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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학문 역할은 물꼬 트기와 군불 지피기"
강정구 교수 고별강연 '천안함 사건화' 발언 논란될 듯

대표적 진보 성향 학자인 강정구 동국대 교수(사회학)<사진>는 1일 자신의 학문과 사회 참여를 돌아보며 ‘눈물·분노·양심·저항의 학문하기’로 요약했다. 강 교수는 또 “천안함 사건은 한·미·일 수구세력이 만들어낸 것이라 ‘천안함 사건화’라고 표현해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이 예상된다.

강 교수는 1일 동국대에서 열린 정년퇴임 고별강연에서 “비판학문의 역할은 ‘물꼬 트기’와 ‘군불 지피기’이고, 우리 사회에서 그것은 냉전 성역 허물기와 평화통일 만들기였다”고 말했다. 그는 “성역이란 함부로 건드려선 안 되는 것, 일체 의문을 갖지 않는 것인데 학문의 세계에서 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그래서 성역을 건드려 물꼬를 트고 군불을 지피는 데 앞장섰다”고 덧붙였다.

강 교수는 학문의 원천으로 눈물과 분노를 꼽았고, 양심과 저항이 이를 뒷받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잘못된 현실에 분노를 느끼지 않는다면 학문을 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면서 “학문적 정체성을 ‘현대사 바로잡기’로 삼으면서, 문제 제기에 그치지 않고 사회를 올바로 만드는 일에 직접 참여해야 했다. 양심과 저항의 학문이 될 수밖에 없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일례로 발전사회학은 남한과 일본·대만의 농지개혁을 성공 사례로 들었다. 후진국 경제론의 관점에선 이를 개혁적 토지 개혁으로 규정했는데, 현대사회의 이면을 전혀 보지 못한 것”이라며 “사실 토지 개혁은 북한이 성공한 것이다. 오히려 남한의 토지 개혁이 왜 실패했느냐를 밝혀야 한다는 게 제 논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강 교수는 “우리 사회에서 비판학문을 제대로 하면 민족학문이며 동시에 민중학문이 될 수밖에 없다”고 역설했다. 그는 “비판학문이란 단순히 참과 진실을 밝히는 데 그치지 않고 많은 이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해 사회정의를 실현하는 것”이라며 “특히 우리 사회에선 비판학문의 성역 허물기 중에서도 냉전에 관한 것이 핵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스로의 학문적 한계를 인정하기도 했다. 강 교수는 “비판학문을 바탕으로 해 민족학문으로 연구 주제를 확장했지만, 민중학문의 영역까지는 나아가지 못했다”고 자평했다. 그는 “사회의 여러 영역에 걸쳐 성역 허물기를 시도하느라 더 심화된 학문적 결과를 내놓지 못한 점은 아쉽다”며 “퇴임 후에도 연구에 힘써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강 교수는 이 날 강연 도중 천안함 사건에 대해 ‘사건화’라고 표현했다. 천안함 사건이 팩트 자체보다 일부 세력이 몰고 간 측면이 크다는 의미에서 ‘사건화’라고 언급한 것이다. 이미 몇 차례 필화 사건에 휘말렸던 강 교수의 발언인 만큼 논란이 일 수 있는 대목이다.

강 교수는 2001년 8.15 축전 당시 평양을 방문해 만경대 방명록에 “만경대 정신 이어받아 통일 위업 이룩하자”란 글을 남겨 문제가 됐다. 이후 한국전쟁은 북한 지도부가 시도한 ‘통일전쟁’으로 봐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게재하고, 인천 맥아더 동상 철거 논란에 대해서도 ‘맥아더를 알기나 하나요’란 제목의 칼럼을 써 2006년 국가보안법 위한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다.

김봉구 기자 (paper81@unn.net) | 입력 : 10-06-02 오후 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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