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 대학 총장·교수 출신 7명 당선
곽노현·김상곤 당선으로 수도권 교육 지각변동
장만채 순천대 총장은 당선되자 비판이 기대로
영남대·한국국제대 자교총장 출신 당선에 ‘환영’
2일 치러진 전국 동시 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대학 총장·교수 출신 당선자는 모두 7명이다. 이 가운데 대학 총장 출신은 모두 3명. 우동기 영남대 전 총장이 대구 교육감에 당선됐고, 고영진 한국국제대 총장이 경남도 교육감 선거에서 승전보를 올렸다.
교육감 출마를 위해 임기 중 사퇴, 비판을 받았던 장만채 전 순천대 총장과 양창식 탐라대 총장은 명암이 엇갈렸다. 장 전 총장이 2위 김경택 후보에 득표율에서 2배 이상 앞서며 당선된 반면, 양창식 전 총장은 1위 양성언 당선자 보다 득표율이 20% 포인트 이상 밀리며 3위로 낙선해 대비를 보였다.
교수 출신으로는 서울에서 야권 단일 후보로 출마한 곽노현 방송통신대 법학과 교수가 이원희 교총회장를 누르고 당선됐고, 전북에선 김승환 전북대 로스쿨 교수가 오근량 후보를 0.28%차로 누르고 승리했다. 김복만 울산대 교수도 울산에서 새로운 교육수장을 맡게 됐다.
이로써 경기 교육감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전 한신대 교수)을 포함, 전국적으로 7명의 대학 총장·교수출신 교육감을 맡게 됐다. 교육감 후보등록 결과, 전·현직 대학 총장 6명과 17명의 대학교수가 출사표를 던져 7명만 승전보를 올린 것이다.
◆수도권 교육계 지각 변동 예고=이 가운데 곽노현·김상곤·김승환·장만채 당선자가 진보 성향 후보로 분류된다. 우동기·고영진·김복만 당선자는 보수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특히 진보 성향의 교육감 후보가 나란히 서울과 경기에서 당선된 수도권에선 교육계의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우선 곽노현·김상곤 후보자의 당선으로 무상급식과 혁신학교 확대가 예상된다. 곽 당선자는 서울지역 모든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무상급식을 공약했다. 경기도에서도 야권이 교육위원·도의원 선거에서 선전했기 때문에 그간 김상곤 교육감이 핵심정책으로 내세운 무상급식 예산안이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곽노현·김상곤 당선자가 내세우는 혁신학교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혁신학교는 현 정부의 ‘경쟁’ 위주 교육에 반대하는 개념인 ‘균형’이 키워드다. 양 당선자는 상대적으로 소외된 지역에 이 같은 혁신학교를 만들어 질 높은 교육을 확대할 방침이다.
김상곤 교육감이 경기도에서 실험한 혁신학교는 33개교. 경기도 혁신학교는 과밀학급을 재편해 학급당 학생 수를 25명 이내로 줄여 교육과정 운영에 일정 부분 자율권을 보장하고 있다. 곽 당선자는 학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서울형 혁신학교’ 300여개 지정을 핵심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러나 전교조 교사 징계 등 현 정권과 입장차가 확연히 갈리는 지점에선 진통이 예상된다. 곽노현 후보는 당선 직후, 전교조 교사 해직사태와 관련 “교사들의 기본적 인권이 충분히 보장되지 않은 각종 규제와 외압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교과부도 이들 새 교육감에 의해 △학업성취도 평가 △전교조 교사 징계 △교장공모제 확대 등에 제동이 걸릴 것을 예상, 대책마련에 들어갔다는 후문이다.
◆당선되자 비판이 당부로 바뀌어=총장 임기를 남겨놓고 사퇴, 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당선자에 대한 비판이 “잘하길 바란다”는 기대와 당부로 바뀌고 있다. 장만채 순천대 총장은 교육감 출마를 위해 지난 3월, 임기 7개월을 남기고 총장직을 사퇴, 학사공백을 조장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한 순천대 교수는 “교육감에 당선됐기 때문에 잘하길 바란다”며 “교육감으로서의 역할에 성실하고 충실하게 임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 대학 총학생회 관계자도 “총장 사퇴로 어려운 부분이 있었지만, 교육감이 됐으나 순천대에도 이로운 점이 있을 것”이라며 “교육감으로 일하면서도 순천대에 관심을 보여달라”고 주문했다.
자교의 총장출신이 교육감에 당선된 영남대와 한국국제대는 환영의 뜻을 표했다. 영남대 관계자는 우동기 전 총장의 교육감 당선에 대해 “영남대 출신이 교육감에 당선된 것을 축하한다”며 “대학에서 교육 행정 경험을 많이 쌓은 분이기 때문에 이 부분을 잘 활용하면 지역 교육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 영남대 직원은 “영남대 동문이고 총장까지 지내신 분이 교육감으로 선출 돼 구성원들도 환영하고 축하하는 분위기”라며 학내 반응을 전했다.
◆자교 총장 출신 당선에 ‘환영’ =한국국제대도 고영진 전 총장이 지난 2월 임기 만료 후 교육감에 출마, 당선된 데에 대해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국국제대 관계자는 “오늘 교직원들끼리 출근해서 서로 축하 인사를 했다”며 “(고 전 총장은) 추진력이 뛰어난 분이므로, 공약사항으로 내거신 것들을 꼼꼼하게 지켜 나가실 것”이라고 기대했다.
임기 중 교육감 후보를 위해 사퇴했지만, 정작 선거에선 떨어진 양창식 탐라대 전 총장에 대해선 쓴소리와 위로의 목소리가 교차한다. 한 탐라대 교수는 “작은 일에 충실한 사람이 큰 일도 잘 할 수 있는 법”이라며 “스스로의 책임을 다한 후 출마했어도 됐는데 너무 욕심을 낸 것 같다. 그래도 한 식구였는데 위로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 탐라대 직원은 “남은 총장직을 사퇴하고 교육감 선거에 출마하는 것을 보고 화도 났지만, 막상 낙선했다는 얘길 들으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신하영·민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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