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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은 현실을 뛰어넘는 꿈을 갖게 한다"
소설가 박완서 29日 대구가톨릭대 특강

“문학은 구질구질한 현실을 뛰어넘을 수 있는 꿈을 갖게 합니다. 그게 문학이 지닌 ‘이야기의 힘’입니다.”

소설가 박완서(80) 씨가 29일 대구가톨릭대(총장 소병욱)를 찾았다. 올해로 등단 40년째를 맞은 박 씨는 이날 ‘나는 왜 작가이고, 가톨릭 신자인가’란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주위 환경이 그를 작가로 만들었고, 개인적 경험에서 자신의 문학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박 씨는 “작가로 태어났고, 어려서부터 작가로 길러졌다”고 말했다. 문학애호가인 어머니의 교육열이 자신을 작가로 만든 원동력이라는 것. 박 씨는 “책을 많이 읽었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작가의 길을 걸을 수 있었다. 남편을 일찍 잃은 어머니는 보다 나은 삶에 대한 꿈이 있었고, 딸인 나를 통해 그 꿈을 실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박완서 문학’의 원천은 한국전쟁 당시 겪었던 불행한 가족사에서 싹 텄다고 밝혔다. 한국전쟁 당시 남쪽에게는 ‘빨갱이’로, 북쪽에게는 ‘반동분자’로 몰리기를 되풀이한 경험이 그것이다. 박 씨는 당시의 경험을 자전적 소설인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와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에 생생하게 담아냈다.

박 씨는 “한국전쟁 당시 이데올로기 갈등과 혼란 속에 인간 이하의 수모를 준 사람들, 군대와 이념단체들을 절대 잊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증언’하기 위해 언젠가 소설을 쓰겠다고 다짐했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당시 생각한 문학은 ‘복수로서의 문학’이었는데, 증오심만으로는 글이 안 써졌다”고 회고했다. 평범한 주부로 살다 40세에 늦깎이로 등단한 한 이유다.

평론가 황종연은 박 씨를 “세목에 통달한 이야기꾼”이라고 표현했다. 박 씨도 강연에서 스스로를 ‘이야기꾼’이라 부르며 “이야기꾼은 소설가를 폄하하는 말이 아니다. 이야기꾼으로 불리는 데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어려웠던 시기에 나를 지탱해준 게 왜 하필 문학이었을까, 생각하니 ‘이야기의 힘’을 믿었던 것 같다”고도 했다.

“왜 가톨릭 신자인가”란 물음에 대해서도 개인적 경험을 들려줬다. 박 씨는 “남편과 아들을 한 해에 모두 잃었다. 하느님만 원망하며 아무 것도 먹지 않았었다”면서 “어느 순간 식욕이 일어 밥을 먹고 나서 하느님의 말씀은 ‘침묵과 밥’이었음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연히 김수환 추기경의 ‘밥이 되어라’란 문구를 보고 간절히 바라던 해답이 ‘밥’이었음을 알았다”고 덧붙였다.

김봉구 기자 (paper81@unn.net) | 입력 : 10-04-30 오전 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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