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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든 대학’을 위한 종합진단서
이정규 본지 전 전문위원, <대학, 행복을 위한 황금 열쇠인가?> 출간
‘대학, 행복을 위한 황금 열쇠인가?’ 제목으로부터 저자는 이미 질문을 던졌다. 대학은 과연 무엇인가. 사회와 개인들에게 어떠한 역할을 하며 어떠한 의미를 갖는가.

저자인 이정규 박사는 캐나다 센트럴컬리지 학장, 브리티시 컬럼비아대 객원교수 등을 지내다 최근 한국으로 돌아왔다. 한여름이라도 매미 울음을 들을 수 없었던 캐나다 밴쿠버. 한국이 그리웠던 탓일까. 경북 양양의 조용한 시골에 자리를 잡았다. 그러고는 그간의 연구논문이나 칼럼 등의 자료를 종합하는 책들을 내놨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대학, 행복을 위한 황금 열쇠인가?>다.

지난 2003년부터 2008년까지 5년간 본지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며 기고한 50여 편을 포함한 고등교육칼럼들을 한데 모았다. 지난 2008년 6월 교보문고 디지털북으로 발행한 것이 올해 새롭게 출간됐다.

저자는 대학이라는 곳을 통해 우리는 ‘교양인’도 ‘지성인’도 그렇다고 ‘지식인’도 아닌 ‘기능적 식자’ 혹은 ‘소아적 식자’가 된 것은 아닌지 자문하게 한다. 가식적인 명분으로 시류에 편승하고 권세의 명암 혹은 이해득실에 따라 처신을 달리하는 일부 ‘쥐식인’, ‘쥐성인’들로 인해 교수 사회가 변질되고 있음을 우려한다. 그는 아직도 우리 대학에서 뿌리뽑히지 않은 인맥·학맥에 따른 교수 임용방식, 우리 대학과 지식인들이 ‘밥’과 ‘봉’으로 여기는 시간강사 문제, ‘고등학위 판매처’ 혹은 ‘고등학위 양성소’가 돼 버린 우리 대학원 교육, 한국 대학의 서자로 전락한 지방사립대 문제 등 우리 고등교육에 산재한 문제를 두루 꼬집는다.

또 획일적인 잣대로 대학의 성과를 점수화하는 대학 성과진단, 서울대를 정점으로 한 견고한 대학 차등구조에도 불구, 효과를 찾기 어려울 뿐 아니라 신뢰성·타당성의 문제, 여기에 ‘평가위원 받들기’의 부조리까지 낳는 대학평가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지적한다.

저자가 석사과정을 밟던 미국 몬태나주립대에서 학문의 즐거움을 실천했던 석학 윌리엄 피셔 교수, 학자의 표상이었던 패트리 교수, 오스틴 텍사스대 박사과정 당시 지도교수로 지금도 떠올리면 올바른 배움의 자세를 다짐케 해 주는 도널드 브라운 교수 등 스승이자 절친한 친구였던 은사들에 대한 그리움과 존경을 담은 회고도 함께 실었다.

어쩌면 이렇게 문제 많은 골치덩어리 한국의 '대학'에 쓴 소리를 한참 쏟아낼 수 밖에 없는 것은 바로 진정 학문하는 즐거움과 진심으로 존경할 수 있는 정신적 스승을 얻을 수 있는 곳이 되기를 기대하는 저자의 오랜 열망 때문일 것이다.
윤지은 국장 기자 (alice@unn.net) | 입력 : 10-05-24 오후 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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