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에서 연재하는 칼럼입니다.
정부에서는 ‘자율과 경쟁’, ‘선택과 집중’이라는 대학교육 정책을 세우고 대학 교육의 질과 경쟁력 향상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이의 구체적인 사업으로 학부교육 선진화 선도모델을 창출하고 확산할 수 있는 대학을 선정하여 매년 30억씩 4년간 지원하는 “학부교육 선진화 선도대학 지원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 사업은 그 동안 정부의 지원이 BK21, NURI 사업과 같은 대학의 연구 역량 향상에 집중되어 왔던 것에 비하면 정부의 대학 지원 정책의 변화라는 측면에서 바람직한 현상이다.
또한 최근 대학에서 강의평가 결과 공개와 성적평가의 학점 분포가 주요 화제가 되고 있다. 강의평가 공개를 통해 학생들의 수강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찬성 논리와 강의평가 설문 방법과 다양한 성격을 갖는 강의 특성을 고려하여 강의평가 공개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양립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학부교육선진화 사업에서 강의평가 공개를 주요 평가 항목으로 평가하고 있어 2010년도부터 많은 대학들이 강의평가를 전면 또는 상위 과목 일부 공개를 결정하거나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일부 언론의 대학평가와 정부의 정책 수용이라는 외적 요인과 숭실대에서 발간한 <교수들을 위한 학생들의 수다>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대학 내부의 반성이 복합적으로 작용된 것으로 보인다.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4월초에 4년제 일반대학 190개교를 대상으로 분석한 ’09학년도 재학생의 교과목별 성적평가결과 및 졸업생의 평점평균을 공개했다. 공개 결과 언론으로부터 대학의 학점 인플레이 현상이 심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취업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졸업생에게 취업에 유리한 학점 스펙을 제공하기 위해 학점 인플레이가 불가피 하다는데 대학의 고민이 있다.
강의평가 공개는 교수의 교수활동의 질 관리와 관련이 있고 학점 분포는 학생의 학습활동의 질 관리와 관련이 있다. 학부교육 선진화 선도대학 사업에서도 교수활동 질 측면에서 강의평가 결과 공개, 강의평가 결과의 교수업적 및 인사(승진, 재임용) 반영 여부를 주요 평가 요소로 삼고 있고, 학습활동 질관리 측면에서는 성적평가의 다양성과 엄정성, 엄정한 졸업 시험 등을 주요 평가 요소로 삼고 있다. 이는 교수활동과 학습활동의 질 관리를 통해 연속적으로 교육의 질이 개선이 되는 선순환 체제를 정착하자는 의도인 것으로 보인다.
강의평가 공개로 학생의 수업 선택권 폭이 확대되고, 강의평가 결과가 교수업적평가와 인사에 연계되면 교수는 학부 강의에 관심을 갖고 교수능력 향상에 노력할 것이고 이로 인하여 학생의 만족도가 향상되는 장점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186개 대학 중 80개 대학에서 재학생의 전체 교과목 A학점이 비율이 40%가 넘는다는 정보공시 자료를 보면서 정부 사업과 언론의 대학 평가만을 염두에 둔 대학들의 경쟁적인 강의평가 공개에 우려 하지 않을 수 없다. 교수 입장에서 보면 강의평가 결과가 공개되면 좋은 강의평가를 받기위해 학점 인플레이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 것이다. 이로 인해 강의평가 공개가 교수의 교수역량 향상을 유도하기보다는 자칫 대학의 학점 인플레이 현상을 더욱더 심화시켜 강의평가 공개를 통해 교육의 질을 개선하자는 원래의 목적을 달성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엄격하게 학사 관리를 한다는 전제하에 강의평가 결과를 공개해야 교육의 질 개선이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각종 평가에서도 단순히 강의평가 공개 여부만을 평가 기준으로 삼기 보다는 학사관리의 엄정성이 어느 정도 확보되었는가를 기준으로 평가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수 없이 제기되는 강의평가의 실효성 문제 제기를 개선하기 위해서 강의평가 설문지 문항, 평가 회수와 방법에 대한 개선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학부 교육의 질 개선을 위해서는 강의 자료 공개를 포함한 각 대학의 사정에 적합한 독창적인 프로그램과 제도의 연구와 도입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