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양대가 최근 국제협력실을 국제협력처로 격상하고 국제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제협력처장은 그간 국제협력실장을 맡아온 이기정 영어영문학과 교수가 맡게 됐다. 지난 1997년부터 13년간 대학의 국제 교류·협력을 추진해 온 ‘국제교류 전문가’다. 이 처장으로부터 한양대의 국제화 계획과 국내 대학의 국제화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 국제협력실이 국제협력처로 격상된 뒤 추진할 핵심 과제는.
“해외 대학에서 한국어과정을 운영하는 일에 역점을 둘 방침이다. 지난해 초 중국 칭화대에 한국어 교육과정을 개설했는데 이번 학기 수강생이 130명에 이르는 등 반응이 좋다. 현재 미국 텍사스대와 이에 관한 협의를 진행 중이며, 다른 해외 대학에도 한국어과정 확대를 추진할 것이다. 아울러 독일 튀빙겐대 한국학과 학생들이 한양대를 방문할 수 있도록 한국학센터를 설치할 예정이다. 이는 우리 대학이 장소를 제공하고, 튀빙겐대가 자교 재학생들을 위해서 직접 설치·운영하게 된다. 다른 하나는 다문화 교육이다. 대학의 사회적인 기여를 위해 우리 대학에 재학 중인 외국인학생을 다문화 가정 자녀가 다니는 초등학교에 보내 각 나라의 문화를 소개하는 활동을 펴고 있다. 최근 다문화 가정 학생이 입학하는 초등학교가 늘고 있어, 학생들을 보내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이런 활동이 해당 초등학교의 다문화 가정 학생에게 위로와 격려가 된다는 평가도 듣는다.”
- 한양대는 지난해 중앙일보 대학평가 국제화부문에서 9위를 차지했는데. 향후 국제화 지수를 제고시키기 위한 목표는 뭔가?
“현재 학위과정에 있는 외국인 학생수가 1700명 정도로 5%를 조금 넘고 있다. 이를 전체 학생정원의 10%인 3200명 정도까지 확대하는 게 목표다. 외국인 교원도 현재 130명 정도이지만 꾸준히 확대할 계획이 있다. 영어강의는 현 20% 정도 수준을 30%까지 끌어 올릴 방침이다.”
- 국제화에 대한 외부 평가에 대해 제언할 것은?
“현재 국제화부문에 대한 평가는 양적 지표에 치중돼 있다. 질은 따지지 않고 얼마나 많은 외국인 학생·교수를 확보하고 있느냐가 관건이다. 그러다 보니 수학능력이 떨어지거나 함량미달인 외국인 학생이 늘어나게 되고, 특정 국가 출신으로 편중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런 학생들의 경우 입학을 시켜도 대학으로선 교육효과를 얻을 수 없다. 외국인 학생이 국내 대학에 와서 어떤 교육을 받고 어떤 분야로 진출했는지의 여부는 평가되지 않는다. 사실 우수 외국인 학생을 뽑아야 대학의 교육·연구에 도움을 줄 수 있다.”
- 우수 외국인 학생 선발을 위한 한양대만의 기준이 있다면?
“먼저 한국어능력시험 5급 이상이거나, 이에 조금 미치지 못해도 고교 졸업성적이 우수하면 입학이 가능하다. 특히 우리 대학에서만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수학능력시험을 치른다. 또 중국 현지나 한양대 본교에서 면접시험을 보도록 하고 있다. △한국어능력시험 △출신고교 성적 △수학능력시험 △면접고사 등을 종합 평가해 학생을 선발하고 있다.”
- 우수 외국인 학생 선발로 대학이 얻어지는 효과는 무엇인가.
“실력을 갖춘 외국인 학생을 뽑아야 면학 분위기가 조성되고, 졸업 후 좋은 곳에 취업해야 학교 평판도를 올릴 수 있다. 한양대에 들어오면 좋은 기업에 취업한다는 입소문이 나면 우수 학생 지원이 늘어나는 선순환으로 이어지게 된다. 요즘 기업들은 국가 간 경계 없이 경쟁하기 때문에 우수 외국인 학생을 교육시켜 배출하면, 세계 각국에 ‘지한파’나 ‘친 한양대 인사’를 심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 또 우수 외국인 대학원생을 선발하면, 대학의 연구력을 제고시키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 대학의 국제화가 ‘양적 팽창’에서 ‘질적 발전’으로 변화·발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3년간 국제교류 업무를 해온 입장에서 대학의 국제화 방향에 대해 조언한다면.
“각 대학마다 특성 있는 국제화를 추진해야 한다. 예를 들어 대학의 특성이 연구중심인지, 교육중심인지에 따라 국제화도 이에 맞게 추진돼야 한다. 교육에서도 한국어 교육에 특화시킬 것인지, 아님 외국인 학생 유치를 통해 연구력 제고를 꾀할 것인지에 대한 방향성이 서야 한다. 나아가 대학의 국제화 관련 평가기준도 이런 특성을 반영하도록 바뀌어야 한다.”
- 국제화를 추진하는 데 있어 정부에 건의할 사항이 있다면.
“교과부·법무부·노동부 등 정부부처 간 의견이 맞지 않는다는 점을 거론하고 싶다. 일본은 유학생 30만 유치를 목표로 각 부처가 긴밀히 협력을 하고 있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중국 유학생이 일본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외국인 학생 유치에 따른 규제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대학에서, 졸업하는 외국인 학생을 취업시키면 노동부가 달가워하지 않는다. 국내 청년 실업률을 의식해서다. 우리나라의 학령인구는 2017년을 기점으로 급감할 전망이다. 그때쯤 대학에 입학하는 초등학생 수는 현 대입 정원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그 공백을 채울 수 있는 것은 외국인 학생밖에 없다. 일본도 그렇기 때문에 30만명 유치 목표를 내건 것이다. 정부가 대학의 목소리를 듣고 이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 그 과정에서 부처 간 협의가 원활이 이뤄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