대는 한 학기에 3번 강의평가를 실시한다. 개강 후 5주(중간고사 2 주전), 10주(학기의 2/3 지점), 13주(학기말)에 이뤄지는 강의평가는 질문내용도 조금씩 다르다. 첫 번째 강의평가는 ‘강의개선’을 우선으로 한다. 평가는 주관식 6문항과 객관식 6문항으로 이뤄져 있다. 두 번째 강의평가는 객관식+주관식 19개 문항, 세 번째 강의 평가하는 18문항으로 구성돼 있다. 학생들이 작성한 중간강의평가(첫 번째, 두 번째 강의평가)는 5일 후 교수에게 통보된다.

동국대 이용택 교무팀 계장은 “요즘 강의가 단순히 교수 혼자 지식을 전달하는 방식이 아니라 학생들이 참여하고 이끌어가는 형태가 많다”며 “교수와 학생이 ‘소통’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강의평가가 또 다른 소통의 열쇠가 되기도 한다. 성신여대는 중간강의평가에 ‘여성으로 불편한 수업내용’ 항목을 추가했다. 수업 시간에 교수가 학생들에게 거북한 성적발언이나 행동을 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한 항목이다.

■평가항목 세분화·구성원의 적극적 참여 있어야= 중간강의평가가 제대로 시행되지 않는다면 ‘형식’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지난 학기 숭실대 중간강의평가에 ‘발표수업에 대한 적극적 참여 여부’를 묻는 문항이 있었다. 하지만 이 문항이 이론 위주로 진행되는 수업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비판이 있었다. 강의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똑같은 질문을 모든 수업에 일괄 적용했기에 발생한 문제였다.

동서대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이론과목과 실험과목의 중간강의평가 항목을 달리했다.

동서대 교수학습계발원 관계자는 “소수로 수업하는 경우도 있고, 200명이 듣는 수업도 있다. 또 실험만 하는 수업이 있고 이론을 가르치는 수업이 있다. 똑같은 항목으로 강의를 평가해서는 제대로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중간강의평가가 제대로 자리를 잡으려면 학교·교수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학생들의 적극적 참여 역시 필요하다.

동국대는 중간강의평가를 하지 않으면 장학금 신청을 할 수 없게 했고, 전북대는 이번 학기부터 중간평가를 하지 않으면 수강성적을 확인할 수 없다. 영진사이버대는 중간강의평가에 참여하지 않으면 중간고사 응시를 불가능하게 했다.

대학이 이런 제한을 둔 이유는 중간강의평가의 참여율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이번 학기 처음으로 온라인 중간강의평가를 실시한 인하대는 학교 홈페이지에 미리 공지하고 학생들에게 문자를 보내는 등 중간강의평가를 홍보했으나 20% 미만의 학생들만 평가에 참여했다.

인하대 교육기획팀 관계자는 “학기 중 강의 진단(중간강의평가)이 제대로 자리 잡으려면 학생들의 참여가 꼭 필요하다. 대학이 제한을 두는 것보다 중간강의평가의 의의를 적극적으로 알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수경 기자 (skyoon@unn.net) | 입력 : 10-04-16 오후 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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