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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들, 강의평가 점수 낮아도 '무덤덤'
고려대 강의평가, 전임강사·조교수>교수
강의평가 반영 실효성 놓고는 의견 분분

최근 대학들이 속속 강의평가 공개에 합류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교수들은 강의평가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실효성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교수업적평가가 강의나 교육보다는 연구 실적을 중점적으로 반영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공개된 고려대 강의평가 분석 내용에 따르면 직급이 높은 전임교원일수록 강의평가 점수는 오히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대 홈페이지(http://www.korea.ac.kr/)에 게재된 2009년 1학기 강의평가 분석에서는 조사된 공통문항 10개 모두에서 전임강사의 평가가 가장 높았다. 반면 교수의 평가 점수는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강의평가 문항은 △내용의 적절성 △방식의 효율성 △강의의 명확성 △관리의 공정성 △피드백·만족도 등을 주로 물었다.

고려대 전임교원의 직급은 교수·부교수·조교수·전임강사 순으로 구분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직급과 강의평가 결과는 반비례하는 경향을 보였다. 2009년 1학기 강의평가 결과 전임강사의 점수가 가장 높았고, 2008년 2학기 강의평가에서는 공통문항 10개 모두 조교수의 점수가 가장 높았다. 2008년 1학기 강의평가에서는 전임강사(6개 문항)와 조교수(4개 문항)가 문항별 최고 평가를 나눠 가졌다.

직급이 높은 전임교원일수록 강의평가 점수는 낮았다. 특히 2008년 2학기 강의평가에서는 공통문항 10개 모두에서 교수가 가장 낮은 평가를 받았다. 전체 직급별 점수가 공개된 몇몇 문항에서는 ‘조교수>전임강사>부교수>강사>교수’ 순으로 집계됐다. 직급이 가장 높은 교수들이 오히려 비전임교원인 강사보다도 낮은 평가를 받은 것이다.

이 같은 결과는 재임용·승진 심사 기준인 교수업적평가에 반영되는 강의평가 점수가 낮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려대는 강의평가 상위 5%에 드는 ‘석탑강좌’에 선정되면 교수업적평가 시 가산점 5점을 부여한다. 상위 30%에 해당하는 ‘우수강좌’의 경우에는 별도의 가산점이 없다. 또한 강의평가 결과가 나쁘다고 해서 불이익이 주어지지는 않는다.

고려대 학적·수업지원팀 김귀숙 씨는 “기본적으로 강의평가 반영 방식은 ‘가산점’에 초점을 맞췄다. 강의평가 결과가 하위권이라 해서 마이너스 점수를 주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교무지원부 김미리 씨도 “강의평가가 교수업적평가에 반영되긴 하지만 일부 항목일 뿐”이라며 “재임용이나 승진, 호봉 승급에 직접 영향을 끼친다고 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에 반해 일부 저명 국제학술지에 논문이 게재될 경우 교수업적평가에서 받는 가산점은 80점에 이른다. 현실적으로 강의보다는 연구 실적에 치중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때문에 연구 실적 위주의 교수업적평가가 상대적으로 강의 부담이 덜한 교수들로 하여금 교육에 소홀하게 만든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상황은 여타 대학들도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 2008년부터 강의평가를 공개한 동국대 역시 강의평가 점수를 교수업적평가에 소폭 반영한다. 동국대 교원인사기획팀 관계자는 “대학이 연구 쪽을 중시하기 때문에 강의평가 내용이 핵심 잣대가 되는 경우는 ‘강의전담교원’ 정도”라며 “이들은 예외적으로 강의평가 점수 200점 만점에 170점 미만일 경우 재임용 심사에서 탈락된다. 실제로 그런 사례도 있었다”고 말했다.

고려대 강의평가 내용을 분석한 박인우 고려대 교수(교육학)는 “직급이 높은 전임교원이 강의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는 게 고려대에 국한된 사례는 아니다. 연구를 중시하는 대학들 대부분에서 그럴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강의평가 결과에 따라 선정하는 ‘베스트 티처’의 경우 전임교원과 비전임교원을 따로 평가해 시상하는 대학들도 많다.

교수와 달리 비전임교원인 강사에게는 엄격한 기준을 들이대는 것도 논란이 됐다. 고려대는 두 학기 동안 강의평가 결과가 연속으로 하위 5%에 든 강사는 이후 학기 강의 배정에 불이익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대도 외래강사의 강의평가가 2년(4학기)간 2번 이상 연속 하위 10%에 속할 경우 이후 2년간 강의를 배정하지 않도록 했다. 강의평가 결과에 따라 전임교원에게 특별한 불이익을 주지 않는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일각에선 교수업적평가에 반영하는 강의평가의 비중을 높이거나 교육 관련 성과급을 도입하는 등 제도적 장치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한양대와 서강대는 ‘교육 평가’ 항목을 도입해 성과급을 차등지급한다. 특히 서강대는 전임교원도 예외없이 강의평가 하위 10%에 속할 경우 교수학습센터의 강의 개선 프로그램에 참여토록 하고 있다. 한양대 역시 교육 평가 결과에 따라 300만 원 가량의 성과급을 차등지급한다.

반면 강의평가는 참고 수준에 머물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박인우 고려대 교수는 “강의평가보다 ‘수강소감’이란 표현이 맞다. 객관적 평가라 보기 어렵기 때문”이라며 “점수화해 교수업적평가에 크게 반영하기보다는 강의 참고자료 정도로 쓰는 게 적절하다”고 밝혔다.

김봉구 기자 (paper81@unn.net) | 입력 : 10-05-28 오전 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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