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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하기 싫다” 대학 5학년생 급증
미국, 취업 어렵고 학자금 상환압박 덜게
일본, 학생 희망 따라 '졸업연기제' 확산

미국과 일본 대학 졸업생들이 취업난으로 ‘몰살’을 앓고 있다. 미국 대학 졸업생들은 지난해 글로벌 경기침체로 취직하지 못한 실업자들과 일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일본 대학들도 취업난 때문에 졸업에 필요한 학점을 모두 취득해도 학생이 원하면 유급할 수 있게 해주는 ‘졸업연기제’를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의 휴유증이 미국과 일본 대학에서 나타나고 있다.


■ 미국 대학 졸업생들, ‘구직시장은 전쟁터’ =
미국 대학의 졸업시즌인 5월이 지나면 수많은 졸업생들이 쏟아져 나와 구직시장은 그야말로 전쟁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한 일간지는 교육통계국립센터의 발표를 인용, 올해 미국 대학을 졸업하는 대학생 240여만 명이 직장을 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최근 보도했다. 이들은 함께 졸업하는 동료는 물론 지난해 글로벌 경기침체 상황에서 취직을 못한 졸업생들과 실업자들과도 경쟁해야하기 때문이다.


미국 노동부의 통계에 따르면 일자리 하나 당 5명 이상의 구직자가 서로 경쟁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직전문사이트 ‘커리어빌더닷컴(CareerBuilder.com)’의 제이슨 페라라 씨는 “현재 실업률이 9.9%에 달해 올해 졸업생들에겐 구직시장은 전쟁터나 다름없다”며 “신입사원을 채용하겠다고 의사를 밝힌 미국 기업도 44%에 불과해 상황은 더욱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 2008년의 58%, 2009년의 79%에 비해 상당히 감소한 수치”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같은 상황이 칼리지 졸업생들에겐 더 큰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2008년 12월 애리조나대를 졸업한 라우리 레어드(Laurie Laird) 씨는 “졸업할 당시에 가졌던 자신감은 판단 착오였다”며 “대학을 졸업한지 1년 6개월이라는 시간 대부분을 실직상태로 보낼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현실은 상상하는 것보다 더 나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뿐이 아니다. 4년제 대학을 졸업하는 총 학생 중 3분의 2 이상이 평균 2만3186달러에 달하는 등록금 빚을 이제 상환해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 이 같은 상황 때문에 생활고를 견디지 못하고 부모와 동거하는 졸업자 비율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대학의 졸업생의 경우 80%가 부모와 함께 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일본 대학도 취업난 속 ‘졸업연기제’ 확산 =
우리나라 대학처럼 일본 대학에서도 졸업에 필요한 학점을 모두 이수했더라도 학생이 원하면 유급할 수 있게 해주는 이른바 ‘졸업연기제’를 도입하는 대학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는 일본 대학의 취업난을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마이니치 신문>에 따르면 도쿄 시부야에 있는 아오야마가쿠인(靑山學院)대학은 이사회를 열고 이번 학기부터 졸업연기 제도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이 같은 졸업연기제 도입은 인근에 있는 도쿄공예대나 쇼난공대도 실시할 예정이다.


앞서 릿쿄대는 등록금을 절반만 받는 조건으로 졸업연기제를 다른 대학들 빠르게 실시하고 있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이런 제도를 도입한 대학이 수십 개 대학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본은 이전에도 직장을 구하지 못한 학생들이 일부러 학사 경고등 낙제점을 맞아 1년 유급하는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대학이 직접 나서 이를 제도적으로 실시하는 것은 최근 취업난이 겹치면서다.


대학들이 졸업연기제를 도입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대졸 예정자들이 안정적인 대기업으로 몰리는 경향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반면 연공서열을 중시하는 대기업들이 졸업한 지 1∼2년 지난 ‘졸업자’보다는 ‘졸업예정자’를 선호하는 현상 때문이다.


문부과학성 관계자는 “대학설치기준에는 졸업 요건의 최저 기준을 정해놓았을 뿐이다”며 “이 기준을 달성한 학생을 어떻게 할 것인지는 기본적으로 대학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정혁 기자 (blinddance@unn.net) | 입력 : 10-05-26 오후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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